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이 외국에서 의료 행위를 한다면 의료법 위반일까

베트남서 실리프팅 시술한 일반인 기소...대법원, 부정의료업 유죄 인정되지만 의료법 처벌 힘들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인이 아닌 내국인이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의료행위를 한 경우, 이는 의료법위반에 해당할 수 있을까.
 
최근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의료인 면허를 받지 않은 한국 국적의 A씨가 베트남에서 실리프팅 시술 등 의료행위를 벌인 것이다. 결국 A씨는 부자격 의료행위로 인한 의료법위반죄로 기소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의료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부정의료업자) 부분은 유죄가 인정됐다. 앞서 1심법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의료법위반 사항을 유죄로, 2심법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쟁점은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을 의료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의료법상 의료제도는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체계화된 것이다”라며 “구 의료법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의료행위를 하려는 사람에게까지 의사면허를 받을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외국의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로서 국내에 체류하는 자에 대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구 의료법은 외국의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에 대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의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는 게 이번 판결의 요지다.
 
대법원은 "의료법을 보면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는 자는 지자체장에게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의료기관이 대한민국 영역 내에 소재하는 것을 전제로 개설의 절차와 요건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은 A씨의 부정의료업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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