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사 개원 허용한 '물리치료사 단독법' 반대한다…직종이기주의에 불과한 악법

[기고] 유진선 충청북도의사회 공보이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간호사 단독법안 발의 당시 모두가 예상했듯 역시 각 직역의 단독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엔 물리치료사 단독법안이다.

이달 7일 정의당 윤소하 의원에 의해 발의된 물리치료사 단독법안은 ‘의사, 치과의사의 지도’하에 동일 의료기관 내에서 시행하던 물리치료를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의 처방’에 의한 업무로 변경했다. 그동안 물리치료사의 지도권이 없는 한의사로부터의 처방에 의한 동일한 물리치료 업무도 시행하도록 했다. 물리치료 대상자에 대한 교육, 상담 등 일정수준 의료행위를 허용했고 나아가 물리치료사 단독 개업을 가능하도록 했다.  

1996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서 물리치료 업무는 국민건강에 위험성이 큰 만큼 의사를 배제한 채 독자적인 치료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다. 그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물리치료사 단독법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일부 국회의원이 헌법기관임을 이용해 일부 단체의 입장만 대변하는 법안을 또다시 발의한 것이다.

이번 법안은 처음으로 의료인이 아닌 의료기사 범주에 포함된 직역에서 발의됐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 즉, 환자의 치료행위에 있어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의 주도하에 시스템으로 운영되던 진료체계가 포용적 협력관계가 아닌 분산적 경쟁관계가 되도록 했다. 이는 환자 치료에 상당히 비효율적인 낭비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치위생사등 각 의료기사 직역에서도 우후죽순 이런 단독법안을 주장 할 가능성이 커진다. 자칫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대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이번 물리치료사 단독법은 국민건강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본다. 오히려 물리치료사의 직능이기주의에 함몰돼 현행 의료체계의 붕괴는 물론 국민에게 의료비 상승 및 노약자, 장애인을 비롯한 대다수의 환자들에게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특히 이 법안은 물리치료사만 물리치료업무를 독점하겠다는 극히 이기주의적인 발상에서 나은 대표적인 악법이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윤소하 의원은 의료계의 여러 우려에 진정한 경청과 소통을 거쳐 일부 직역만을 위한 잘못된 법안을 스스로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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