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에 머무른 의협, 대표의 역할은 ‘책임’에서 시작된다

[칼럼] 주예찬 비뇨의학과 전문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지난 22일, 대한의학회(의학회)와 한국의대학장협의회(KAMC)가 여야 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었다. 정부의 진정성 결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협의체 구성이 또 다른 ‘졸속 합의’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의학회는 내부 반발로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고, 박단 위원장과 야당 측도 불참을 선언했다. 정부 역시 협의체 구성의 전제 조건인 ‘의대생 휴학 승인’을 거부하면서 논의가 무산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더 큰 논란은 대한의사협회의 입장 발표에 있었다. 의사협회는 의학회와 사전 협의가 있었다고 밝히며,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응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의사협회는 명실공히 의사들을 대표하는 핵심 단체로, 이번 사태에서도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위치에 있다. 올해 초 윤석열 정부에서 일으킨 ‘의료 농단 사태’에 대해 이필수 전 회장은 책임감을 표명하며 사퇴했다. 그 후임으로 당선된 임현택 회장은 ‘압도적 성과’를 약속했고, 의대 정원 증원 반대와 필수 의료 패키지의 백지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수는 ‘졸속 합의’로 이어질 가능성에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일부는 대화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고 찬성의 뜻을 표명했다. 다수가 맞을 가능성이 크지만, 소수 의견 역시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의사협회의 입장이다. 협의체 구성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면 의학회와 KAMC의 참여를 반대했어야 했으며,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직접 참여해 의지를 표명했어야 한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참여도 반대도 아닌 ‘응원’이라는 중립적 입장을 택함으로써 협의체 구성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협의체가 필요하다면 협회가 주도해야 하며, 필요 없다면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어야 할 것이다.

의협 조현근 대의원이 주장한 ‘지도부 공백 상태’라는 지적은 이런 상황을 더욱 부각한다. 탄핵안 발의를 위한 동의는 불과 3일 만에 103명의 대의원이 서명하면서 이뤄졌다. 임현택 회장의 탄핵 여부를 결정할 임시 총회는 11월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안 통과시 발생할 혼란을 걱정하는 의사회원들이 많다. 의사협회가 리더십을 발휘해 이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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