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many men, so many kind #6.
다른 surgeon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비유하자면,
나는 수술을 내 작품(?) 같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수술이 잘 되었는데
환자의 협조가 안되거나
금기사항을 지키지 않아서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면
매우 기분이 나쁘다.
" 그걸 어떻게 일일이 의사가 신경을 쓸 수 있냐?
그냥 냅싸둬. "
하는 분들이 많지만
나는 그게 잘 안된다.
환자든 보호자든 누구에게든
화를 내고 윽박 질러서라도
내 작품(?)을 망쳐버리는 꼴을 못본다.
그래서 대개 이런 경우에 있어서는
결국 환자나 보호자와 사이가 나빠진다.
결국 이 환자는 중간에 F/U loss 되었다.
어디 다른 병원에 가서라도 치료를 받으면 좋으련만
그럴 가능성이 적어보이니
언제 패혈증이 생기거나 뼈가 녹아내려
열이 펄펄 나면서 응급실로 실려갈지 모를 일이다.
이게 뭔 짓인지...
어떻게 자기 몸인데
저렇게까지 무관심하고 무책임할 수 있는지...
참 별의별 사람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의 직업이나 사회적 위치에 따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부류가 좁혀지기 마련인데
유독 의사들은 그런 범위가 없다.
물론 개원한 위치에 따라 사회/경제적 position이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겠으나
질병이라는 것이 사회/경제적 레벨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다른 직업군보다 훨씬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는 대학병원에 있는 교수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는데
다만 의사 앞에서 환자가 취하는 태도나
의사의 조언 또는 조치에 따른 민감도가 다르다.
대개의 경우 대학병원의 교수 앞에서는
한마디 complaint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사가 속해있는 병원의 건물이 작아질수록
반비례하여 목소리가 커진다.
대학병원에 남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결국 내가 다른 의사보다 못하니 그랬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개원을 해서 환자를 보다보면
어찌 이다지도 전문가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는 사람이 많은지...
이유야 뭐 별거 있겠나?
난 그렇게 생각한다.
그냥
'비겁하기'
때문이라고...
위세에 눌리면 찍소리 못하다가
조금만 틈이 보이거나
(적어도 자기 자신이 보기에) 만만하다 생각되면
무시하고 갑질 하려는 민족성.
사실...
우리가 뭐 얼마나 대단한 민족이겠냐?
오죽 못났으면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세나라로 나뉘어 천년을 싸웠고
이후 한 나라로 통일되었어도
그 안에서마저 사색당파로 나뉘어
서로 물고 뜯고 죽이고 죽고 하지 않았나?
애시당초 누구와도 잘 지내볼 생각이 없이
내 이익,
내가 속한 무리의 이익,
내가 속한 진영의 이익만을 추구해오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 이익을 위해서라면
같은 나라의 같은 민족도
얼마든지 적으로 만들고 제거해도 괜찮다는 생각.
그 큰 카테고리의 생각은
모두 개개인의 생각이 모여져서 만드는 것이다.
개개인의 수준이 떨어지니
나라가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라는
어느 누구의 아들의 말을 반박할 수가 없다.
" 미친거 아냐? "
" 저게 지금 말이야 방구야? "
" 우와...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
" 똑같은 사안을 어떻게 저렇게 해석하냐? "
" 저거 완전 거짓말쟁이네... "
요즘들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그러나
저 인간이,
저 무리가,
독특하고 유별난 사람들이 아니라
전체 구성원의 수준이 그것밖에 안되는 것이 아닐까...
결국...
의료도
원전도
과학도
경제발전도
높은 교육수준도
민주주의도
그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였다는것.
어차피 미련은 없다.
떠날 수 있는 능력이 안되어 그저 하루하루 살아갈 뿐...
왜 미처 깨닫지 못하고 준비하지 못했을까...
후회만 남는 요즘이다.
이번 얘기 끝.
※’Antonio Yun의 진료실 이야기'의 저작권은 저자인 외과 전문의 엄윤 원장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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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many men, so many kind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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