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수가정상화 약속
지난 2017년 8월 9일 정부는 의료 보장에 대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비급여 의료행위의 대대적인 급여화를 통해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범위를 넓히고, 환자들의 부담을 낮추는 이른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정부는 이 정책을 발표하면서 "의료계의 걱정도 잘 알고 있다. 비급여 진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병의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적정한 건강보험 수가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수가 정화’를 선언한 이번 만큼은 정부를 믿어보자고 주장했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문제임에도, 그동안 정부가 직접 ‘저수가’를 인정하거나 공석에서 얘기한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때의 약속은 지켜지고 있을까.
2년이 지난 2019년 6월 1일, 건강보험공단은 2020년 병원의 수가인상률을 1.7%, 의원의 수가인상률을 2.9%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크게 반발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병원이 1.7%, 의원이 2.9%인데 반해 약국은 3.5%, 한방은 3%, 조산원 3.9%, 치과는 3.1% 였다.
지난 2년동안 정부의 계획대로 보장성 강화 정책은 착착 진행돼왔고 최저 임금은 30% 이상 올랐다. 가뜩이나 저수가에 시달리던 상황에 원가 이하의 보험 적용 의료행위는 계속 늘어나고 최저 임금은 급격히 오르는 상황에서 인력 기준이 정해져 있고 규모에 비해 대규모의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 병원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지난 1월에 의협이 정부에 진찰료 30%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보건복지부로부터 ‘불가’입장을 통보 받았다.
그럼 앞으로 의료계에 희망이 있을까.
지난 4월 10일 복지부는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의 수가 인상이 연 2.37%로 제한될 것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렇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지킬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니, 애초에 지킬 수 없었던 약속이다. 수가정상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민들로부터 걷는 건강보험료를 급격히 인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건강보험료의 인상률을 연평균 3.2%선에서 제한하기로 했다. 이 마저도 그동안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비축해 두었던 누적 적립금 20조원을 5년 내에 모두 소진한다는 계획 아래 가능한 일이었다. 애초에 정부는 수가 인상에 투자할 여력 따위는 없었다.
또 속은 의료계 잘못이다.
"의사들아, 또 속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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