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교수·직원들, 병원 폐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선다

4일 병원서 백인제 박사 가옥까지 가두시위 후 기자회견 예정…폐원 행정처분 가처분 신청 예고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서울백병원 교수와 직원들이 병원 폐원에 반대하며 가두시위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서울백병원 교수와 일반 직원들은 4일 오후 5시 병원에서 출발해 약 2km 거리에 위치한 ‘가회동 백인제 가옥’까지 가두시위를 벌인 후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가두시위와 기자회견에는 50~100명 정도가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시 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백인제 가옥은 서울백병원 설립자이자 외과의사였던 백인제 박사가 1944년부터 거주했던 곳이다. 서울백병원 교수들은 병원 폐원에 반대하는 가두시위를 기획하며, 기자회견 장소로 상징성이 있는 백인제 가옥을 선택했다. 

백인제 박사는 지난 1941년 현 서울백병원 위치에 ‘백인제 외과의원’을 개업했고, 5년 후에는 모든 사재를 기부해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 공입법인인 ‘재단법인 백병원’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서울백병원 구성원들은 병원 폐원에 대해 인술제세(仁術濟世∙인술로 세상을 구한다)를 백병원 창립 이념으로 내세웠던 백인제 박사도 반대했을 것이라고 강조해온 바 있다.

서울백병원 교수와 직원들이 최근 폭염에도 불구하고 가두시위까지 나서기로 한 건 병원 직원과 교수들의 반대에도 재단인 인제학원 측의 폐원 의지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실제 인제학원은 지난달 7일에 8월31일부로 환자 진료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병원 측에 일방 통보한 데 이어, 11일에는 의사 직군을 제외한 330여명의 전 직원을 부산 소재 형제병원(부산백병원∙해운대백병원)으로 전보 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재단은 희망 발령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직원들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또 교수를 포함한 의사 직군에 대해서는 진료 종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현 시점까지 발령지에 대한 별다른 언질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가두시위∙기자회견과 관련해 “재단의 일방적인 폐원에 반대하는 병원 구성원들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기자회견에서는 폐원 처분 행정 가처분 신청 관련 계획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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