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자화자찬 우려 확진자 대만 100배...백신 정치적 접근 위험"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의협 방문...의료계 K-방역 우려점 지적

사진 =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국민의힘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의료계가 전문가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K-방역을 추진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특히 백신 접종은 정치적으로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 의학적·과학적으로 접근해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종배·송언석·성일종·김예령 의원은 15일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해 의협 최대집 회장, 박홍준 부회장(서울시의사회장), 방상혁 상근부회장, 최재욱 국민건강보호위원회 과학검증위원장, 김대하 홍보이사 겸 대변인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지금처럼 사태가 악화됐다"면서 "전세계 코로나 대처 모범인듯 K-방역을 홍보했으나 사실상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다른 나라는 의료기관 등 전문가 중심으로 예측, 평가해왔으나, 우리나라는 전문가 목소리를 외면하고 정치적으로 접근하면서 현재 자영업자, 중소상인들이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의료계의 과학적, 전문적 조언을 참고해야 한다. 우리나라 상황이 호전될 수 있도록 야당으로서 의협을 방문, 정부에 적극적으로 의료계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국민들의 자발적 노력과 의료진들의 헌신을 통해 코로나19의 크고작은 위기를 극복하고 있으나, 1년이 지난 지금 국민적 피로감, 우울감, 신체·정신적 소진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시 의협은 중국으로부터 입국제한조치 등을 수차례 정부에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코로나19 전담-비전담 이원화를 통해 비코로나19 환자의 진료권 확보, 병상 확대 등 중장기적 대안 마련을 촉구했으나 이역시 거부됐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의료계 제안을 무시한 것은 물론, 지난해 여름 의료계와 협의 없이 공공의대 신설, 의료정원 확대 등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고 밀어붙이려고 했다. 이후 의료계 파업 투쟁까지 벌어졌고 여당은 지속적으로 보복성 법안을 쏟아내면서 3차 유행까지 발생한 것"이라며 "백신에 대해서도 면역효과, 안전성 등의 우려가 있는만큼 높은 수준의 백신접종 대비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질병청에 권고문을 보냈고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국힘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백신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함께 전문성 있는 K-방역을 위해서라도 보건복지부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왔다.

의협 방상혁 부회장은 "K-방역을 홍보하기 전에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7만 1000명, 사망자는 1217명에 달한다. 반면 비교 가능한 대상인 대만의 경우 확진자 수가 842명에 불과해 우리나라와 100배 차이가 난다"면서 "이런 성적표를 들고 K-방역을 자랑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보건복지부의 보건과 복지가 분리돼 의료에 대한 이해가 있는 분이 보건부장관을 맡아야 한다. 국힘에서 심도있게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재욱 과학검증위원장도 정부의 K-방역을 자화자찬을 비판하면서, "지금이라도 의료계의 조언을 들어서 근본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특히 백신접종은 신속하고 빠르게 대규모 접종을 해야만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는데, 질병청에서 접종에 대한 거버넌스 관리, 접종 절차와 방안 등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투명한 행정, 열린 행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다. 즉각 피해보상심의위원회 등 거버넌스 대표로 민간 의료계 대표가 참여해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준 부회장 역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정치적 목표를 세우고 밀어붙이기식으로 하는 것이다. 백신 접종은 반드시 의학적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백신 접종은 의사들이 하는 것이므로 사고나 부작용이 나지 않도록 프로토콜을 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적정 예산을 확보하고 원칙을 준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 같은 제언에 공감하면서 "낙관론으로 일관하다가 3차 유행까지 발생했다. 백신이 대두되니 정부가 금방 접종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백신 생산량과 공급, 접종체계, 부작용관리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정치적 목소리를 주류로 귀기울이기 때문이다. 의협에서라도 과학적인, 의학적인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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