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책임의료조직(ACO) 의료비 절감분 2조원, 미국 의료비의 0.05%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공급자에게 부담 가중시키는 방향, 국내 도입은 아직 실효성 확신할 수 없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미국의 책임의료조직(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ACO) 동향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비 지출과 질적 수준 개선을 동시에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가치기반 의료체계에 대한 관심 고조되고 있다. ACO 모형은 통합의료전달체계 내에서 의료비 절감과 동시에 의료서비스 질 개선을 달성하면 성과급을 지급하는 미국의 혁신적인 의료개혁 모형으로서,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관심이 제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령 1,2,3차 의료기관이 한 통합의료전달체계 안에 있는 가운데,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알맞는 곳에서 치료를 받도록 한다. 환자의 재원일수가 길지 않으면서 치료성과가 높으면 해당 의료기관들 전체에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방법이다. 

연구소는 “그간 국내에서 ACO에 대한 논의가 간헐적으로 이루어진 바 있으나, ACO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다룬 연구가 미흡했다. 이번에 ACO 모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측면을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기술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ACO는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센터(CMS)에서 고안한 메디케어 절감분 공유 프로그램(Medicare Shared Savings Program; MSSP)을 일컫는다. 

미국에서는 정책적 목표에 따라 시범사업 형태로 다양한 유형의 ACO 모형이 실행되고 있다. 의료공급자들은 ACO에 참여하기 위해 법에서 명시한 자격요건을 갖춰야 하고 보험자(대표적으로 CMS)와 통상 3-5년간의 계약을 체결한다. 

ACO 참여자들은 계약기간 내 매년 계약요건과 재정적‧질적 성과평가 결과를 토대로 CMS로부터 성과급을 지급받거나 손실된 비용을 CMS에 상환해야 한다. 

2018년 1월 기준 메디케어 ACO(MSSP ACO)의 수는 561개이며, ACO에 배정된 메디케어 수혜자는 약 1050만명이다. 2013년에 비해 2018년 ACO 수와 메디케어 수혜자 수가 약 2.5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소가 2017년 CMS 자료를 분석한 결과, ACO 참여 이후 의료비 총 절감분이 17억 1230만 달러(약2조원)였고, ACO 시행 초기에 비해 약 10억 달러(약1조1000억원)가 더 절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7년 미국 총 의료비 지출액 3조5000억달러(약40조원)의 약 0.0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한 472개 ACO 중 159개 ACO가 약 8억 달러를 성과급으로 지급받았으며, ACO 1개당 총 1000만 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하고, 약 500만 달러의 성과급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다.

보고서는 “용어는 생소하지만 ACO 개념은 최근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수십년간 미국 내 의료개혁 연장선상에서 다뤄져 왔던 여러 가지 정책 중 하나로서 정부 주도 시범사업 등을 통해 진화된 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 추진 과정 중에 의료공급자와 미국의사협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 왔다”라고 했다. 

보고서는 “최초 ACO 모형이 제안됐을 때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CMS에서는 혁신센터를 통해 모형을 업데이트 하고 CMS 재정을 고려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서경화 책임연구원은 “현재 CMS 메디케어 ACO는 CMS에서 정한 질적・재정적 목표수준이 명확하고 그 기준을 충족하면 운영성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ACO참여와 미참여집단 간 효과크기 비교결과가 없기 때문에 CMS의 자료만으로는 ACO에 대한 객관적인 효과를 측정하는 데 분명 한계가 있다”고 했다.

또한 “CMS에서 추구하는 ACO모형은 점차 의료공급자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ACO의 국내 도입가능성을 논의할 만큼 미국 내 실효성과 성공여부를 아직 확신할 수 없다”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ACO에 대한 정책방향과 성과를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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