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번째 환자, 일주일간 소염진통제 복용...14일 잠복기 지난 뒤 감염 아닌 것 판단"

3번 1월 26일 확진, 동행인 28번 환자는 양성·음성 경계선에 있다가 세번째에 양성으로 격리

사진=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28번째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환자에 대해 3번째 환자로부터 감염됐으며, 잠복기가 긴 것이 아니라 소염진통제 복용이 아니라 증상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28번째 환자는 1월 21일부터 28일까지 소염진통제를 복용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8번째 환자는 3번째 환자(54세 남자, 한국인)의 지인으로 자가격리 중 검사를 실시해 10일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명지병원에서 격리 중인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3번째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거주하다가 1월 20일 일시 귀국했고 당시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이후 22일부터 열감, 오한 등 몸살기를 느껴 해열제를 복용했으나 25일 간헐적 기침과 가래 증상이 발생해 1339로 신고했다. 그 다음 26일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 

하지만 3번째 환자와 28번째 환자가 마지막으로 접촉한 것은 1월 24일 성형외과에 동행한 것이고 잠복기 14일이 훌쩍 지난 19일에 달했다. 이에 잠복기가 길거나, 다른 감염 요인은 아닌지 의구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3번째 환자가 국내에 들어와서 이 28번째 환자하고 동선이 거의 일치하게 같이 가장 가깝게 밀접접촉을 한 지인이다. 그래서 3번 환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우한에서 같이 입국했기 때문에 그런(우한 지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경과를 살펴보고 사례에 대한 전문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3번 환자가 6번 환자를 전염을 시켜 전염력이 있는 환자이자, 2차 감염자를 만들었다. 그래서 유사한 전파가 됐을 거라고 판단한다. 28번 환자는 잠복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일주일 정도 진통소염제를 계속 복용했다. 잠복기 기간 동안에 계속 투약을 해왔는데, 이에 따라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증상이 있었어도 본인이 주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렵거나 증상이 숨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증상은 인후통, 몸살, 기침 등일 수 있다. 진통소염제를 계속 복용하면 발열이나 근육통, 인후통 증상은 본인이 이제 크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연령이 젊어서 경미한 증상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중국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평균 잠복기가 3일이며 잠복기의 범위가 0일~24일이었다. 정 본부장은 “이 논문은 아직 전문가 리뷰가 끝나서 정식 발표된 논문은 아니고 초고 형태로 제출됐다. 저자들도 연구의 제한점으로 시급하게 결과를 내다보니 일부 환자에는 노출력이나 증상, 검사 결과들이 완비되지 않았고 정보 수집이 불충분했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잠복기 24일은)굉장히 예외적인 케이스다. 중복 노출이 있었을 수 있는데 노출시점을 어떻게 잡을지도 다르다. 아직은 이 하나의 논문으로 세계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잠복기 14일을 변경할 근거로는 불충분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신종 감염병이다 보니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확진 환자들의 역학적인 특성을 분석해 보면 잠복기가 3~4일 정도가 가장 많고 또 길어도 한 7~8일 이내로 분석되고 있다. 케이스가 많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 24일 잠복기를 근거를 가지고 모든 관리기준을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정 본부장은 “일본 등은 잠복기를 더 당겨서 시행하고 있다. 기준을 당장 바꿀 계획은 없고 계속 정보를 보면서 전문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이 환자는 격리입원 이후의 경과나 바이러스 변화, 임상 증상  변화 등을 포함해  전문가 판단을 거쳐 해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8번째 환자는 바이러스 양이 적어 양성과 음성 수치 경계선에 있으면서 3번에 걸친 재검을 한 결과 양성으로 나타났다. 정 본부장은 “양성과 음성 양쪽을 걸치고 있어서 판정하기가 애매한 수치를 미결정이라고 판정한다. PCR도 그런 미결정 판정이 나오면 재검해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28번째 환자는 3번 정도를 검사했는데 바이러스의 양이 매우 경미하게 양이 적었다. 그러다 보니까 양성·음성의 경계선상을 계속 왔다 갔다 하다가 마지막 검사할 때는 양성 범위 안에 들어와서 양성으로 판단하고 조치를 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양성의 역치가 35인데 37, 38, 39, 35를 넘어서서 굉장히 약한 양을 보였다. 양성이 나온 10일 검사 결과도 양성치에 굉장히 근접한 약한 양성을 보였고 약한 전염력이 있다고 봤다”라며 “정확한 경과는 검토를 거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7일부터 민간의료기관으로 검사가 확대되면서 검사의 물량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 하지만 양성자가 많이 도출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고 전문가들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확산은 중국의 유행상황이나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감염자의 규모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중국이 춘절 이후에 발표하는 환자 수는 약간 감소추세나 정체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많이 환자가 생기는 것은 아직도 후베이성이 한 70% 이상 환자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는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낙관을 하거나 비관을 하는 등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는 공기 감염이 아니라 비말감염이 주된 감염경로라고 다들 판단하고 있다”라며 “드물게 아주 밀폐된 공간에서 대량의 에어로졸이 만들어지는 그런 환경이 조성이 되면 일부 부분적으로 공기전파는 가능하다. 대부분 병원에서 석션을 하거나 인공호흡기를 하거나 기관지 내시경을 하는 의료적인 처치를 하면서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 내 환자관리에서 주의해야 하고 의료진들은 N95 마스크를 쓰도록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크루즈인 경우에는 내부 사정을 알 수는 없으나 굉장히 좁은 밀폐된 공간에서 접촉을 통한 감염도 상당히 많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비말도 있지만 환자들의 호흡기 분비물들이 공용시설 등의 공간을 통해서 오염됐다면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만 가지고 공기전파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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