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의사직 제외 전 직원 330명 부산 발령…"사실상 정리해고"

9월1일자로 간호사∙행정 직원 등 부산∙상계백병원 발령 예정…의사직도 부산 발령 가능성 높아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서울백병원 직원 330명 전원이 부산에 위치한 형제병원들로 전보 조치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제학원이 9월1일자로 의사직 제외 전 직군의 부산 발령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인데, 서울 등 수도권에 생활기반을 갖고 있는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부산으로 내려가라는 건 사실상 ‘정리해고’ 조치라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4일 복수의 서울백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학교법인 인제학원 측은 최근 의사직을 제외한 간호사, 일반 직원들로 구성된 일반 노조 측에 9월1일자로 부산 지역으로 발령내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해당 안에 따르면 간호사와 일방 직원들은 9월1일자로 전원 부산백병원 또는 해운대백병원으로 발령된다. 월세는 2년간 30만원, 교통비는 3개월간 50만원이 지원되며 4인 가족 이사 시 이사비용으로 140만원을 지원한다. 임금은 전보되는 병원 임금에 맞춰 4.5% 가량 인상한다.
 
재단 측의 이번 제안과 관련해 직원들의 부산 발령은 사전에 결정돼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반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인제학원 이사회에서 폐원이 의결되기 전부터 재단 측 회의자료에는 폐원 시 서울백병원 직원들을 경영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계∙일산백병원 대신 부산∙해운대백병원으로만 보내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당시 노조가 해당 내용에 대해 항의하자 재단 측은 회의 때 그런 얘기가 있었던 건 맞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폐원을 결정하는 이사회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노조는 재단 측의 전 직원 부산 발령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반 노조 관계자는 “재단 측의 결정에 따라 실제로 부산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리 많아도 30%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나머지 70%에 대해서는 그냥 정리해고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병원을 떠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간호사들 중에는 다른 병원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서울백병원 직원들이 서울백병원 폐원 시 재단본부도 인제대가 있는 김해로 이전하라며 엘리베이터에 붙인 벽보.

교수 등 의사들의 행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부에서는 부산 지역으로 발령 확률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수노조 관계자는 “아직 전보 관련 논의는 없었다”며 “재단은 쟁의권도 없고 숫자도 적은 교수들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교수들은 내쫓는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탄 가능성이 적을 거라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마 교수들도 대부분 부산 지역으로 발령해 제 발로 나가게 하거나, 일부는 서울 지역으로 발령해 와해를 시키는 식으로 나오지 않겠느냐”며 “일반 노조와 함께 법적 대응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제학원 측은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직원들의 부산 발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협의는 앞으로 지속하겠지만 일단은 직원들을 부산으로 전보 조치할 예정”이라며 “의사 직군의 대해서도 곧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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