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차관 “응급실 내원환자 감소세, 정부 대책으로 숨통 트일 것…끝까지 현장 지켜달라”

중증·응급질환 진료 제한, 필수의료 인력 부족에서 기인…“이송·전원으로 해결 가능, 응급의료 붕괴는 아냐”

군의관‧공보의, 빅5·상급종병에 집중 투입…지역의료 공백 우려에 “비대면 진료 활용해 지역의료 차질 없을 것”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이 최근 일부 응급의료기관의 진료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19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고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대책이 이어지고 있어 현장의 의료진들도 곧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차관은 상급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들의 중증·응급질환 지료 제한은 기존의 ‘필수의료 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중증·응급질환은 발생 빈도가 높지 않아 큰 문제는 아니라고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3일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세종 10동 공용브리핑실에서 ‘응급의료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감소로 응급실 내원환자 감소세…“응급의료 붕괴에 이르는 상황까지는 아냐”

이날 복지부가 발표한 응급실 내원환자 현황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내원환자가 1만 9783명으로 증가했다가 8월 넷째 주에는 1만 7701명으로 감소했고, 8월 다섯째 주에는 1만 6423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환자 증감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KTAS 4~5에 해당하는 경증과 비응급환자는 평시 8285명이었으나 8월 셋째 주에 8541명으로 증가했다가 8월 넷째 주에는 7566명으로 감소했고, 8월 다섯째 주에는 6967명으로 감소했다.

박 차관은 “최근 코로나19의 환자 감소세와 함께 응급실에 내원하는 전체 환자와 경증환자의 방문이 감소하고 있으나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증·응급환자들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증상이 경미한 경우 국민은 인근의 중소병원과 의원을 적극 이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현재 일부 의료기관은 의료진 이탈 등으로 대응 역량이 줄어들어 평시 진료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올해 2월 전공의 이탈로 비롯된 비상진료체계로 말미암아 발생한 상황으로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하나하나 귀 담아 듣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지자체, 의료기관들과 함께 응급의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추석 비상진료대책을 가동해 문 여는 병·의원 500개, 약국 1300여 개를 지정했고, 13개 시도는 단체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운영관리상황반 TF를 구성·운영하는 등 각 지자체들 또한 추석 연휴 응급의료에 어려움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박 차관은 “다만 일각에서 표현하는 것과 같은 응급의료 붕괴에 이르는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문 닫는 응급의료기관이 속출할 것이라는 일부 목소리가 있지만 추석 명절 비상응급대응 주간 동한 당직 병·의원 운영, 수가 인상 등의 대책을 통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응급실 총 의사 수 감소는 전공의 집단이탈 때문…군의관‧공보의‧진료지원 간호사로 인력 보강

복지부는 또 현재 병상을 축소 운영 중인 응급실은 전체 409개중 6.6%에 해당하는 27개소이며, 24시간 운영이 어려운 응급실은 3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9월 2일 기준 응급의료기관 병상은 5925개로 평시인 2월 첫째 주 6069개의 97.6%였다.

전체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 현황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총 2364명이었으며 8월 21일자 기준 총 1734명으로 평시 대비 73.4%였다.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 종류별로 따져보면,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1418명에서 1484명으로 66명 늘었는데, 특히 응급의학과가 아닌 타 과 전문의가 112명에서 161명으로 49명 늘었다.

레지던트는 591명에서 54명으로 537명 줄었고, 일반의 및 인턴은 243명에서 35명으로 188명 줄었다.

박 차관은 “전체 응급실 총 의사 수가 감소한 것은 2월 전공의 집단이탈에 따른 것으로 최근 상황 변화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의료기관은 이러한 인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군의관, 공보의 파견, 진료지원 간호사, 촉탁의 채용 등을 통해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의 부족으로 인한 중증·응급질환의 진료 제한, 필수의료 인력 부족에서 기인

이어 박 차관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과 지역응급의료센터의 후속 진료 가능 여부 분석 결과 27개 질환별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은 102개소로 평시 109개소 대비 7개소가 감소했다”며 “일각에서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응급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중증·응급질환의 수술·시술이 제한되는 곳이 많다는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응급의료센터 180개소의 집단행동 이전과 9월 2일 현재 기준 진료 가능 기관을 비교해 보면 흉부 대동맥 수술 평시에 72개소, 현재 69개소, 영유아 장중첩 및 장폐색 평시에 93개소, 현재 83개소, 영유아 내시경 평시 15개소, 현재 14개소, 산부인과 응급분만 평시 96개소, 현재 91개소였다.

박 차관은 “중증·응급질환의 진료 제한은 새로 발생한 문제라기보다는 필수의료 인력 부족에 기인한 구조적인 문제”라며 “27종 중증·응급질환의 경우 발생 빈도가 높지 않아 의료기관별로 모든 질환에 대응하지 않더라도 이송과 전원의 효율적인 운영은 가능하다. 다만, 현재 현장 피로도 증가로 인해 이러한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는 문제 최소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건국대 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이어 이대목동병원, 아주대병원도 일부 진료 제한

한편,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국대 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등 3곳은 현재 응급실을 단축 운영하고 있으나 운영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 역시 매주 수요일 야간 진료를 제한하지만 추석 연휴에는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응급실이 조속히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내일부터 강원대병원, 세종 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에 군의관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건국대 충주병원 운영 제한에 대비해 충북대병원에 군의관을, 충주의료원에 공보의를 배치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의료기관들의 진료 여건이 더 악화되지 않고 현재의 역량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진료를 제한하기로 한 아주대병원에 대해서는 “경기도에서 10억원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집행이 되려면 수일이 걸릴 것이다. 당장 인력 현황으로는 24시간 일주일 내내 응급실을 운영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주 1회 단축 운영하기로 한 것 같고, 병원 측은 최대한 신속하게 인력을 확보해 정상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박 차관은 “지자체도 지원하고 있지만 정부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해 나가고 있고, 아주대병원에는 내일부터 파견되는 군의관, 공보의 파견 대상으로 알고 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동원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통령 공공보건정책관은 “아주대병원의 진료 제한은 진료시간을 일부 단축해서 운영하는 형태가 아니고 매주 목요일 최고도 중증환자가 아니면 다른 환자는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경증환자 분산을 위해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보다 중증환자 중심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수가 개선 ▲군의관 등 대체인력 핀셋 지원 ▲4000개 이상의 당직 병‧의원 운영 ▲코로나19 발열 클리닉 운영 ▲순환당직제 등을 그 대책으로 제시했다.

박 차관은 “현재 응급의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기존 의료체계에서도 있었던 문제로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의료개혁의 목적이다. 정부는 응급을 포함한 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속도감 있게 의료개혁을 추진해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의료계에서도 특위 논의에 참여해 의대 증원을 포함한 개혁 과제에 합리적 대안을 제시한다면 열린 자세로 유연하게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차관은 의사들을 향해 “최근 코로나19로 응급실 과밀화가 심해져 업무도 많이 힘들었던 것으로 이해한다. 다만 환자 수도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정부의 추가적인 대책을 통해 조금 더 숨통을 트이며 일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끝까지 현장을 지켜주고 국민 건강을 지켜주시길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

공보의‧군의관, 빅5‧상급종병 위주로 배치…중증환자, 고난이도 환자 진료 역량 보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정부가 인력이 부족한 응급의료기관에 군의관, 공보의를 투입한다는 대책에 지역의료 백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의가 나왔다.

박 차관은 “공보의를 차출할 때 아무 조건 없이 차출하는 것이 아니고 지역의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 인근 지역의 공보의를 차출하고 있다.”며 “지역의료 특성상 지역 공보의가 담당하는 환자는 대부분 경증환자이다. 만약 약을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처방량을 늘린다든지, 비대면진료를 활용한다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의료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군의관, 공보의 투입은 2월부터 해오던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불편함이야 조금 있겠지만 크게 의료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군의관 공보의의 배치 기준과 계획을 묻는 질의에 정통령 공공보건정책관은 “규모가 큰 응급의료센터는 듀티(근무)당 최소한 2명 이상의 인원이 근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듀티당 1명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려면 5명 이상의 응급실 전담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총 10명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응급실 전담인력이 9명 이하인 23개 기관을 선정해 모니터링하고 하고 공보의, 군의관을 배치 지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 정책관은 “또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중증환자와 고난이도 환자의 진료 역량을 보전하기 위해 빅5 병원과 다른 상급종합병원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배치하고 있다”며 “향후 상급종합병원이 진료보조인력을 더 확충해 진료가 안정되면 지역의 중환자 치료가 문제가되는 기관을 중심으로 공보의, 군의관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응급 소아환자가 진료 거부로 의식불명에 빠진 사건 일명 ‘응급실 뺑뺑이’ 사건에 대한 정부의 신속한 대책을 묻는 질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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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차관은 “응급실 뺑뺑이라기보다는 응급실 미수용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응급실 미수용 현상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고 지난해에도 많은 보도가 있었다”며 “응급실 미수용은 의사인력 부족, 의료전달체계 등 근본적은 의료문제가 누적된 결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은 약 한 달 전인 8월 초에 있었던 사건으로, 적절하게 응급 이송이 안 된 것으로 파악한다. 전화를 11군데 정도 돌리면서 시간이 1시간 정도 지체된 것인데, 이송 지연된 것인지 질병 특성상 불가피했던 것인지 초기 대응 과정에서 개선한 점은 없었는지 의학적으로 세밀히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판단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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