대전협 "故 윤한덕·임세원 훈장 환영하지만 길병원 전공의 죽음도 위로해야"

"엄격한 수련병원 자격 관리 필요… 이번주 내 대정부 요구안 수립 예정"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대한전공의협의회가 20일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 사망한 의사의 같은 죽음에 다른 대우를 하는 정부에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최근 병원에서 과로사로 숨진 고(故) 윤한덕 NMC 중앙응급의료센터장과 진료 중 환자로부터 피살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에게 국민 복지 및 건강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유공 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는 당직 근무 중 숨진 가천대 길병원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희생에 대해서는 애도는커녕 재발 방지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협은 "정부는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故 윤한덕 센터장과 임세원 교수에게 각각 국민훈장 무궁화장,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했다. 전공의들은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한다"며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의료 최전선에서 환자를 지키며 과로 근무를 하다 희생된 고(故) 신형록 전공의 사망에 대해서는 어떤 유감 표명이나 보상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정부의 결정으로 두 분의 노고가 인정받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사람의 목숨에 경중은 없다.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키다가 당직 근무 중 유명을 달리한 젊은 의사인 고(故) 신 전공의의 노고는 잊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생전에 의료봉사와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했던 아들을 갑작스레 떠나보낸 유족의 아픔은 누구도 헤아리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故) 신 전공의는 지난 2월 1일 36시간 연속 근무 중 당직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故) 신 전공의는 고용노동부에 따른 과로 기준 시간은 물론 전공의법이 규정한 수련시간보다 훨씬 웃도는 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에 따르면, 고(故) 신 전공의는 사망 직전까지 당직 근무 중이었으며 당일 상태가 갑자기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진 환자로 인해 유독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대전협은 "국회 역시 전공의 사망과 관련해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일침을 가했다"며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길병원 전공의 사망은 분명한 인재'라며 '보건복지부가 수련환경평가를 철저히 해 전공의법 위반 여부를 잡아내고 재빠르게 대응했다면, 이 같은 사망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그 책임을 추궁했다. 또 수련병원 자격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실제 지난 2012년 전공의 사망 사건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및 수련환경 개선 대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다 지난 2016년 마침내 전공의법이 제정됐다"며 "하지만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 속에서 수련환경의 실질적인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전공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의료 최전선에서 환자 안전을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계속해서 일하고 있다"며 "휴게시간에 대한 사전 공지도 하지 않은 채 개인에게 알아서 쉬라고 하거나 임의로 휴게시간을 제외하는 등의 횡포를 하는 수련병원은 경영 논리 이외 환자와 전공의 안전에는 관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적어도 보건복지부가 시정명령을 내린 수련병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확인을 하고 미시정 시 수련병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어떤 개선의 노력도 없이 우리 전공의에게 돌아오는 것이 동료의 죽음이라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어둡다"고 호소했다.

대전협은 현재 '전공의 과로'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공의 업무 강도 및 휴게시간 보장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협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금주 내 전국 전공의 대표자 대회를 열고 전공의의 질병이나 사고·사망 관련 처우 및 보상, 전공의 과로 재해 근절과 안전한 진료환경 마련을 위한 대정부 요구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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