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회장 "11월 11일 총궐기대회, 의사 4만5000명 이상 참석하자"

옛 의협회관 옥상서 고공시위…의학회·전공의 총파업 참여 독려

"복지부, 하복부 초음파 급여화에 의협 빼고 개별학회 논의…의정합의 이행" 주문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31일 “의사들이 이제는 모두 들고 일어나야 한다. 의료를 멈춰서 의료를 살리자는 취지로 나서야 한다. 이번 11월 11일 오후 2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는 의약분업 때 동참했던 의사 4만 5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다.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이날 서울시 용산구에서 신축 공사 전의 옛 의협회관에서 고공시위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정부와 국회 등에 요구할 사항은 이미 발표했다. 13만 의사회원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 옛 의협회관은 13만 회원들의 장소다. 이제 의협 집행부는 기자회견을 종료하고 총궐기대회와 총파업을 위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선의 진료를 위해 나선 의사들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는 것은 잘못이다”라며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가지고 오진을 했다고 해서 의사의 인신을 구속한다면 의사들이 고난이도 진료를 할 수 없다. 의사를 상대로 합의금을 노린 형사소송이 난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회장은 11월 11일 오후 2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이어 총파업 준비를 시작한다. 최 회장은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 간 집행부 연석회의가 오늘 오후 7시에 있다. 또한 전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와 회의는 11월 3일 오전에 있다”라고 했다. 이어 “대한의학회 집행부와는 이미 사전에 많은 협의를 거쳤다. 의학회가 이사회를 통해 내린 결론을 오늘이나 내일 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총파업은 11월 10일 오전 11시~1시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을 비롯해 개원의협의회, 전공의협의회 등이 모인 확대 연석회의에서 결정한다. 

최 회장은 “의협 회장은 협회를 대표하고 회무를 총괄한다. 물론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는 회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강행할수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지역의 대표자 등을 통해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세계 어느 나라 의사들이나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일부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상 진료를 통해 긴급하고 응급을 위한 진료는 대부분 유지했고 그럴 것이다. 환자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가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최 회장은 수원구치소를 찾아 구속된 의사 3명 중 1명을 면회한다. 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의사동료들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한편, 최 회장은 최근 하복부 초음파 급여화 회의에서 복지부가 의협을 빼놓고 개별학회만 불러 논의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복지부에 합의 정신을 무시한 처사라는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라며 “의협은 이전(3600개 항목)의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을 2017년 문재인 케어라고 표현할 정도로 합의 정신을 존중했다. 이를 정부가 먼저 어긴다면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정부는 9.28 합의문에 타결한 포괄적 합의문을 이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계의 갈 길을 가겠다”라고 했다. 

최 회장은 9가지 요구사항이 담긴 최선의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단상들을 낭독했다. 불신 받으면서 진료 거부, 적절한 업무량, 진료비 정상화, 충분한 재정 투입, 심사평가체계 개편, 형사적 책임 면제, 건강보험 결정 시스템 개편, 의정합의 이행 여부 확인, 요구사항 관철을 위한 힘의 투쟁 등이다.  
 
[최선의 진료 환경 구축을 위한 단상(斷想)들]

의사의 본질적인 직업적 책무는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사실과 제안을 우리 사회, 우리 정부에 고한다.

- 다 음-

첫째, 우리 의료제도는 의사의 희생과 헌신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국가와 국민은 이 사실을 바로 알고 인정함으로써 현 의료제도 하에서 의사들이 건강보험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착각과 환상에서 벗어날 것을 제안한다.

대한민국 의사들에 대해 맹목적 비난과 악의적 음해와 증오심을 지니고 있는 자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한민국 의사들에게서 진료를 거부하라, 우리 의사들 역시 그런 불신을 받으며 진료하기를 거부한다.

우리 의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의해 유지되어 온 건강보험제도에, 더한 희생을 요구하는 건강보험제도를 꿈꾸고 있다면 이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할 자격이 정부와 국민에게 없고 우리 의사들은 더 이상의 희생은 거부한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사실상 우리 대한민국 의사들은 정치적, 사회적 ‘탄압’만을 받아 왔다. 우리 의사들은 허울 좋은 국민의 여론이나 정치인들과 관료들의 악담과 언론들의 악의적 보도를 무시하고 제 길을 갈 것을 결단할 것이다.
 
둘째, 의사의 업무량은 적절해야 한다. 의사가 과도한 업무를 해서는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없다. 의사의 업무량을 줄여, 한 사람의 환자에게 할애하는 시간과 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 

셋째, 이를 위해 진료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진료비의 정상화는 의사의 수입 증가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의사의 고용을 늘리고 의료기관의 인력을 늘리고 시설과 장비 투자를 위해 진료비의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해묵은 의사의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하지 말라. 만 번의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수는 있어도 사실과 진실은 엄존한다. 
넷째, 진료비의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 국가는 충분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진료비 정상화를 위한 국가 재정의 투입은 더 미룰 수 없다. 더 이상 의사들이 진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지금 이 시점에서 국가 재정의 대규모 투입이란 정치적 결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 건강을 위해 ‘돈’을 쓰라는 말이다. 

다섯째, 의사의 의학적 원칙에 따른 진료를 방해하는 급여기준과 심사기준, 심사평가체계의 근본적 개편과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말 의학적 원칙에 부합한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할 수 없으면 건강보험제도 자체를 없애라. 

여섯째, 의사의 의료 행위, 의학적 판단에 대해 고의성이 없는 한, 형사적 책임을 면제해야 한다. 민사 상 배상 판결이 이루어질 경우 그 비용은 국고나 건강보험료로 지급되어야 한다. 

일곱째, 건강보험정책을 결정하는 최상위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개편하여야 한다. 

여덟째, 지난 9.28. 의정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합의를 무색케 하는 작은 시도가 있었다. 합의문을 지킬 생각이 없으면 차제에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빠른 결별도 좋은 방법이다. 

아홉째, 마지막으로 말씀 드린다. 상기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 고지와 정책적 제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면, 의료계는 끝없는 대정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사실, 대한민국 의사들은 더 잃을 것도 없다. 힘으로 우리의 요구 사항을 관철 시키는, 힘의 투쟁을 결행할 것이다. 
이 대투쟁을 통해 아무 얻은 것도 없이 의료계가 막대한 피해만을 입는다고 해도 이 잘못된 의료제도가 종말을 고하게 된다면, 그것도 의료계 투쟁의 큰 성과가 될 것이다. 

2018.10.31.

대한의사협회 이촌동 회관에서,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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