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클라우드EMR이 AI·유전체·PHR 등 신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학 플랫폼으로"
[헬스케어 CEO·MD 인터뷰] 장동진 에이치디정션 대표, 하반기 '트루닥' 출시해 2년 이내 1000개 의료기관 가입 목표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원급 의료기관의 클라우드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의무기록) 시장에 또 하나의 도전장을 내미는 기업이 탄생했다. 바로 지난해 네이버의 투자를 받고 올해 하반기 ‘트루닥(Truedoc)’이라는 EMR 상품을 출시할 예정인 에이치디정션(HDJunction)이다.
에이치디정션 장동진 대표(여의도성모병원 안과 연구교수)는 “에이치디정션은 진료현장에서 의사들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진료를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회사다. 이를 이룰 때 자연스럽게 다양한 서비스의 연계가 이뤄지고, 헬스케어 ICT 시장이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창업 취지를 밝혔다.
에이치디정션은 2017년 1월 설립해 2020년 9월 네이버 주식회사와 시너지IB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올해 3월에는 가톨릭중앙의료원 EMR 회사인 평화이즈로부터 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하반기 EMR ‘트루닥’의 출시와 동시에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일차의료기관 EMR 보급에 우선순위를 두고 출시 준비를 앞두고 사전등록 신청을 받고 있다.
장 대표는 “먼저 에이치디정션이 EMR을 중심으로 한 회사기는 하지만 스스로를 ‘정보의학 플랫폼 회사’ 라 정의하고 있다"라며 "제대로 된 EMR이 클라우드로 구현됐을 때 의사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새로운 기술에 접근하는 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의료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로부터 최근 여러 회사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의원급 EMR 시장에 뛰어든 이유와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왜 EMR인가…새로운 의료기술 등장, 변화는 EMR에서부터 출발
-EMR 회사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디서 기회를 발견하고 어떻게 준비해온 것인가.
먼저 에이치디정션이 EMR을 중심으로 한 회사이긴 하지만 스스로를 ‘정보의학 플랫폼 회사’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의학이 정보의학으로 바뀔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의사가 정보의학을 펼치기 위해서는 진료 환경을 둘러싼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출발은 EMR에서부터라고 생각해 EMR을 개발하게 됐다.
외국계 제약회사인 한국엘러간 의학부에서 근무하던 중 KSPM(한국제약의학회) 월례 집담회에서 아주의대 의료정보학교실 박래웅 교수님이 CDM(Common Data Model, 공통데이터모델)을 소개하는 것을 듣고 강한 충격을 받았다. 의학지식의 생산 방법론이 전통적인 형태의 임상시험에서 리얼월드데이터와 리얼월드에비던스(RWD·RWE)로 넘어갈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후 2017년 DIA(Drug Information Association, 미국약물정보학회)에 참석했는데, 임상시험의 비용을 줄이고 모니터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기반모니터링(RBM, Risk-based monitoring)의 중요성과 현장 도입 방안에 대한 많은 연제가 있는 것을 목격했다. RBM의 개념에 대해 듣기 시작한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늘 같은 주제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그러면서 속으로 저건 병원 EMR이 받쳐줘야 쓸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있는 EMR에서는 신기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신기술을 억지로 이전 시스템에 구겨 넣으려고 하니 신기술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EMR에 인공지능은 물론, PHR(Personal Health Record, 개인건강기록) 등이 실현되지 않는다. 무조건 괜찮은 EMR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제약, 의료기기, 보험회사 등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강의를 듣고 며칠 뒤 저녁 집에서 소위 4차산업혁명의 요소기술이라 일컫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스마트 의료기기 등이 의료계에 들어올 때 어떤 형태로 들어올지 생각해봤다. 이것이 임상시험, 제약산업, 보건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규제기관에서는 이 정보들을 어떻게 활용하려 할지 등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이어졌다. 결론은 첫째, 새롭게 등장한 기술은 어떤 식으로든 의료에 들어온다. 둘째, 의료인의 관점에서 이 기술들을 정착시키는 것이 기술의 의료계 내부 보급에 중요하다. 셋째, 이 변화는 EMR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데이터는 의료현장에서 EMR을 통해 만들어지면서도 제대로 수집이 되지 않는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부터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은 다음 이를 통해 환자들과 환자들 사이의 연결이 가능하다. 기존의 방식과 똑같은 것이 아니라 '새 술은 새 부대'에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기존에 없던 EMR을 만드는데 주력하게 됐다.
-생각을 한다 해도 창업으로 옮기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창업을 준비하고 회사를 설립했나.
주변의 지인들에게 EMR회사를 창업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돌아오는 답은 '99% 망한다'였다. 이미 레드오션인 데다, 기존 제품에 익숙해져 있는 의사들이 굳이 새로운 제품을 선택할 동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오히려 수년 이내에 클라우드 기반 EMR로 시장이 재편된다면 이는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했다. 의사들이 EMR을 바꾸지 않은 이유는 아직 바꿀만한 제품을 경험해보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의 EMR을 토대로 한 제품을 만들지 않고 아예 처음부터 진료의 관점에서 새롭게 구성한 EMR을 만들어 세상에 소개하기로 마음을 먹고 창업했다.
'좋은 EMR을 만들어 보겠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창업을 하고보니, 개발자가 없었다. 돌아보면 무모한 일이었다. 아이디어와 비전을 가지고 아무리 설명해도 함께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11개월 정도 회사에 혼자인 채로 있었다. 그 사이 개발자와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해 뭔가 보여줄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컨셉을 반영한 그림을 그리고, 특허 출원을 하는 등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그 결과 2018년 말 CTO를 필두로 삼성SDS출신의 몇몇 개발자가 동참해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의사들을 설득하기 위해 제약회사 출신의 COO도 채용했다. 현재는 22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계속 채용을 하고 있다.
-다른 회사와 달리 에이치디정션 EMR ‘트루닥’의 차별성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트루닥은 기본적으로 범용성을 띄고 있어 진료과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부가기능의 구현 여부에 따라 각 임상과에 더 특화된 사용성을 부여할 수 있다. 전략적으로는 부가기능의 구현 타임라인에 따라 시장에 진출하게 될 것이다. 초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등 처방을 위주로 한 진료과에 출시한다. 추후 안과, 이비인후과와 같이 주변기기의 연계가 중요한 진료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등 PACS 기능이 중요한 진료과에 순차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트루닥의 차별점은 유저인터페이스와 서비스 확장성에 있다고 자신한다. 기존의 EMR은 진단, 처방, 청구에 특화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화면의 주요 구성이 제품 간 서로 차이가 거의 없다. 트루닥은 기존의 EMR의 사용성과 기능에 더해 직관적으로 환자의 과거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조회 화면이 통합돼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사용방법을 파악할 수 있도록 유저인터페이스가 구성돼 있다.
환자들의 진료기록을 시간 순서에 따라 한눈에 볼 수 있다. 진료실의 진료 기능이 시계열에 따라서 배열되는데, 환자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진료를 받고 어떤 상태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날짜에 따라 그날 그날 기록이 카드 형태로 게시되고 하루의 기록이 과거기록까지 한 눈에 파악된다.
게다가 기존 EMR은 부가적인 검사결과를 열람하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띄워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새로운 의료기기나 의료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추가적으로 구동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트루닥은 별도의 프로그램 구동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모든 기능을 EMR에 통합했다. 예를 들어 PACS 뷰어, 이미지 뷰어, 검체검사 뷰어가 EMR 자체에 내장되어 있어 별도의 프로그램을 구동할 필요가 없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판독, 유전체 검사 결과 조회 등의 서비스를 EMR 내에서 이용가능하다. 검사 정보가 많은 경우 당뇨병 검사 등 필요한 검사만 따로 표시하는 등 진료의사의 관심사항을 효율적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처방도 과거력을 그대로 파악할 수 있다. 기록의 관점에서 볼 때 날짜, 검사명 등을 누적으로 쌓을 수 있다. 진단과 처방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자주 오는 사람은 바로가기를 통해 기존 EMR 처방도 다 넣을 수 있다. 처방 세트를 만들어서 한꺼번에 처방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료의 흐름이다. 진료의 흐름을 깨지 않은 상태에서 진료 도중에 필요하면 검사 묶음처방을 할 수 있고 고시사항이 궁금하면 바로 확인할 수도 있고 웹 검색도 가능하다. 이전 EMR을 벗어난 더 나은 편리함을 추구할 수 있다. 임상에서 오류가 줄고 환자 파악이 쉽다. 제품의 차별성이 여기에 있다. 기존에 있던 기능을 대체하는 상품으로써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EMR이 진료행위의 관점에서 의료인과 환자 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역할을 하고 새로운 의료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
-단순한 EMR이 아니라 새로운 의료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의료인공지능 판독 AI회사에서 아직은 의료기관에 제품을 제대로 팔지 못하고 있다. 일단 사용해하기가 불편하다는 피드백이 있다. 트루닥에서는 어떤 AI제품이어도 AI 판독 의뢰를 바로 누르면 판독문 불러오기가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다. EMR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업의 장이 된다. 유전체 DTC, AI 영상판독, 심전도 검사판독 등 어떤 서비스라도 EMR 내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실제로 트루닥은 연동되는 엑스레이AI 판독 솔루션을 EMR에 연동, 출시할 예정이다. AI기업 입장에서 진료의사에게 직접 선택을 받거나, 의사가 건당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라 판단해 의료기관이 갖고 있는 EMR에서 영상검사의 AI 판독을 바로 맡겨 볼 수있도록 구현했다.
진료현장에서 의사가 EMR을 떠나지 않고도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그래야 플랫폼으로 발전한다. 진료실의 개념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환자가 가져온 데이터를 확인해 줄 수 있고 이를 그대로 받아서 화면에 띄을 수 있다. 데이터를 받아서 환자 진료를 위한 또 다른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 데이터가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데이터가 의사와 환자를 위해 쓰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MR을 개발하기 위해 각종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특허들인가.
현재 26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회사는 의무기록시스템과 관련한 특허 두 개를 보유하고 있다. 카드 형태로 구성된 EMR의 작동방식을 구성한 것에 대한 특허와 처방전의 관리에 관한 특허를 각각 받았다. 미국, 일본특허도 출원해둔 상태다. 또한 의료기관에 환자가 왔을 때 PHR을통해 문진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특허도 내놓았고 지속적으로 특허를 출원 중이다.
특허의 중요성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안과 수련을 받을 때 교수님의 지도로 알게 됐다. 당시 과제를 할 때 변리사를 만나면서부터 특허 제도에 대해 이해했다. 지도교수님과 같이 냈던 특허가 13개에 달했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특허 출원 중이다. 특허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혹시 우리 기술이 심사에서 거절을 당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특허를 내지 못하게 막는 효과가 있다. 회사에 자산이 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해 특허를 관리하고 특허전담부서를 만들 계획이다.
-그동안 EMR업계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계에서 에이치디정션이 눈에 띄게 활동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EMR제품 완성 전에 아이디어를 노출하기가 어려웠다.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오래 걸리는데 미리 알려봐야 실망만 하기 마련이다. 제품을 만든다고 했는데 나오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EMR을 만든다고 했다가 계속 출시가 지연되다 보면 고객들이 기대만 하고 실망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 사전등록 이벤트 진행…2년 이내 1000개 의료기관 달성 목표
-올해 하반기 트루닥 출시를 앞두고 시장 공략을 위해 사전등록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무료 이벤트를 통해 참여하는 의원수는 얼마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나.
트루닥 제품 홈페이지()에서 사전신청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페이지는 처음으로 대중에 트루닥을 공개함과 동시에 관심을 가지는 의사들에게 트루닥의 주요 기능을 소개할 목적으로 제작됐다. 통계적으로 1년간 순개원 수는 700~1000 곳 정도다. 그중 10%가 최종적으로 관심을 가져준다면 70여 곳의 의원에서 참여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EMR의 선택은 스마트폰 앱을 구매하듯이 맘에 들면 선뜻 클릭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제품 홈페이지의 사전신청 버튼이 실구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진료현장에서 사용중인 EMR이 불편해 변경을 고려하는 의사나, 새롭게 개원을 하려는 의사들에게 현재 트루닥을 접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사전 신청해준 의사들께 순차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원격 또는 방문을 통해 트루닥의 기능을 소개할 예정이다.
EMR의 변화를 갈망하고 EMR의 미래를 고민하는 의사들이 사전신청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새로운 기술에 수요가 높은 의사들이 주는 솔직한 피드백을 토대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의원급 EMR 시장 1위는 유비케어 '의사랑'이고 비트컴퓨터, 세나클소프트, 메디블록, 이지케어텍 등 다수의 회사도 클라우드EMR 출시를 알린 상태다. 경쟁이 치열한 의원급 EMR 시장에서 기존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것이 목표인가, 아니면 새롭게 개원하는 의사들을 타깃으로 하는가.
시장 진입 초기에는 신규 개원의를 비롯해 변화와 트렌드 수용도가 높은 의사들이 주고객이 될 것이다. 데이터가 막힘없이 흘러서 의사와 환자를 위해 일하게 하는 것이 에이치디정션의 목적이다.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 시장에서 적정 수준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MR의 변경은 단순히 사용중인 프로그램을 교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진료의 패턴과 원내 프로세스의 변경을 수반한다. 물론 트루닥을 도입하면 원내 프로세스가 더 유연하게 바뀌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주변에서 그 사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EMR을 변경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신규 개원의와 변화 수용도가 높은 기존 개원의들에게 우선 보급하고, 이후에 기존 EMR을 사용중인 개원의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출시한 다음 2년 이내에 1000개 정도의 일차의료기관을 고객으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때부터 티핑포인트가 돼서 데이터 활용이 달라지고 향후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회사의 모양이 갖춰질 것이다.
다만 1000개까지의 기간을 어떻게 앞당길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네트워크를 갖고 사람을 설득하는 힘이 필요하다. 대표로서 인재를 모시는 일, 투자를 유치하는일, 주변의 네트워킹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으며, 개발과 마케팅 등 전문 영역에 있어서는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위임하고 있다.
-클라우드 EMR이 활성화된 이후에 진료 환경은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나. EMR과 의료기관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해 EMR을 구현했다고 해서 진료환경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클라우드 기술로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구현하였는지에 있다.
클라우드 기술 자체가 주는 혜택은 바이러스나 랜섬웨어 같은 악성프로그램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과 데이터 보존을 위한 백업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 값비싼 인프라를 의원 내에 둘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특징은 의사들의 EMR의 채택 결정에 그렇게 큰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고 진료 환경을 바꾸는 것이라 말할 수도 없다.
EMR과 의료기관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한 서비스를 EMR 내에서 수행함으로써 진료의 연속성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될 때에야 비로소 진료에 사용하는 툴과 자원이 다양해지고, 효율적인 환자와 질병의 관리가 이뤄진다.
특히 현재는 일차의료기관과 3차 의료기관의 인프라 격차가 너무 크다. 클라우드가 그 격차를 줄일 수 있다. 클라우드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이 달라진다. 로컬 설치형 프로그램보다 클라우드 기술로 용이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의료서비스는 환자생성건강정보(PGHD)의 수용, 진료실 외부에서 이뤄지는 헬스케어 서비스 결과의 연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료서비스의 개선 등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사용할 때 정보의학으로서의 의학이 진료 현장에서 펼쳐질 것이다.
제대로 된 EMR이 클라우드로 구현됐을 때 의사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새로운 기술에 접근하는 장벽 자체를 낮추고, 새로운 의료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화할 것이다. 가령 웨어러블 심전도 같은 기기를 쉽게 처방할 수 있고 EMR에 기록할 수 있어서 일차의료기관에서도 편리하게 도입할 수 있다. 유전체 검사 결과 데이터도 EMR과 결합돼있으면 서비스가 살아날 수 있다.
-클라우드 EMR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클라우드 EMR 논의에서 중심이 돼야 할 것은 클라우드가 아닌 EMR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계에서 EMR이 클라우드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EMR인데 EMR이 가져야할 기본을 지키지 못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의 데이터가 외부의 공격에 의해 유출되거나 손상되는데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의료기관 데이터 유출 사고는 클라우드 사용 여부와 관련 없이 보안이 취약하면 발생한다. 보안에서는 오히려 기술적으로 클라우드가 더 안전하다는 점을 의사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다른 예로 허가 없이 내가 기록한 의무기록을 열람하는데 대한 걱정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의료인과 환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데이터를 열람하거나 활용하면 안 된다. ISMS-P 인증, EMR 인증 등 개인정보보안과 관련된 인증을 받는 등 제도적 장치를 수용하고 정보 수탁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은 EMR 회사의 기본일 것이다.
이 밖에 부정적 인식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의료인이 클라우드EMR을 쓰는 이유는 클라우드 서비스이기 때문이 아니라, EMR 자체가 쓰기 편하고 진료와 경영에 도움이 되며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데이터 유출이나 외부인의 열람의 걱정 없이 쓸 수 있다면 클라우드이건 클라우드가 아니건 크게 신경쓸 일이 아니라고 본다. 처음부터 데이터 관점이 아니라 의료서비스 관점으로 접근해서 제대로 된 EMR을 만들면 안쓸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에이치디정션이 제품 출시를 바탕으로 성장을 위한 방향성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헬스케어산업의 변화는 EMR의 변화에서 출발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EMR의 뼈대를 갖추고 기능을 갖추면 진료실에서 의사가 펼칠 수 있는 의료활동이 하나하나 확장될 수 있다. 제품의 관점에서 EMR은 AI 등 신기술을 도입하는 창구가 될 뿐만 아니라 CRO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의료기기, PHR 등도 통합할 수 있다. 사업적으로는 국내에 정착한 다음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개발인력과 운영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규모를 갖추면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앞으로도 성장을 위한 투자를 받고, 좋은 사람들을 팀원으로 많이 모시려 한다. EMR이 단순히 의무기록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정보의학 플랫폼으로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주겠다.
장동진 에이치디정션 대표이사 (약사, 안과 전문의, 정보의학 인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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