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공병원 설립 또 추진…'착한 적자'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은 외면

진주의료원 폐업 당시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 비판했던 민주당…민주당 출신 강기정 광주시장, 적자 감당 못하고 폐업

지난 1월 보건의료노조가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시립제2요양병원 폐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보건의료노조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가 민주당의 모순된 행태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은 착한 적자를 없애기 위해 정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민주당 출신 강기정 의원이 시장으로 있는 광주시립요양병원은 '착한 적자'를 외면한 채 지난해 말 폐업해 노조와 갈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광주시가 지난해 12월 31일부로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을 폐업하면서 폐원 무효를 주장하는 보건의료노조와 갈등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은 지난 2013년 설립돼 196병상 규모로 매년 평균 90% 가량의 가동률을 보일 정도로 많은 환자와 보호자가 찾던 '공공병원'이었다.

전남대병원이 10년간 위탁 운영돼 왔으나 공공병원의 한계 탓으로 매년 수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코로나19 당시 전담병원 역할을 수행하며 적자 부담이 악화됐다.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을 위탁 운영했던 전남대병원도 최근 29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시의 보전 없이는 운영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했고, 결국 계약 만료 기한인 7월 31일부터 위탁 운영에 손을 뗐다.

이후 광주시는 새로운 수탁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에 실패했고 노동자들은 시 직접 운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결국 시는 운영손실금 전액을 보전하기로 약속하며 전남대병원과 2023년 12월 31일까지 연장 계약을 체결해 급한 불을 껐다.

노조는 올해부터 시 직접 운영을 요구했으나 그럴 수 없다는 광주시와 갈등했고, 결국 병원은 폐업하기에 이르렀다.

노조는 현재도 광주시가 일방적으로 공공병원을 강제 폐업 시켰다며 '폐업처분 무효확인'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경영난으로 폐업한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 근로자들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을 냈다.

주목할 점은 현 광주 시장은 17대,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문재인 대통령 시절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인사로, 2022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광주광역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는 점이다.

그간 민주당은 보건의료노조 등과 함께 공공병원 설립 필요성을 주장하며 의료취약지에 공공병원 설립을 추진해 왔다.
 
지난 9일 열린  '공공병원 지원과 역량강화를 위한 토론회' 사진=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은 지난 9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공공병원 지원과 역량강화를 위한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고,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한 12명의 민주당 의원과 1명의 조국혁신당 의원이 참석해 공공병원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이날 김윤 의원은 지역필수의료특별법과 이달 말 발의 예정인 지방의료운영법, 공공보건의료법 개정안을 소개하며 공공병원이 예비타당성 조사 제약을 받지 않고 병상규모를 확충할 수 있도록 하고, 더 이상 공공병원이 착한 적자에 시달리지 않게 적절한 보상을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동시간 대에 광주 요양병원이 착한 적자로 폐업해 노조와 갈등을 벌이고 있는 것과 모순된다"며 "일단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공공병원을 세우면 지역주민들의 지지를 얻는다. 그리고 막상 운영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적자가 발생하면 민주당도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버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준표 현 대구시장이 당시 경남지사로서 귀족노조와 적자 누적을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업시켰을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어마어마한 비판을 쏟아냈다. 광주시립요양병원 사태가 진주 의료원 폐업 때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며 "민주당의 모순된 행태에 치가 떨린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폐업한 진주의료원은 만성 적자에 시달렸으며 당시 적자가 69억47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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