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대학도 외면” 의대증원 논의서 배제된 의대생의 호소

의대생협회 김건민 비대위원장 “정부, 교육 질 전혀 신경 안 써…피교육자인 의대생 의견 전할 자리 마련해달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보건복지부도, 교육부도 의대증원 추진 과정에서 피교육자인 의대생의 의견은 전혀 듣지 않았다.”
 
26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김건민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순천향의대 본과 3학년)은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의대증원 결정 과정에서 정작 당사자라고 볼 수 있는 의대생들의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1월 의대생들과 간담회 일정을 잡았다가 두 차례나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교육부는 아예 의대생들에게 의견 수렴을 위한 연락조차 없었다고 한다.
 
의대생들은 의대증원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의대협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현재도 강의실 공간이 충분치 않아 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못하거나 카데바 부족으로 실습에 어려움을 겪는 의대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부터 2000명을 증원할 경우 의학 교육 질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의대생들의 입장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할 기회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의대증원은 교육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교육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건 교육 제공자가 아니라 피교육자인 학생”이라며 “그런데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조치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의 의견은 듣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정부가) 의대증원 정책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하는지 의문”이라며 “교육부는 만나자는 제안조차 없었는데, 교육을 총괄하는 국가 기관에서 교육의 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정부가 진행한 대학들 대상 수요 조사에선 2025학년도부터 2000명 이상, 2030년까지는 4000여 명 가까이 의대증원을 희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수요 조사도 의대생들의 목소리는 배제된 채 각 대학 총장, 재단 등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22일 의대가 설치된 전국 40개 대학에 3월 4일까지 의대증원 희망 규모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대학별 2025학년도 의대정원을 확정 짓기 위한 절차다.
 
김 위원장은 “교육의 질을 가장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건 현장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라며 “교육 제공자들끼리 탁상공론을 할 게 아니라 희망 증원 규모 제출에 앞서 대학들이 학생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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