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응급실 파행, 정부 인식에 '경악'…응급의학의사회 "응급의학과 폐과의 길로"

정책실패·의료붕괴, 이번 사태 여파 최소 2~3년 지속…정부, 전공의 7대 요구안 조건 없이 수용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으로 속초의료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등이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 가운데 응급의학과의사들이 정부의 현실 인식에 절망감을 표했다.

22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파행과 붕괴를 앞둔 응급의료 위기와 정부가 촉발한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이대로 잘못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응급의학과는 폐과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며, "남아있는 응급의학 의사들도 준법 투쟁과 자발적 사직, 개업지원을 통해 무한 버티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매번 문제없다 또는 대책이 있다며 지금껏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무책임함과 무능력함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지금껏 현장을 지켜오던 응급의료진들이 탈진해 이탈하고 응급실이 파행 운영되는 상황인데도 우려할 문제가 아니라는 현실 인식은 절망감을 넘어 이제는 포기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일부 병원 응급실이 운영을 중단한 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보건복지부가 응급의학 전문의가 부족할 경우 다른 과 의사들이 당직을 서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무지의 소산"이라며 "응급실은 그냥 머릿수만 채워 놓으면 돌아가는 곳이 아니다. 다른 과 전문의의 응급실 돌려 막기는 응급의료의 질 저하뿐 아니라 파견과의 역량 저하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병원 전체의 몰락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강제 사직처리와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을 강요하는 데 대해 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응급의료를 전공하던 대다수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다른 병원 상급 연차나 9월턴으로 지원하는 인원은 더욱 없을 것이다. 내년 신규 지원도 극소수일 것인 만큼 향후 응급의학과는 축소 소멸의 길로 접어들게 될"이라며 "정부가 바라는 의료개혁은 실체가 없고 1조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 부었지만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다. 이제 최소 2년의 의료붕괴가 확정됐고 이전으로 회복은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비대위는 "전공의 7월시점 강제사직절차와 9월턴 모집을 통한 갈라치기를 즉각 중단하고, 전공의들의 복귀를 원한다면 먼저 전공의 7대 요구안을 조건없이 수용하라. 2025년 의대증원이 왜 논의 불가이고 2026년은 어째서 가능한지 그 이유를 정확히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어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돌아올 유일한 방법은 응급의학과의 가치를 회복하는 방법밖에 없다.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수련, 근무환경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응급의학과는 폐과의 길로 가게 된다"라며 "우리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최소 2-3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언젠가 전공의들이 다시 선택할 수 있을만한 올바른 응급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최선의 노력과 함께, 준법투쟁과 업무량 조절, 자발적 사직과 개업지원을 통한 무한버티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묵묵히 싸게 오래 일하던 전공의가 없으면 유지되기 어려웠던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그 자체로 비정상적이며 절대 지속가능하지 않다. 정부가 의료계를 진정한 의료개혁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것이 해결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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