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 개원의사회-학회 입장차 뚜렷 "경증 질환 확대" vs "경증 질환 재분류부터"

개원의사회 "업코딩 방지하고 가정의학과 편법 진료·만성질환 장기 처방 제한해야"

학회 "1,2차 의료기관에서 치료 안될 수 있고 일부 중증 질환은 경증 질환으로 잘못 분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9월 4일 보건복지부의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 발표 이후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를 중심으로 각 의사단체가 이해득실에 따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21일 각 진료과별 일부 의사회와 학회가 제출한 의견을 보면, 개원의사회는 경증 질환을 확대하고 상급종합병원의 진료시 더욱 패널티를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의사들이 많이 속해있는 학회는 경증 질환을 재분류하고 경증질환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예외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회, 경증 질환 확대하고 장기처방 방지를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앞서 경증 질환을 다른 코드로 바꾸는 업코딩 방지대책이 필요하다. 진료의뢰를 받은 의사가 환자의 중증질환 여부를 결정할 때는 사유와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며, 해당 진료를 본 교수가 해당 상병과 근거를 입력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경증질환 지정을 확대해야 한다. 경증기준과 합리적인 판정을 위해 개원의가 과반수 이상 참여하는 경증질환 판정및 평가(추적관찰)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 

상급종합병원의 만성질환자에 대한 장기 처방을 제한해야 한다. 현재의 의료전달체계를 2단계 과정에서 3단계로 변경해야 한다. 

정부대책으로 인해 종합병원으로 환자이동(풍선효과)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종합병원 외래로의 환자이동을 방지하기 위해 종합병원(300병상 이상)도 경증질환 외래진료의 종별가산율 적용을 없애야 한다. 

의료기관간 진료정보교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새로운 설비 투자와 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비용 지원 대책을 마련한 후에 시행해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의 무리한 의뢰서 작성요구를 예방하고, 환자와 의료진의 불필요한 마찰을 막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포스터제작과 TV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해야 한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 경증환자가 본인이 직접 상종을 선택한 경우, 의사의 의견에 반해 상급종합병원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진료비, 검사비, 치료비 모두 100% 본인 부담해야 한다. 

2차 중소병원 이용의 활성화를 위해 1-2-3차를 모두 경유해 진료하고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 진료비 할인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 외래진료 시에 심층진찰을 강화하고 일정 수 이상의 진료한다면 디스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상급종합병원의 경증환자 진료제한으로 인한 병원의 손실은 부적절한 수입증가분을 정상화하는 것이므로 보상 기전이 필요 없다. 경증환자 진료제한으로 인한 재정지출의 절감은 1차의 료기관의 경쟁력 강화에 투입돼야 한다. 

단순히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종합병원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보다 중증종합병원은 중증환자비율이 50~60% 이상인 상급종합병원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을 막으려면 1차 의료기관의 기능을 확대해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대신하도록 해야 한다. 경증환자의 처치나 수술을 1차의 료기관에서 이뤄지게 해야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방문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처치나 수술과 관련된 설비 등의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혜택 등 1차 의료기관의 강화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단순한 환자 선택에 의한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어렵도록 하고, 의원급기관에서 회송환자 진료에 제한이 없도록 세심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진료의뢰서 작성, 회신서 작성을 제외한 추가적인 업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진료의뢰서 외에 심평원 사이트에 의뢰내용을 추가 입력하거나, 회송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재진료를 위한 전화 예약 등의 추가 업무가 늘어나면 진료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 

가정의학과를 통한 상급종합병원 이용등의 편법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중장기 개편방안에서 외과계의원의 입원실 폐쇄는 반대한다. 각 진료과마다 경증 질환 차이가 있는데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새로운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원가이하의 건강보험 저수가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향후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효율성 못지않게 진료과별로 종별의 차이에 따른 역할의 다양성들이 세심하게 배려돼 적절한 자원의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유발될 갈등에 대해서는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학회, 중증질환 재분류하고 예외 규정 마련해야   

대한당뇨병학회 상병명만으로 중증도를 판정할 수 없다. 질병을 배우는 것과 상병명 체계가 일치하지 않는데, 상병명 체계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질병의 빈도가 많다는 이유로 경증질환이라고 할 수 없다. 당뇨병을 무조건 경증질환이라고 할 수 없다. 

당뇨병 치료에서는 물적 자원보다는 인적 자원이 중요하다. 종별보다는 의사 자격별(진료과, 전문의, 분과전문의 유무) 구분이 중요하다. 이 부분이 보장된 후에 의사-병원 간 의뢰가 가능하다. 

의사에게만 의료전달 문제의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국민의 정서를 고려했을 때 의뢰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고, 본인 부담을 늘리게 되면 해당 의료진에게 컴플레인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확한 중증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질병 코드를 만들고, 여기에 따라 진찰료로 차등화해야 한다.

병원별 진료정보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각 기관 의료정보의 정확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대한신경과학회 현재의 중증질환 분류체계는 객관적인 학술적 근거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보다 현재의 왜곡된 진료체계를 단순 반영한 것이다. 특히 중증도가 높고 많은 자원과 임상경험을 필요로 해서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진료가 필요한 급성 뇌졸중이나 난치성 질환들이 현재의 질병분류체계의 문제점으로 인해 경증으로 분류되는 것은 필히 수정돼야 한다.  

대한신경외과학회 합리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경증질환의 분류가 먼저 확립돼야 한다. 

의료현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환자의 요구에 의한 의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환자에게 부담을 부과한면 진료의뢰와 관련된 환자의 불만을 의사가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등 문제가 심각할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경증질환 환자를 보는 경우 가산료를 없애는 계획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경증질환 환자를 진료하면 손해를 보도록 구조를 설계한다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는 병원은 불공정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질환은 질환별명으로 중증도를 나누는 것은 불가하다. 경증질환이라고 하더라도 1차, 2차 의료기관에서 치료한 후 개선이 없다면 의사의 진단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전원이 가능해야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형외과적으로 경증질환이라도 1,2차에서 처치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처치를 했더라도 합병증이 재발한다면 상급의료기관에서 처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에 1, 2차 의료기관 의사의 판단에 의해 전원되는 환자는 평가에서 제외해야 한다. 

대한안과학회 현재 상급종합병원에서는 개인병원에서 의뢰된 고령 및 다양한 전신적 문제를 가진 환자들에 대해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의 조건과 상관없이 백내장 수술은 포괄수가제 적용을 받아 모두 중증도 C군에 해당돼 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금지하거나 규제하면 천식이나 치매, 파킨슨 질환 등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왔던 환자들조차 개인의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로 인해 환자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을 일괄적으로 입원환자 중증도 C군으로 분류하지 않고 환자의 기왕력에 따라 중증도를 세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고난이도 수술 및 치료가 아닌 경우 이를 해결해야 할 종합병원, 전문병원, 일부 1차의료기관의 질적 향상 및 표준화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유도할 재정지원이 있어야 한다.

의뢰 초진시 에는 중증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중증도 감별을 위한 초진과 첫 번째 재진시는 가산금 차등에서 제외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증 환자가 동반한 다른 경증질환으로 진료 및 치료시 가산금 차등은 부적절하다. 

경증질환이라 하더라도 일차의료기관에서 의학적인 판단에 의해 의뢰된다면 상급종합병원 평가기준에서 제외해 환자 및 상급종합병원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 1차의료기관에서 치료에 실패한 경우,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경우 등이 해당한다.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 선택 제한을 무시하고 내원하면 의사의 진료거부권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환자를 1차의료기관으로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또한 진료정보교류사업을 통해 환자를 보내는 경우에 권역내 특정 병원으로 의뢰하는 등의 전원의료기관 사이에 담합이 가능하다.  

경증 질환 진료를 제한하면 경증수술이나 다빈도 경증 질환에 대한 전공의와 의과대학학생 실습 교육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한재활의학회 전문과별 특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재활의료에서 급성기재활을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재활의료전달체계의 한 축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 재활의학과 진료에 대해서는 상급종합병원 예외경로 항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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