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기관 마스크 부족 지적하자, 식약처 "의료기관에 최우선 공급 중" 해명

3일 146만장 공급 주장하나 의협·병협엔 8만장..4일 공급량 44만장 불과해 의료기관 품절사태 지속 전망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에서 마스크 품귀를 지적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적공급 물량을 모두 전달했다는 입장만 견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식약처는 4일 설명자료 및 공적판매 수급상황 보고를 통해 "이미 일주일 전부터 의료기관에 최우선으로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 = 공적공급 마스크(식약처 제공).

앞서 지난달 26일 0시 식약처는 마스크 긴급수급 조정조치를 시행해 일일 국내 총 마스크 생산량 1000만장 중 절반인 500만장을 공적공급기관에 의무적으로 수급하도록 했다. 의료기관과 약국 등에는 10%인 100만장을 매일 공급하도록 했으며, 수출은 전체 10% 이내로 제한하도록 조치했다.

이후 식약처는 매일 마스크 수급현황을 보고하고 있으며, 초기에는 계약이 모두 이뤄지지 않아 수급이 미흡했으나 3월부터는 안정화돼 정상적으로 공적공급기관에 출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며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의협에서 운영하는 의사장터에는 공적물량 마스크 공급이 보류됐다는 공지를 냈다. 

의사협회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보다 못하고 성명서를 통해 "의료기관에 마스크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식약처 이의경 처장도 마스크 품귀 현상을 인식해 일반시민들에게는 "면마스크를 착용해도 괜찮다"고 말했으나, "의료인, 확진자, 접촉자 등은 감염 우려가 있어 반드시 보건용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용 마스크가 가장 필요한 의사들이 정작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데도, 식약처에서는 공적공급이 잘 이뤄지고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거듭 해명에 나섰다.
 
 

식약처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 및 설명자료 등을 통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인 대구·경북지역과 함께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공적판매처(의료기관-의사협회,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메디탑, 유한킴벌리, 케이엠헬스케어)를 통해 최우선적으로 공급 중"이라며 "지난달 27일부터 4일까지 공적판매처를 통해 의료기관에 공급된 마스크는 485만 2000개"라고 밝혔다.

이어 "치료와 방역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의 마스크 수급을 최우선적으로 지원 중"이라며 "앞으로도 마스크 공급 물량을 확대해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도록 챙기겠다"고 부연했다.

특히 의료기관 마스크 품절사태가 발생한 지난 3일 식약처가 146만장을 공급했다고 보고해 현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견했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풀이된 바 있다.

게다가 식약처가 4일 오후 보고한 마스크 수급 현황을 보면, 총 공급량은 541만 5000장에 이르나 의료기관은 44만개에 불과하다. 3일 146만장 공적공급에도 품귀현상이 나타난 것을 고려할 때, 44만장만 공급된 오늘 품귀현상은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정부가 단순 공급에만 치중하고 있다. 공적공급을 통해 제대로 의료기관에 유통되는지까지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 마스크 '증발' 현상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을 제기했다.

즉 매일 공적공급을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약처 의견은 현장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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