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가열담배(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이코스(iQOS)가 일반담배만큼 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팀은 최근 아이코스의 건강 위험을 분석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hilip Morris International)이 아이코스를 위험저감담배제품(MRTP)으로 승인받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결과 아이코스에 노출된 쥐(rats)에서는 폐 염증과 면역조절에 대한 근거가 있었지만, 사람의 경우 일반담배에서 아이코스로 전환했을 때 폐 기능 개선이나 염증 감소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연구팀은 "PMI는 아이코스 단독 사용과 관련된 위해를 연구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러나 아이코스 사용자 간에 이중 또는 다중 사용이 중요한 사용 패턴이 될 것이다"면서 "PMI의 미국 기반 연구에서 참여자 4명 중 1명 가까이가 아이코스로 전환한 후에도 여전히 기존 담배를 사용하고 있었다. 국제적으로도 PMI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코스 사용자 중 최대 30%가 일반담배를 포함해 추가 담배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PMI 연구가 간접 흡연의 폐 건강 영향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도 꼬집었다.
연구팀은 "PMI는 연구 설계 및 분석 모두에서 이중 사용 및 간접 에어로졸 노출의 영향을 무시하고 있다. 또한 제시된 모든 사람 대상 연구에서 폐에 특이적인 염증이 측정되지 않았고, 추적 기간 측면에서 폐 기능에 대한 의미있는 연구도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폐와 관련된 측정과 장기적인 추적 관찰, 이중 사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중요한 갭을 무시하더라도 PMI 자체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코스는 유의한 폐 및 면역 독성과 관련있고, 이는 리얼월드(real-world) 사람 사용자의 일반담배 흡연과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이코스의 MRTP 승인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인 담배제품 과학자문위원회는 1월 아이코스가 담배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줄인다는 필립모리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아이코스 흡연이 일반담배를 계속 흡연하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6월 국내 판매 중인 가열담배의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 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타르 양이 가열담배에서 일반담배보다 높게 검출됐고, 가열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한국필립모리스는 "식약처 자체 분석결과에서도 가열담배 증기에 포함된 세계보건기구(WHO)가 기정한 9가지 유해물질이 일반담배에 비해 평균 약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러한 중요한 분석결과는 뒤로한 채, 타르 수치에만 초점을 맞춰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타르를 제외한 유해성분이 일반담배보다 적게 검출돼 덜 유해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담배 유해성은 흡연기간, 흡연량 뿐만 아니라 흡입횟수, 흡입깊이 등 흡연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일반담배와 궐련형전자담배의 유해성분 함유량을 단순 비교해 어느 제품이 덜 유해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1일 식약처의 가열담배 유해성 분석결과에 대해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한편 아이코스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국내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PMI가 9월 투자자 모임에서 발표한 따르면, 2018년 8월 기준 한국인 아이코스 사용자 수는 113만 6000명이고, 아이코스 전환율은 59% 수준이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