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는 늘리고, 의료수가는 묶고

복지부,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한층 강화




앞으로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의료기관들이 새로운 기준을 충족하려면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정부가 이에 대한 보상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추가부담을 모두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7일 병원계, 소비자단체, 심평원 등과 두차례 회의를 거쳐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개정안을 확정해 입법예고했다.
 
상급종합병원이란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종합병원으로서, 보건복지부가 3년마다 새로 지정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43개(제2기, 2015~2017년)가 지정된 상태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종별가산율 30%, 일부 수가항목 가산 등의 혜택을 받고, 선도적 의료기관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지정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음압격리병실 의무 구비

기준 개정안을 보면 우선 음압격리병실을 의무적으로 구비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2018년 12월 31일까지 음압격리병실을 300병상에 1개, 추가 100병상 당 1개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설치할 음압격리병실은 국가지정병상에 준하는 시설(병실면적 15㎡, 전실보유)이 원칙이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 일정한 조건 아래 전실 없는 음압격리병실과 이동형 음압기 설치 등도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500병상 당 1개의 음압격리병실은 반드시 국가지정병상에 준하는 시설이어야 한다.
 
또 보건복지부는 새로 지정되는 상급종합병원이 병문안 문화 개선체계를 구축하면 지정평가를 할 때 상대평가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해 병문안객 통제시설을 설치하고, 보안인력을 지정·배치하면 상대평가 총점에 가점 3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참고로 가점 3점은 현재 상급종합병원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수다.
 

환자 의뢰·회송 체계 구축

특히 신규 상급종합병원은 환자 의뢰·회송 체계를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환자 의뢰·회송을 위한 전담조직, 진료협력 체결절차, 운영체계, 업무매뉴얼, 환자 회송 시 제공할 진료정보 등을 매뉴얼화하라는 의미다.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올해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경증 외래환자를 동네의원으로 잘 보내준다는 삼성서울병원도 회송율이 0.798%에 지나지 않았다. 
 
43개 상급종합병원 평균 회송률은 0.158%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는 "이는 진료협력체계 활성화를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려는 것"이라면서 "환자 의뢰-회송에 대해 요양급여 수가체계 개선도 검토하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이 중요해 지정기준으로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은 병상 증설시 복지부와 의무적으로 사전협의를 거쳐야 한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이 병상 증설을 하면서 사전협의에 응하지 않거나 협의 결과와 달리 증설을 강행한 경우 상대평가 총점에서 5점을 감점하도록 했다.

의료 질 평가 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기존에도 의료서비스 질을 상급종합병원 지정요건으로 두고, 의료기관 인증을 받으면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의료 질 향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 상급종합병원의 의료 질 평가에 적합한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항목을 선정해 평가한 점수를 상대평가에 추가 반영하기로 했다.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항목이란 중증‧고난이도 질환 치료 능력을 판단하는 심장, 뇌, 주요 암, 수술 예방적 항생제사용, 진료량 등을 의미한다.
 
아울러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간호실습 단위(실습교육생 8인 이하로 구성) 당 실습지도인력 1인 이상을 배치하고, 최소 3개 이상의 간호대학과 실습교육협약을 체결하도록 요구했다.
 
간호대생들이 실습의료기관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전문진료 질병군 진료비중 기준도 더 강화된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본연의 기능을 감안해 중증‧고난이도 질환인 '전문진료질병군'에 대한 진료비중을 지정 요건으로 두고 있다. 
 
복지부는 "최근 질병군 분류 상황을 반영해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진료질병군 비중 기준을 현 17%에서 최소 21%로 상향 조정하고, 상대평가 시 만점기준도 현 30%에서 35%로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부는 "향후 관련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단순질병군 비중 축소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복지부는 이처럼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지만 추가 비용 보상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8월 17일까지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로 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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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욱 기자 ([email protected])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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