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 국민 70%가 찬성

국민건강권 위해 의료인력과 시설 투자에도 87.5% 국민이 동의

국민들, 건보료 인상은 반대하지만 건강세 부과는 찬성

사진 : 서울의대 윤영호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국민 87.5%가 국민건강권을 위해 의료인력과 시설 등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의료인력 공공성을 위해 국가가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원하는 것 또한 국민 70%가 동의했다.
 
서울의대 윤영호 교수는 21일 열린 한국건강학회 창립총회에서 실시한 정책토론회에서 '건강권, 국민들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 발표하며, 국민들이 건강민주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지난 4월부터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의 1200명을 일대일 가구방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국민 87.5%는 정부가 의료인력과 시설을 지원해 의료의 질 관리를 주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전공의 수련비용 또한 69.8%가 정부가 지원하는 것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 인력지원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답변이 의외로 높았다"며 "서울대병원이 2년 전 실시한 조사에서도 국민 75%가 전공의 인건비를 정부가 투자하는데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국가가 전공의 양성을 지원한다면 공공성 인식을 갖게 될 것이며, 필수분야와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기피과인 외과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교수들 또한 국가지원이 있다면 진료보다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미래지향적으로 검토해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국 이기일 국장은 발표 이후 진행한 토론회에서 "전공의 지원과 관련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를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또한 윤 교수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90%는 의료의 남용과 과용 감소를 줄이기 위해 환자의 책임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건강보험료 인상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환자의 참여와 책임 범위를 묻자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답한 국민이 88.8%였으며, 의료기관의 질적 향상을 위한 환자의 기관평가 등에 참여해야 한다는 답변이 87.7%, 환자의 진료과정에서 과용과 남용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답한 국민은 84.5%였다.
 
의료기관 과이용의 자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80.7%에 달했으며, 외래·입원과 검사 등 예약부도 예방을 위한 예약금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75.1%가 찬성했다.
 

윤 교수는 "건강보험료 인상에는 63.3%의 국민이 반대했으나, 음주와 비만을 유발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건강세는 71.6% 국민이 찬성했다"며 "영국과 멕시코, 프랑스 등은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나 탄산음료에 '설탕세'를 부과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설탕세 부과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사 결과, 개인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가족이 49.4%로 가장 높았지만, 대충매체와 인터넷이 22.2%로 그 뒤를 이었다.
 
윤 교수는 "정부·국가의 영향은 13.4%로 3위를 차지해 대중매체와 인터넷보다 낮았다"며 "사실상 국가가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쳐야 함에도 대중매체가 영향력이 높은 상황이다. 대중매체의 경우 잘못된 지식 등 위험 노출이 있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 윤 교수는 건강습관 영향요인 평가 조사 결과, 대중매체 내 흡연장면이나 주류 광고, 먹방 식청 등에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한 국민이 절반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와 관련해 정부의 정책은 없는 상황이지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주일간의 건강습관 위험요인에 대한 노출 경험을 살펴본 결과, 식품광고 (73.2%), 먹방시청(70.8%)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주류광고가 56.1%, 대중매체 내 흡연장면이 36.6%로 가장 낮았다"며 "이중 소득이 높아질수록 노출 경험이 많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먹방 시청의 경우는 20대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건강습관 위험요인에 대한 노출이 건강습관에 영향을 주는지를 조사한 결과, 먹방 시청은 64.2%, 식품광고는 60.3%가 건강습관에 영향을 주며, 주류광고가 44.2%, 대중매체 내 흡연장면은 39.1%가 건강습관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한 규제 필요성의 경우 조사항목들과는 상반된 ‘대중매체 내 흡연장면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72.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주류광고가 63.3%, 먹방시청이 51.4%, 식품광고가 43.6%정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윤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건강권과 건강민주화, 건강위험노출에 대한 규제, 건강세 부과 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고려해 정책방향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가와 기업, 지자체, 개인은 건강공동체를 구성해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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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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