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용인시청·수지구보건소에 '의료인 잠재적 확진자' 공문 철회 요청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나선 의료진 고통 무시한 처사...관계자 중징계 처분 요구

대한의사협회가 12일 용인시 명의로 의료기관 종사자들에게 보낸 대형상가 및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이용 자제를 요청한 공문의 철회를 요구했다.

용인시는 전날 11일 공문을 통해 관내 의료기관에 안내한 내용에 따르면 의료기관 종사자가 다중이용시설 이용 후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거나 확산시킬 경우 감염병예방법 제70조에 의거 손실보상이나 추가 방역조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로 인해 의료계의 엄청난 공분을 샀다. 수지구보건소는 원내 감염 예방과 차단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련기사=의료인은 대형상가 이용 자제하라는 보건소 "마트는 이용 가능, 아이쇼핑·극장 등 불필요한 이용 자제 권고"]

백군기 용인시장은 논란이 지속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지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는 병원, 약국 종사자분들께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공문을 발송했는데 의도와 다르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협은 이날 용인시청과 수지구보건소에 보낸 공문에서 "의료기관에 다중이용시설의 이용 자제 및 책임을 묻을 수 있음을 통보한 것은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들을 응원하고 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잠재적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단하는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의협은 "현재 코로나19 감염증 발생으로 전 의료인 및 의료기관이 코로나19 감염 진료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상황이다. 의료기관 종사자들에게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및 코로나19 감염의 책임을 떠안기려는 용인시청의 결정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밝혔다.

의협은 "뿐만 아니라 용인시청의 이러한 행태는 코로나19 감염 요인이 의료기관 등의 종사자라는 이유로 감염의 책임을 과도하게 지도록 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억울하게 피해를 입고 있는 의료기관들의 고통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의료기관은 현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라 감염병관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운영, 환자 진단 및 치료 등 일선 현장에서 최선의 진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전파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용인시 측이 뒤늦게 이 사실에 대해 사과하더라도 이미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의사 및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공분하고 있다"며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켜 의료 최일선에서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준 용인시청과 수지구보건소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중징계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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