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정책 대안 제시하는 임의단체 '미래한국의사회' 출범

선우재근·송병주·채종구 공동회장, 이용진 사무총장…회무 경험 있는 회원 90여명

송영길·전현희·김광수·이명수 의원, 이기일 국장 축사…"의료계와 정부, 국회가 충분한 소통을"

▲(왼쪽부터)미래한국의사회 송병주 선우재근 채종구 공동회장, 이용진 사무총장. 사진=미래한국의사회 김현송 총무부간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첫째 이제는 변해야 한다. 수많은 건강보험 정책이 논의되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둘째, 이제는 솔직해져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열린 마음과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이제 한걸음씩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걱정하는 의료계 리더를 중심으로 미래한국의사회를 만들었다. 의료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 중 한축을 맡고자 한다."

의료정책의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의사들의 임의단체인 미래한국의사회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비전선포식을 갖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미래한국의사회는 송병주, 선우재근, 채종구 등 3명이 공동회장을 맡는다. 회원은 전임 대한의사협회, 지역의사회, 대의원회 등에서 회무 경험이 있는 90여명으로 시작한다. 

미래한국의사회는 크게 건강보험 개선, 일차의료 강화, 남북의료 정책, 의료양극화, 안전한 의료환경, 노인의료대책, 미래 의료, 의료의 전문성 강화, 의료의 환경 개선 등 9가지 과제 개선에 나선다. [관련기사=]

이날 선재명 총무부회장이 사회를 맡았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전현희 의원, 민주평화당 사무총장 김광수 의원,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 등 국회의원 4인이 참석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의료계와 가장 접점이 많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과 강태경 연구조정실장, 경상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최상림 의장 등도 참석했다.
 
▲미래한국의사회 비전선포식 단체 사진 

채종구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계의 미래를 고뇌하는 의사들이 모여 미래한국 의사들의 소명을 다하고자 미래한국의사회라는 이름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라고 말했다.
 
채 회장은 “의학 수준이 눈부시게 발전함에 따라 국민들의 평균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한 의료서비스의 요구가 커져가고 있다”라며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는 국민들의 높아진 기대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의사와 환자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제도적 한계로 의료현장에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채 회장은 “의료계 각 지역과 직역에서 헌신하고 봉사하는 의사들과 함께 대한민국 의료제도가 올바른 의료방향을 가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대안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래한국의사회 송병주 공동회장은 “KMA 폴리시와 의료정책연구소에서 의료정책에 많이 연구하고 토론에 나서고 있다.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시위도 하고 성명서도 내고 여러 활동을 많이 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에 비해 현실은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회장은 “의료계에 공식적인 단체도 있고 여러 단체가 있지만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미래한국의사회가 출범해야 하는 시기적인 필요성이 부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미래한국의사회의 목표 및 방향성은 의료전문성 존중, 실천적 정책 대안, 의료정책 제안 존중, 의사회원 보호 등이다. 각 과별 임원, 현직 지역의사회, 중앙대의원 30명 등이 모였다. 전체 회원은 90명 정도 된다. 회원들이 좋은 정책 대안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설립하게 됐다”라고 했다.
 
송 회장은 “의료시스템이 선진국 수준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의료전문성이 존중받아야 한다. 변화되는 의료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실천적 정책 대안들이 제시되고 검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한국의사회는 회장단, 감사, 고문단, 상임운영위원회, 사무총장, 상임운영위원 등의 기구를 두고 산하에 정책위원회, 자문위원회, 조직위원회, 인재영입위원회 등의 조직을 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경상권, 충청권, 전라권 등으로 구분했다.
 
송 회장은 “미래한국의사회는 시작단계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정책 대안을 만들 예정이다. 대안적 의료가 국민 의료의 눈높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좋은 정책 대안을 만들어서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고 했다.
 
선우재근 공동회장은 “첫째 이제는 변해야 한다. 수많은 건강보험 정책이 논의되고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환자들과 의사들이 만나는 진료실에는 행복한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선우 회장은 “둘째, 이제는 솔직해져야 한다. 정부도 무늬만 보장성 강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을 멈추고 의료계도 왜 그런 정책들이 요구되고 왜 의사들이 원하는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지 않는지에 대해 서로 열린 마음과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선우 회장은 “셋째, 이제 한걸음씩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지난 20년간 현재 이 자리에 머물고 있다. 낡은 건강보험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 민간보험은 거대한 공룡처럼 활개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악법과 의료양극화를 위해 더 이상의 평화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나서고자 한다. 이제 우리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걱정하는 의료계 리더를 중심으로 미래한국의사회를 만들었다. 의료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 중 한축을 맡고자 한다”고 했다.
 
"단상에 머리 박는 것이 아닌 합리적인 의료정책 대안 제시 필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국가유공자로 지정돼야 한다. 공직에 있는 분들만이 아니라 공적으로 활동한 분들의 국가유공자 지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대한민국 의료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바이오프린터 기술이나 원격의료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국회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을 맡아 분당서울대병원장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 다녀보면서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실감하고 있다. 해당 국가 대통령도 한국과의 의료분야 협력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여러 가지 분야에서 항상 나타나는 것이 한국 의료에 대한 칭찬과 협력에 대한 의사표시다. 이런 의료수준을 위한 의사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라며 “앞으로 미래한국의사회가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문재인 케어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정책 조정을 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미래한국의사회가 의료의 미래를 열어가는 의료계에서도 가장 합리적이고 비전을 제시하는 모임으로 알고 찾아왔다. 요즘 의료계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도 의료계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택시업계에 대한 책임을 맡아서 대화를 하고 있다. 몇 차례 이상 대화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택시업계는 카풀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갈등이 풀리지는 않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는 돈독해졌다. 앞으로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이제는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합의가 이끌어지지 않을까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의료계가 처한 상황이나 정부에 대한 불만, 소외된 부분 등에 대해 안타깝고 힘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누군가 들어주고 누군가 합리적으로 풀어주려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정치권이나 정부는 의료계의 실상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 나서서 (정부와 국회를)이해시키고 소통하고 대화하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의사들이 합리적인 목소리를 대변하고 의료계의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소통해서 해결을 해나가는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틀림없이 해결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미래한국의사회가 미래의 한국의학계를 이끌어가길 바란다”라며 “미래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급격한 변화들이 다가오고 있다. 영상 판독을 인공지능(AI)이 대체하고 수술하는 의료용 로봇이 등장하는 등 급속하게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른 수가 인상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을 알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해보니 법안 심사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한의사협회장이라는 직역의 대표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협회장이) 단상에 머리를 들이박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잘못하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문제여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보건의료향상을 위해 의료계의 역할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해야 한다. 의료계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않으면 고립된다. 의료계가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라며 “정부와 싸울때는 싸우지만 협상 테이블에 끊임없이 설득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이런 과정들을 통해 보건복지부의 정책이나 입법이 함께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미래한국의사회가 중추의 역할을 하면서 의료계의 현안들을 올바로 파악하고 올바른 정책, 올바른 법안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 
한국당 이명수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근래에 각종 사건으로 환자가 의사를 걱정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국회에서 많은 이야기도 하고 노력하고 있다. 현 정부의 여러 가지 의료정책에 대해 고칠 건 고치고 받아들일 건 받아야 한다. 문제의식을 갖고 실질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의협이 정부를 상대로 진찰료 인상 30%를 해주지 않으면 정부와의 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의협의 말을 듣고 난 뒤에 국회도 나름대로 미리 알았다면 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의사들을 위한 것을 떠나 국민 전체 입장에서 바람직한 선택이 돼야한다. (진찰료 인상이) 10%든 20%든 타협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런 문제 의식을 갖고 앞으로 좋은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말씀을 주시면 의사편도 아니고 국민 전체 입장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 바로 처리할 것과 시간을 루고 처리할 것을 구분해서 추진하겠다”라며 “의사도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과 의사가 따로가 아닌, 양쪽이 대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복지부, 의료계와 정부 소통을 통해 바람직한 정책 대안 기대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 

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국장)은 “올바른 보건의료정책을 위해 발족한 미래한국의사회에 축하를 드린다. 국민의 건강은 물론 올바른 정책을 위해 의료의 전문성이 존중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계의 다양한 의견과 정부와의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 국장은 “미래한국의사회는 정책적 소통을 위해 각 직역에서 존경받는 분들이 만든 단체다. 정부 정책은 의료계와 함께 갈 때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와 소통을 통해 많은 정책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단체보다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정책 대안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의협이 창립한 이래 제일 큰 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의사의 안전 문제로 동료들이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앞으로는 이 문제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 의장은 “미래한국의사회는 전국 각지에서 내공이 강하고 훌륭한 분들이 많이 모여 기대가 크다. 근거 없는 비난보다는 건전한 비판 정책적인 대안을 통해 정부나 국회에서 정책 수립에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은 “전문직이 성장할 때 앞으로 소수의 인원으로 일을 할 수 없다. 보이고 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조직이 활동하고 이것이 모이면 커다란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안 소장은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후진국에서도 볼 수 있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압축성장에 갑자기 늘어난 의료수요를 감당하고 받아들이느라고 전문직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안전을 무시하고 노동강도 1위 구조를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그동안 발전하지 못해던 것들을 이제부터라도 발전시키고 복지부와 논의한다면 다른 나라에서 해오던 것들을 금방 깨우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몇 사람만으로 노력해선 안된다. 의료정책연구소는 물론 임의단체 등도 필요하다"라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회원들에게 필요한 정책 연구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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