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진료에 대한 단상

의사를 불신하는 환자·정부 "의료현실 답답"




방어진료란...


What is Defensive Medicine?


한국도 이렇게 방어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점점 늘고 있다.
 
질환 자체가 치료가 어렵거나 까탈스럽게 많이 따지는 환자들과 인터넷에서 본 이런 저런 잘못된 또는 치우친 간략한 정보를 보고, 담당 의사를 의심하고 또 시험하려는 환자들을 의사들은 자꾸 다른 곳으로 가길 권한다는 것이다.
 
또 의료 문제가 생길까봐 두려워 질환의 치료율이나 수술의 성공율이 높지 않다면 수술을 아예 시도조차 안하고,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려고 하거나, 때로는 법적 문제가 없게 하기 위해서 안전을 위해 예전에는 시행하지 않았던 각종 추가 검사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정부나 국민들이 의사들을 자꾸 불신하는 것이 심해지고 정부는 의료 보험료를 삭감하는 것이 의사들을 구석에 몰아넣고 있다.
 
소두증만 해도 정부에서 신고 안하면 벌금을 의사에게 부가한다니, 의사는 약간의 의심만 들어도 각종 검사를 할 수 밖에 없다.
 
메르스를 겪으면서 정부가 의사들에게 책임전가를 하면서 목을 조여오기 시작하였으니 앞으로는 전염성 발열 감기 등 전염성 질환 발생 징후가 발생하면 의사들은 자기 방어를 위해 방어 진료를 하게 될 것이 뻔하다.
 
의사가 나름 자신의 최선을 다했어도 그 결과가 안 좋은 경우나 어쩔 수 없는 비급여 품목이 수술이나 처치 재료로 사용된 경우 민원이나 병원에 항의하는 환자들, 의료 소송을 쉽게 하고 병원에서 자신이 불편하게 되면 쉽게 소리치는 환자들이 많아지면서…
 
의사들의 자기 방어진료도 늘고 있음이다.
 
우리 병원에도 나를 찾는 분들 중 다수가 개인병원이나 타 대학병원 성형외과에서 치료 가능한데도 성공률이 낮을까봐 또는 환자의 성격이 까탈스럽다는 이유만으로 큰 병원 가보라고 해서 오시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이곳저곳 돌아다니시다 결국 오신 분들(대부분은 고령에 취약계층이거나, 여러 번 수술해서 재발되었거나, 과거 일로 인해 의사에 대해 불신이 있는 환자들이 많다)을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거부 없이 진료하고, 입원시켜드리고, 수술을 해 드리고는 있다.
 
그렇지만 나도 이런 환자들을 치료하려면 두 배 이상 힘들다고 생각이 들어 방어진료를 하고 싶어지는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환자나 정부가 의사를 괴롭히면 결국은 의사들은 자꾸 방어진료를 하게 되고, 그러면 피해자가 환자 스스로가 되고, 각종 검사가 많아지고, 환자는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니니 정부의 보험재정은 누수가 되는 악순환이 진행된다.
 
결국은 방어진료로 인해 의사나 환자나 정부나 모두가 피해자가 되고마는 상황이 초래 되는 거다.
 
의사는 환자를 놓치고 진료하는 환자수가 감소하고, 진료 수준의 발전도 없다.
 
환자는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니며 그저 검사만 하다가 치료는 제대로 못받게 되고, 정부는 닥터쇼핑을 하는 환자가 지출한 보험재정의 누수를 막을 방법도 없다.
 
의료비용은 상승하는데 제대로 된 치료는 받지 못하거나 소극적인 진료에 환자의 치유는 늦어진다.
 
치유가 늦어진 환자를 결국 담당한 의사는 치료시기가 늦어지니 더더욱 치료가 어렵고 환자와의 분쟁을 일으키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은 자꾸만 반복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방어진료에 대해서 공론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다.
 
환자-의사-정부의 불신은 점차 극을 향해 가고, 중간에 끼어 있는 의사는 방어진료를 하고, 피해는 선량한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의사들도 이제는 머리 깎고 피켓 들고 단식하고 대규모 시위하는 블루컬러 노동자들처럼 특별히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 주장해도 전문가로 인정되지 못해서, 정부든 국민이든 의사들의 말을 듣지 않는, 결국 블루컬러 노동자와 같은 입장에 처해버린 지 오래되었으니 말이다.

어디서부터 이 불신의 고리를 풀어야할지 정말 난감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의사를 진정한 전문가집단으로 인정하고 중요한 조력자로 받아들아들여야 한다.
 
환자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를 장삿꾼이 아닌 봉사라는 책임을 가진 숭고한 직업인으로, 또 의사는 다시 환자에 대한 자신의 책임과 직업에 대한 깊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답답한 한국의 의료현실은 영국 등 외국의 심각해져버린 방어진료의 폐혜를 점차 답습하고 학습해 나가게 될 것이 매우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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