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봉직의 2400명 의사회·의협 가입 캠페인 시작 "저도 가입했어요"

병원별 구의사회 회비 면제를 통한 가입 독려…첫 번째 시작병원은 동대문구 날개병원

봉직의 3명 전원가입, 이후 날개병원에서 다음 병원 릴레이 추천…"의료계 새 바람 일으킬 것"

▲2018 서울시 의사사랑 릴레이 캠페인 첫 참여 병원인 날개병원 이태연 원장(왼쪽)과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오른쪽)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서울시에 있는 중소병원 347개, 여기서 일하는 봉직의 2375명 중 5.7%(135명)만 서울시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94.3%의 회원들이 10년간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들에게 의사회 참여를 위한 동기부여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한다.”

서울특별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이 특별한 캠페인을 통해 의사회에서 소외된 직역인 중소병원 봉직의 끌어안기에 나섰다. 서울시의사회는 병원별로 봉직의들의 의사회 가입을 유도하고 의사 회원으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돕기로 하는 ‘2018 서울시 의사사랑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구의사회장들, 구의사회 회비 면제를 통한 가입 동참 흔쾌히 수락 

서울시의사회는 캠페인의 첫 번 째 주인공으로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날개병원’으로 정했다. 날개병원에 소속된 봉직의 3명에게 구의사회 회비를 면제하고 서울시의사회 회비(11만5000원)와 의협 회비(31만1000원) 등 42만6000원만 내면 자동으로 의사회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박홍준 회장은 이날 날개병원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상급종합병원 봉직의들은 특별분회 소속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중소병원 봉직의들은 언제 병원을 옮길지 모른다는 근무 특성상 구의사회 구분회를 통한 회원가입이 쉽지 않다"라며 "회비 납부가 어려운 경우를 호소할 때가 발생한다”라고 했다. 

박 회장은 “의사회 규정상 구의사회에 가입해야 서울시의사회와 의협까지 가입할 수 있다"라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구의사회의 회비를 면제하고 중소병원 봉직의 회비 납부와 의사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한달간 서울시 중소병원과 근무 의사수를 파악해 수치로 만들었다. 지난 11일 열린 각구회장협의회에서 중소병원 봉직의들은 구의사회를 통한 회비납부가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각 구의사회장의 협조를 구했다. 박 회장은 “구의사회장들에게 20일 열린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전에 상세한 봉직의 가입률을 공개했고, 전부 캠페인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구의사회장들이 흔쾌히 동참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라고 했다. 

박 회장은 개별적으로 회원들에게 가입 메일이나 문자를 보내는 것이 아닌 특별한 방법을 생각했다. 이에 따라 난치병인 루게릭병의 환자와 가족들의 치료를 응원하는 의미로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아이스버킷챌린지’라는 릴레이 캠페인을 인용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병원별로 봉직의들의 가입을 독려한 다음 해당 병원이 다음 추천병원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 회장은 “의료계의 동참을 통해 변화를 이끌겠다”라며 “병원급으로 한 병원에서 동참 릴레이를 하고 그 병원을 통해서 다음 병원으로 가게 된다. 다른 병원이나 다른 지역에도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봉직의들이 의사회 회원으로 동참을 할 수 있는 첫 걸음을 내딛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서울시의사회 차원으로 봉직의를 위한 지원방안과 구의사회 회비 손실에 따른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박홍준 회장은 “의료계는 지난 20일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궐기대회로 끝난 것 아니라 의료계의 새로운 기틀을 다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날개병원 봉직의 3명 전원 가입, 의료계의 날개짓 되길 

서울시의사회는 첫 번째 참여병원은 날개짓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날개병원으로 선정했다. 또한 날개병원 이태연 원장이 지난 3월 동대문구의사회장에 추대된 것도 선정 이유 중 하나였다. 박 회장은 “어느 병원에서 시작할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규모가 크거나 의사들이 많은 병원보다 진료가 특화된 곳을 정했다”라며 “의사회의 중심이 되는 구의사회장이 있는 병원이면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날개병원 이태연 원장은 “의사들은 봉직의나 개원의 등 자신의 위치에 따라 의사회에 참여 목적이나 의지가 다르다”라며 “봉직의들의 의사회 가입을 위한 첫 번째 캠페인 참여 병원이라는 데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 봉직의, 개원의를 거쳐 이 병원을 세운지 7년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다양한 직역의 경험을 두루 거쳤다. 이 원장은 “각각의 입장에 따라 처한 환경이 다르다"라며 "의사회에 참여하면 의사로서 같은 의견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병원에 근무하는 봉직의들은 전문의 취득과 펠로우(임상강사) 과정을 마친 다음에 합류하게 된 서울의대 후배들”이라며 “후배 의사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진료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자신 있게 하고, 의료계 큰 흐름을 위한 활동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원장은 “이 병원은 39병상으로 병원급에서 가장 규모가 작다”라며 “의원에서 병원으로 규모를 키워나가려는 개원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간혹 의사회나 의협 활동을 보면 병원이나 봉직의가 배제될 때가 있었다. 앞으로 큰 틀에서 대승적으로 봉직의들의 입장이 반영돼서 병원과 의원을 모두 아우르는 의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날개병원은 다음 릴레이 캠페인을 펼칠 병원을 선정한다. 박 회장은 “연말까지 적어도 50개 병원은 캠페인에 동참시켜야 한다”라며 “소개를 통한 봉직의 가입 동참 캠페인이 계속된다면, 의료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박 회장은 “첫 번째 날개짓으로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내리라 기대한다. 뜻 깊고 의미있는 캠페인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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