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제약회사의 의학부는 신약의 가치를 증명하는 핵심 부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한국제약의학회는 18일 '메디칼어페어(의학부) 서밋'을 개최하고 제약회사 내 의학부가 신약 개발과 론칭, 임상 근거 생성, 학술 커뮤니케이션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 살펴봤다.
이날 다이이찌산쿄 고형문 이사와 노바티스 김영임 상무, 암젠코리아 이승재 이사 등은 각 회사의 성공적인 신약 출시와 임상 전략을 소개하며, 의학부가 기여한 구체적인 사례를 발표했다.
다이이찌산쿄, 기존 의학부의 틀을 깨다…의학·약가·마케팅·영업 4개 팀을 '하나로'
먼저 고형문 이사는 다이이찌산쿄 신약 론칭 과정에서 의학부가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대표적인 사례로 항체·약물 결합체(ADC) '엔허투(ENHERTU)'를 소개했다. 엔허투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세포독성 항암제를 항체에 결합해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높은 항암 효과를 보여주는 혁신적인 약물로, 현재 다이이찌산쿄의 대표 항암제로 자리 잡았다.
앞서 다이이찌산쿄는 순환기 개발 전문 회사에서 항암제 개발 전문 회사로 새출발한다고 선언했다. 다이이찌산쿄는 2019년 항암 사업을 시작했지만, 회사 내 항암과 관련한 네트워크, 인력, 인프라 등이 부족했다. 이에 의학부, 약가팀, 마케팅팀, 영업팅 등을 하나로 묶은 조직을 구성했다.
고 이사는 "좋은 항암제가 있지만 이를 어떻게 출시할지, 온콜로지 비즈니스에서 리더십을 어떻게 가질지 등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다른 회사가 하는 방식대로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차별점을 가진 획기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다. 신약 론칭에 있어 의학부, 약가팀, 마케팅팀, 영업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 회사는 팀이 나뉘어 있는데, 부서 간 협력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이이찌산쿄는 4개의 부서를 하나의 리더십으로 묶었다. 하나의 리더십으로 구성된 다이이찌산쿄의 의학부는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부서 간 협업이 수월하며, 조직 내 리소스 유연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는 것이 고 이사의 설명이다.
고 이사는 "하나의 의학부를 만들었지만, 마케팅과 영업 등은 레귤러 타임라인을 기준으로 온보딩(On-boarding)하기 때문에 디벨롭 기간에는 항암 사업을 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에 다이이찌산쿄는 기본적으로 허가받기 3년 전 온보딩하는 것을 일종의 프레임워크(Framework)로 만들었다. 항암 분야의 전문성을 갖기 위해 일차의료와 리더십을 분리했다"고 언급했다.
신약 개발, 마케팅에 중요한 메디컬 인사이트, 양질의 데이터 얻으려면? '프로빙'
김영임 상무는 노바티스가 의료진과의 소통을 통해 얻은 '의료 통찰력(medical insight)'을 신약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설명하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상무에 따르면 의료 통찰력은 ▲환자 통찰력 ▲고객 통찰력 ▲임상적 통찰력 ▲시장 통찰력 ▲브랜드 통찰력 ▲가치 통찰력 등이 있다. 김 상무는 이중 고객 통찰력과 임상적 통찰력을 강조하며, 회사가 원해는 전략에 사용할 수 있도록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관찰(Observation)과 통찰력(Insight)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학부가 주로 확인해야 하는 것은 고객과 임상적 인사이트다. 인사이트를 가지고 오더라고 실제 회사에서 원하는 대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사이트를 전략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인사이트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전달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여기서 중요한 건 관찰과 통찰력을 구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관찰은 날 것 그대로의 데이터"라며 "의료진이 말한 것 그대로를 받아 써서 가져온 것이다. 이 데이터도 굉장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보고 들은 것에 대한 깊은 해석과 이해가 필요하다. 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상무는 통찰력을 얻는 과정에서 '프로빙(probind)'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는 양이 많고 구조화되지 않은 만큼 ▲임상적 데이터 누락 확인 ▲방대한 데이터 처리 ▲편견 최소화 ▲실행 가능한 다음 단계 도출 ▲효과적인 보고서 작성 등 총 5단계로 구성된 통찰력 생성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상무는 "예를 들어 팀원이 인사이트를 가져왔지만, 회사에 필요한 임상적 내용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시스템상의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인사이트를 잘 수집해도 양이 너무 많이 수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라며 "이 때문에 데이터를 받으면 패턴을 파악하고, 그래프를 만들고 인사이트를 찾고, 리포트를 만드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 설문조사다. 이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의 어려움을 모두 없애고, 시간을 단축하는 장점이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AI를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AI의 경우 수많은 샘플이 있어야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만큼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로컬 데이터를 활용한 증거 생성의 중요성
암젠코리아 이승재 이사는 각 국가별(로컬)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증거 생성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국가 데이터를 좋은 에비던스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Gap)를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 이사는 "현재 상황에서 원하는 상황까지 가려면 어떤 증거가 필요한지 식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 전략과 증거 생성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국가의 질병 현황, 의료진과 환자의 통찰력, 규제 고려사항뿐 아니라 글로벌 의료 전략 등을 활용한 갭 분석이 필요하다"라며 "증거를 생성하는 데 있어 ▲등록 ▲사용 ▲가치와 접근성 등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가 보여줘야 할 데이터가 필요한 시점은 너무 빠르다"며 CDM(Common Data Model)과 같은 데이터 모델을 활용해 빠르고 신뢰 있는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블루프린트 프레임워크'를 언급하며 글로벌 역량 프레임워크 활용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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