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고, 유전자의 변이는 평생 바뀌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유전자가 바뀌지 않을까? 유전자의 구조는 변하지 않더라도 유전자의 기능, 즉 발현(expression)은 평생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외부 환경에 의해서 변화하고 심지어 그 변화는 다음세대로 까지 영향을 주는데 이런 유전학을 후성유전학(後成遺傳學, Epigenetics)이라 한다.
후성유전학을 뜻하는 Epigenetics의 'Epi'는 그리스어로 'on' 혹은 'Over'라는 의미이며 유전자 시퀀스(gene sequence)의 변이가 없이도 질병의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인 현상을 말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아래 그림처럼 판문점에서 근무하는 미군 병사와 남한 병사의 키의 차이는 인종적 차이, 즉 유전적 차이(genomic difference)다. 그러나 같은 인종이며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남한 병사와 북한 병사의 키의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누구나 아는 것처럼 못 먹고 자랐을 환경 속에서 키가 크지 못했을 것이다. 즉 성장과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이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인데 이를 연구하는 학문이 후성유전학이다.
또 다른 예가 있다. 북미의 3세대에 걸쳐 비만 유전자들의 변이(polymorphism)의 구성은 비슷하나 비만이나 당뇨의 발병률은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70년대 이후 미국의 비만 지도는 급격하게 달라지는데 이는 비만이 유전적인 이유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에 보다 기인한다는 증거기도 하다.
일란성 쌍둥이 연구도 유전자와 환경을 설명하는데 좋은 예다. 즉 유전자의 변이까지 똑같이 타고난 쌍둥이이지만 각기 다른 음식을 먹고 다른 환경에서 자랐을 때 성인이 되어 각각 다른 질병에 걸리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한 연구에서 서로 다른 질병이 걸린 쌍둥이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발현에 차이가 있었고 후성유전학 기전 중 하나인 메틸화의 차이가 있었음을 증명했다(PLOS ONE, 2012).
즉 날 때부터 타고난 유전자의 차이가 질병 발생의 차이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것이 중요한데 그 대표적인 스위치에 해당하는 것이 기전으로 DNA 메틸화(DNA methylation)과 히스톤 변형(histone modification), 마이크로RNA(microRNA) 등이 있다(그림 2).
DNA 메틸화(methylation)란?
DNA 메틸화는 염기 중 하나인 사이토신(Cytosine)의 5번째 탄소에 메틸기(-CH3)가 붙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모든 사이토신에 메틸기가 붙는 것이 아니라, 사이토신(C) 다음에 구아닌(G)이 바로 뒤에 오는 경우에서만 메틸화가 진행된다. 이런 조합의 약 70%에서는 메틸화가 정상적으로 되어 있다. 그림 3)에서 보는 것처럼 사이토신을 메틸화하려면 재료로는 엽산의 대사산물인 SAM(S-adenosyl methionine)이 필요하고 DNMT(DNA methyltransferase)라는 효소가 메틸화를 진행시킨다.
전체 DNA에 C 다음에 G가 연속적으로 나오는 염기의 조합은 확률상 1/16 즉 3~4%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나 DNA 특정 부위에 CG 조합이 몰려있는 곳이 있는데 이를 CpG 섬(CpG island)라 부르며, 유전자의 스위치에 해당되는 프로모터(promoter) 위치에 이런 구조가 집중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이토신이 메틸화가 되어 있는 것에 비해 CpG 섬의 사이토신은 거의 메틸화가 되어 있지 않은데, 이는 프로모터 위치에 전사체(transcriptional factor)가 결합하기 좋도록 열린 크로마틴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아래 그림 4)처럼 정상적인 세포의 DNA에는 전체적으론 사이토신에 메틸화가 되어 있는 반면 프로모터 부위에는 거의 메틸화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암이 진행되는 단계에서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는데, 프로모터 부위에 집중적으로 메틸화가 진행되고(Promoter hypermethylation), DNA 전체적으로는 메틸화가 오히려 감소되는 것(Global hypomethylation)을 볼 수 있다. 즉 프로모터의 과메틸화(hypermethylation)는 종양억제 유전자의 스위치를 끄게 되므로 암이 발생하고, DNA 전체의 저메틸화(hypomethylation)은 DNA 구조의 불안정성을 가중시켜 암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암과 DNA 메틸화
앞서 말한 것처럼 메틸화의 이중적 작용, 즉 프로모터 부위(혹은 CpG island)의 과메틸화와 DNA 전반의 저메틸화가 암을 일으키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설명되고 있는데 특별히 암종마다 특별하게 관여하는 종양억제유전자의 메틸화가 암의 진행단계에서 중요하다.
아래 그림 5)에서 보는 것처럼 간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상간–간경화–저위험세포이상(Low grade dysplasia)–고위험세포이상(High grade dysplasia)–초기간암–진행성 간암으로 이어지면서 APC 등 주요한 종양억제 유전자의 프로모터 부위에 DNA 메틸화가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유전자의 메틸화는 암이 형성되는 단계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현상이라 이 단계에서 메틸화를 측정할 수 있으면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된다.
종종 DNA 메틸화는 치료의 예후나 약물 반응, 재발 여부 등을 관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서울의대의 한 연구를 예로 들면, 헬리코박터 균이 있는 경우 DNA 메틸화가 증가되는데 항생제를 써서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했을 때 DNA 메틸화가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호전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경우 위암이 더 발생했다(Int J Cancer. 2013).
잘 알려진 5-FU 등의 항암제도 유전자 메틸화를 감소시키는 기전(demethylating agent)에 근거한다.
히스톤변형 (Histone modification)이란?
대부분 의사들은 히스톤을 들어는 봤으나 정확한 기능에 대해 배운 바가 없을 것이다. 8개의 히스톤은 뉴크레오솜(Nucleosome)이라는 복합체를 만들고 주요 기능은 DNA를 구성하는 30억 개 염기의 사슬을 칭칭 감아주는 실타래의 실패(axis)역할 정도로 알려졌다(그림 5).
그런데 8개의 히스톤에는 각각 꼬리가 있는데 이 꼬리에 아세틸화, 메틸화, 유비퀴티논화 등의 미세한 변형이 있을 때 여기를 지나가는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주게되어 이 히스톤변형(histone modification)도 중요한 후성유전학적 스위치의 하나로 간주된다.
특히 아세틸화가 가장 중요한 변형 중 하나인데, 히스톤 꼬리에 아세틸기를 붙이는 효소를 HAT(Histone Acetylase)라 하고 반대로 히스톤의 아세틸화를 떼는 효소를 HDAC(Histone Deacetylase)라 부른다. HAT은 유전자 프로모터 부위에 아세틸화 시킴으로 열린 크로마틴 구조를 만들어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고, 반대로 HDAC은 크로마틴을 닫히게 만들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게 되어 질병을 일으키게 한다. 최근 이 HDAC을 억제하는 기전의 항암제도 개발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 RNA(microRNA, miRNA)란?
유전자 발현을 켜고 끄는 세 번째 스위치로 최근 각광 받는 것이 마이크로 RNA(microRNA)이다. 단백질 전사의 매개체인 메신저 RNA(mRNA)에 비해, 단백질 코딩과 무관하여 non-coding RNA라 부르기도 하고, 크기가 18~25개 정도의 염기로 구성되어 있어 짧은 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라 부르기도 한다.
1993년 선충(C.elegans)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microRNA는 현재까지 약 2만 8645개가 발견되어 등록되었다. 비록 숫자는 적지만 전체 유전자 발현의 30~40%를 설명하고 있다. 짧은 RNA에 의한 유전자 발현의 간섭을 처음 발견한 Andrew Z Fire와 Craig C Mello는 2006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이후 마이크로 RNA 관련 논문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마이크로 RNA는 핵 내에 DNA의 일부분과 상보적인 mRNA 일부가 떨어져서 원시 마이크로(Pri-microRNA) RNA로 떠다니다 Drosha라는 단백질에 의해 전 마이크로RNA(pre-miciroRNA)로 성숙되고 다시 세포질 내로 이동하여 Dicer라는 단백질에 의해 성숙화된 마이크로 RNA로 진화하고 나중에 자신의 염기 서열과 같은 DNA에 달라붙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
마이크로 RNA 중에는 이처럼 유전자를 간섭해서 암을 일으키는 종양유발 마이크로 RNA(oncogenic miRNA)도 있지만 반대로 암을 억제하는 마이크로 RNA(Tumor suppressor miRNA)도 있다. 이처럼 마이크로 RNA에 따라 암뿐 아니라 비만, 치매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후성유전학적 발현에 영향을 주어 이들 질환에 영향을 주게 된다.
지금까지 유전자를 켜고 끄는 세 가지 주요한 스위치들을 살펴보았는데 실제 암이 진행되는 단계에서는 이 들 세 스위치가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즉 프로모터 부분에 DNA 메틸화가 먼저 진행되고 히스톤 아세틸이 HDAC에 의해 제거되어 크로마틴을 더욱 닫게하고 거기에 종양유발 마이크로RNA가 종양억제 유전자 발현을 더욱 억제하면서 암을 진행시킨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이 세 가지 스위치를 음식과 환경이 조절하는지, 어떻게 음식이 암을 예방하고 암의 재발과 진행을 낮추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DNA를 좋게 하는 음식과 영양
날 때부터 타고난 유전자 변이(Genetics)와 달리 후성유전학(Epigenetics)의 핵심 개념은 유전자는 환경에 의해 그 기능 즉 유전자 발현(expression)이 바뀐다는 것이다. 많은 연구에 의해 DNA 메틸화는 운동에 의해서 개선되기도 하고, 흡연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악화되기도 하는데 그중 가장 핵심이 음식과 영양이다. 즉 우리가 매일 먹는 그 음식이 유전자를 좋게도 하고 나쁘게도 하는 것이다.
꿀벌(honeybee)의 암컷에는 일벌과 여왕벌이 있다. 일벌은 평균 수명이 약 7주인 반면 여왕벌은 1~3년이나 된다. 일벌은 암컷이지만 난소는 퇴화되어 평생 불임이지만, 여왕벌은 하루에 2천 개의 알을 낳고 평생 2백만 개의 알을 낳는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지게 할까? 일벌과 여왕벌은 유전적으로 다른가?
사실 일벌과 여왕벌은 태어난 지 3일까지는 똑같은 유충으로 구별이 안 된다. 그런데 3일 째부터 한 유충에 집중적으로 로얄젤리를 먹이게 하는데 그 유충이 자라서 여왕벌이 되는 것이다. Kucharski 라는 연구자는 마이크로어레이 방식으로 240개의 꿀벌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여왕벌의 유전자 중 생식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됨을 알게 되었고 핵심 기전으로 DNA 메틸화를 실험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Science 2008).
필자가 2006년부터 근무했던 보스턴의 터프츠대학 항노화센터에서 주로 연구했던 것이 바로 영양과 후성유전학의 연관성 분석이었다. 특히 엽산을 비롯한 베타인, 콜린 및 비타민 B 군들은 DNA에 메틸기(-CH3)를 전달하는 핵심 영양제다(methyl donor). 음식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엽산은 메티오닌(methionine)을 거쳐 SAM(S-adenosyl methionione)의 형태로 DNA 사이토신에 메틸기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메틸 관련 영양소의 결핍이 있으면 체내에 호모시스테인이 증가하게 되어 암과 치매,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이런 단일 영양소뿐 아니라 최근엔 홀푸드(whole Food) 중심의 연구들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DNA 메틸화, 히스톤변형 및 마이크로RNA 등을 가역적으로 개선시키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많이 연구되고 있는 것이 제니스테인(Genestein), 강황(Curcumin), 녹차(EGCG),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등이 있다. 이들 생물학적 활성 음식(Bioactive Foods)는 각각 후성 유전학 기전에서 주요 효소나 단백질에 작용하여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생물학적 활성화된 음식들은 후성유전학 기전을 통해 암을 예방할 뿐 아니라, 그림 9)와 같이 노화를 늦추고, 치매를 예방하며 대사증후군과 비만을 좋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산모의 영양이 후손의 질병을 결정한다(fetal reprogramming)
음식이 DNA에 미치는 영향은 본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산모의 영양과 환경적 요인은 태아의 DNA에 영향을 주고 태아의 성인의 질병까지 영향을 준다. 즉 태아 상태의 산모의 음식 섭취 등이 태아의 질병을 결정하는 것을 태아 재프로그램(fetal reprogramming)이라 부르는데 이 기전의 핵심이 DNA 메틸화이다.
대표적인 연구로 아구티(agouti) 쥐 연구가 있다. 즉 임신한 쥐에게 각각 엽산 등 메틸의 원료가 되는 먹이를 먹게 한 군과 반대로 저메틸 먹이 그룹으로 나뉜 결과 태어난 쥐의 피부 색이 각각 흑색 피부를 가진 쥐 즉, 건강한 쥐와 노랗게 태어난 쥐 즉, 질병에 잘 걸리는 쥐로 나누어 졌다. 이는 메틸의 원료가 풍부한 음식을 먹은 쥐의 경우 피부 컬러를 결정하는 Avy 유전자(Agouti Gene)의 메틸화가 더욱 진행됐기 때문이다(Molecular Cell Biology 2003).
산모의 영양 상태가 태아 DNA에 영향을 준다는 또 다른 예로 네덜란드 기근 겨울(Dutch Hunger Winter)이라는 유명한 비극적 일화를 들 수 있다. 2차 세계 대전이 거의 마지막인 1944~1945년 겨울 6개월 동안, 네덜란드는 나치에 포위되어 모든 음식의 공급이 끊겼다. 하루 580칼로리 미만의 음식으로 버티던 네덜란드인 중에 3만 명이 아사했다. 그런데 이 기간 임신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들과 또 그의 자녀 3대에서 성장과 관련한 IGF-1의 DNA 메틸화에 영향을 줘 비만, 당뇨, 심장병이 더 많이 생겼다(PNAS 2008).
이런 사례는 환경이 유전자에 변화를 가져오고 그 변화는 자손에게 유전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음식 뿐만 아니라, 산모의 정신적 스트레스, 흡연 및 음주, 약물 복용 등이 태아의 DNA 메틸화에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 자손의 질병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처럼 흔히 태교로 불리는 산모 시기의 영양, 스트레스 등의 상태가 산모 자신뿐 아니라 태아의 성인기 건강과 질병에까지 영향을 주므로 산모 시기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오마커로서의 DNA 메틸화
마지막으로 DNA 메틸화 기전은 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모니터링 하는 바이오 마커로서 활용가치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DNA 메틸화는 장기별로, 조직별로 다르다(Tissue specific). 예를 들면 ER 유전자 프로모터의 메틸화 경우 유방암에서는 과메틸화인 반면, 대장암에서는 저메틸화 일수도 있다. 또 같은 폐암이어도 암 조직의 한 가운데와 암과 정상 조직의 경계 부위에서 각각 얻은 DNA의 메틸화 정도는 다르다. 따라서 암의 진행을 보기 위해서 직접 그 암의 조직을 얻지 않고서는 암의 진행 상태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아서 DNA 메틸화는 바이오마커로서 쉽게 유용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최근 액체 생검의 발달로, 혈장 내 유리 DNA(cfDNA)에서 메틸화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가능해졌다. 아래 그림 11)에서처럼, 식도암 조직 내의 DNA 메틸화와 혈청 내 DNA의 메틸화는 통계적으로 일치한다.
또한 DNA 메틸화는 암이 진행되는 초기에 생기는 변화이기에 혈장 내 유리 DNA의 메틸화를 측정하면 암을 조기에 진단할 뿐 아니라 어느 암종에서 유래가 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혈장 내 DNA 메틸화 분석은 새로운 암 바이오마커로 대두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일루미나(Illumina)의 자회사인 그레일(Grail)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공동으로 1억 달러의 투자를 받는 등 창업 1년 만에 무려 총 10억 달러(1조 원) 투자를 받아 임상 연구 자금을 확보했다. 2016년 5월에는 싱가포르의 시리나(Cirina)를 인수 합병했는데,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cfDNA의 메틸레이션 분석법을 기존의 액체생검법에 통합시켜 보다 정확한 암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예후 활용에 크게 도움을 받으려 하는 것이다. 앞으로 암의 조기 진단은 액체 생검에서 얻은 DNA의 돌연변이를 볼 뿐 아니라 DNA 메틸화, 마이크로 RNA 등 후성유전학적 마커의 복합적 분석을 통해 그 정확도와 임상적 유용성을 높일 수 있다.
결론으로 말하면, 사람의 건강과 질병은 태어나기도 하고(nature) 만들어지기도 하다(nurture). 비록 유전적으로 특정 질병의 감수성이 높게 태어났어도,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떻게 운동하고 어떻게 스트레스를 완화 시키는지에 따라 그 특정 질병의 발생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유전자 발현은 태아일 때부터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까지 모두 지속적으로 외부 환경에 의해 결정되고 조절된다.
그러므로 좋은 생활 습관과 좋은 음식이 건강을 지킨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결론이 후성유전학적으로 잘 설명되고 있다. 고대의 히포크라테스는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 음식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좋은 음식이 건강에 가장 중요한 것임을 본인에게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더욱 강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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