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지 간호사 인건비 지원 정책, 실효성 있나

한시적 사업에 그치지 말고, 인건비 높게 책정해야 효과 있을 것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정부가 의료취약지 내 의료기관에 간호인력 채용 유인을 위해 마련한 인건비 지원 정책이 실시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위한 시범사업을 4월부터 실시할 예정이지만, 시범사업은 3년간 한시적으로 진행돼 향후 사업이 끝난 후 지속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복지부와 병원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20일 간호사 처우개선과 인력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대책에는 야간근무 입원병동 간호사 수가 신설, 태움 등 인권침해 문제 해결, 간호인력 확대, 교대제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복지부는 상대적으로 경영여건이 어려운 의료취약지 내 의료기관에 간호인력 채용 유인을 위한 간호사 고용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최대 4인 간호사를 고용할 수 있는 실 고용비용을 건강보험재정 안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오는 4월부터 당장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해당 정책은 병원급 의료기관만 신청 가능하며, 요양병원이나 종합병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신청 가능한 지역은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7조제4호에 따른 의료취약지역이며, 기존의 간호사는 해당되지 않고, 새로 간호사를 고용해야 지원한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일단 시범사업은 3년으로 설정하고, 시범사업을 하면서 본사업으로 이어갈 것인지, 아예 폐지할 것인지 등을 정할 예정이다.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소병원협회 이송 회장은 "해당 정책을 일시적으로만 실시한다면 그 이후의 운영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원기간이 끝난다면 또 다시 이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 회장은 "사실상 간호사 고용 문제는 비용으로만 풀 수 없다. 지방의 경우 간호사뿐 아니라 의사나 의료기사들도 부족하다. 이것을 전부 비용 지원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로 해결해야 한다. 간호계를 설득해 간호사를 훨씬 더 늘려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밖의 대책들도 사실상 병원 경영에 있어서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십수년 전부터 간호 인력 부족을 이야기했다. 이제는 간호대 정원을 늘려 절대적인 부족수를 채우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도삼척의료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는 연세대 보건대학원 보건행정학과 서영준 교수는 간호사 임금을 민간병원보다 훨씬 더 많이 지급하지 않으면 해당 정책은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정부가 지금 문제를 잘못 짚은 것 같다. 의료취약지에 있는 병원들은 돈이 없어서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인들이 아예 취약지로 오지 않는 경우가 더 큰 이유"라고 했다. 서 교수는 "다만 비용을 대도시 민간병원 수준보다 뚜렷하게 높게 제공한다면, 간호사들이 취약지로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는 간호사 1인당 고용비용을 '통상적인 간호사 임금 수준 범위 내'로 설정했다.
 
간호협회는 해당 정책에 환영의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일시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간협 관계자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처음 실시할 때는 잠깐 하다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확대되고 있다"라며 "이번 정책도 본사업까지 이어지고,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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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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