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근본원인은 전통적으로 베타-아밀로이드 플라그라고 간주됐으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엉킨 타우-단백질이라는 증거들이 발표되고 있다. 올해 2020년 1월 1일에도 타우-단백질이 이 병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힘을 더해주는 논문이 발표됐다(; 위 그림 1).
저자들은 타우-단백질의 뇌조직내 분포와 알츠하이머의 관계를 조사하여 뇌조직이 손상될 부위와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라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타우를 알츠하이머증의 원인이라고 주장한 다른 논문들과 맥락을 같이 하며, 앞으로 임상시험을 시행할 때 환자선별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기회에 알츠하이머 병과 관련된 바이오마커에 대해 정리헸다.
바이오마커를 진단용으로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려면 ①조사하기 쉬우며 정확하고 ②검사비용이 너무 비싸지 않고 ③검사할 때마다 동일한 데이터를 생산하며 ④환자의 건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침습적이면서 ⑤뇌조직이 비가역적인 상태로 퇴화되기 전 검사해 판정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하고 활용성이 있는 알츠하이머증 진단을 위해 사용할 바이오마커 후보들의 한계점을 평가해 봤다.
베타-아밀로이드
가장 정확하게 알츠하이머증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는 뇌조직에 자리잡은 베타-아밀로이드를 포함하고 있는 노인반이다. 환자가 살아있는 동안에 시행하는 생검이나 사망 후에 시행하는 부검을 통해 뇌조직을 채취해 노인반을 확인하면 100% 정확한 알츠하이머증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검사결과는 정확하더라도 부검 결과는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없으며, 살아있는 사람의 뇌조직검사는 환자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때문에 거의 시행하지 않는다.
뇌조직영상
뇌조직 검사를 일반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우므로 병원에서 영상(MRI, PET)을 이용해 뇌조직을 간접적으로 조사한다. 이 방법도 환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적인 부담을 고려해야 하지만, 문재인케어 덕분에 전년도에 치매환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했다.
먼저 인지장애 정도를 검사해 알츠하이머증 가능성이 판단되면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뇌조직 영상검사를 추가한다. 전문의들이 실시한 지필 검사와 뇌 영상 데이터에 기초를 둔 진단은 정확도가 80% 정도이며 민감도는 80-90%인데 민감도가 높을수록 오진 확률이 높다(probable diagnose, 80% 민감도 70% 특이도; possible diagnose, 93%민감도, 48% 특이도).
뇌영상자료는 조사받는 동안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비해 정확도가 높으며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검사들 중에서 효용성이 큰 바이오마커로 지필검사결과와 함께 진단 혹은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 선별을 위해 자주 사용된다.
뇌조직 영상으로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 외에도 신경접합부 기능장애(neurosynaptic junction dysfunction)와 실타래처럼 엉긴 타우-단백질(τ-protein tangling)도 있다.
신경접합부 기능장애는 베타-아밀로이드 노인반이 형성된 뒤에 나타난다. 그 후 대다수 환자들에게 타우-단백질이 엉킨 구조체가 만들어 진다. 뇌조직에서 일어나는 이 세가지 변화는 뇌조직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아래 그림 2).
타우-단백질의 PET-영상은 일반적으로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에게 사용하기에는 값이 비싸지만, 임상시험 목적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이번에 발표된 논문에서 제안하고 있다(La Joie et al 2020).
뇌척수액에 있는 단백질 마커들
노인반과 관련된 바이오마커들을 뇌조직이 아닌 척수액에서 조사할 수 있다. 뇌조직이 활발하게 기능을 수행하는 동안 만들어진 독성이 있는 부산물들은 밤에 잠을 자는 동안 glypathic pathway를 통해 뇌척수액을 통해 제거된다.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질들이 이때 뇌조직에서 척수액으로 빠져나간다. 뇌영상을 조사하는 대신 뇌척수액에 들어있는 베타-아밀로이드의 양, 타우-단백질 총량, 인산화된 타우-단백질 양 등을 조사할 수 있다.
뇌척수액을 채취하는 과정이 환자에게 고통스러우며 불편하다. 또 샘플채취 시간과 채취한 샘플을 보관하는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검사할 때 마다 다양한 원인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일반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번 측정한 값을 기반으로 환자인지 정상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몇 년간에 거쳐 이 값들이 변하는 추세를 보면 환자들의 치료효과를 판단하는데 사용할 수 있으나 진단에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알츠하이머 원인유전자
알츠하이머증도 희귀유전병을 연구하는 것처럼 가계도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유전자지도(genetic map)을 만들어 위치추적 클로닝(positioning cloning)이라는 전통적인 방법을 이용해 원인 유전자 3개를 찾았다.
이 유전자들은 부모로부터 자식들에게 유전된다. 부모로부터 유전되지 않았을지라도 환자에게 있는 유전자변이(de novo genetic variants)는 경도인지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전 유전자 검사를 하면 찾을 수 있다.
전통적인 유전학적 방법으로 발견한 치매 유전자 (APP, PSEN1, PSEN2)에 나타나는 몇 가지 변이는 100% 치매의 원인으로 나타난다. 이런 변이가 하나라도 있는 사람은 이른 나이에 치매환자가 된다. 이 유전자들은 치매 예측과 진단에 중요한 단서이며 이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치매예방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유전자에 변이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5%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임상시험이 성공하더라도 매우 한정된 그룹의 사람들에게만 가치가 있을 것이다. 나머지 95% 알츠하이머증 환자는 이 세 유전자가 아닌 다른 유전자들의 변이 혹은 유전자들과 환경의 상호작용 결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 유전자들을 사용할 수 없다.
APOE 및 다른 위험인자(risk factors)
세가지 알려진 알츠하이머증 원인 유전자들 외 가장 침투도가 높은 유전자는 APOE ε4이다. 전체 인구 중에서 ε4 유전형을 가진 사람은 14% 밖에 안되지만 치매환자들의 37%나 된다. 그러나 이 형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형질을 가진 사람도 14% 밖에 안되므로 남은 86% 사람들에게 적용하기 어렵다.
환자 선별을 위해 APOE ε4를 사용하는 임상시험들도 몇 가지 시행되고 있다. GWAS로 알려진 전체게놈연관성분석(genome wide association study)을 통해 알츠하이머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변이들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까지 찾은 변이들은 소수의 환자들에게만 나타나므로 영향력이 크지 않다.
예를 들면, Aquaporin, MAPT, ABCA7A등의 유전자에 주위에 변이가 있는 사람들이 환자가 될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지만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2배 정도밖에 안된다. 결과적으로 이런 변이를 가지고 있더라도 치매에 걸릴 확률은 4%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위해 환자선별용으로 쓰기 어렵다.
Circular RNA
최근 몇 년사이 circular-RNA(circRNA)와 질환의 연관관계를 보여주는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정상인들에 비해 알츠하이머 환자들 뇌의 회백질부에서 이런 물질들이 많이 생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물질이 발현되는 양은 일반적으로 단백질 합성을 위해 만들어지는 전사체(mRNA)의 발현양과 연관관계가 적으며 치매진단, 치매증상 및 뇌손상의 경중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더 중요한점은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타나기 전 발현양이 현저하게 변하며 지금까지 알려진 치매유전자와 같이 발현돼 바이오마커로 개발할 수 있는 좋은 조건들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뇌조직을 생검으로 조사하기 어려우므로 비침습적인 방법을 개발해야 하고 실용화하려면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마이크로RNA
마이크로RNA(miRNA)에 대한 연구가 circRNA보다 더 많이 이뤄졌다. 혈액 중에 돌아다니는 miRNA들 중에서 정상인들과 치매환자들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는 10개 miRNA들이 여러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이들은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타나기 20여년 전부터 발현양이 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임상시험을 20년간 실행하면서 환자들을 추적하는 것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거의 불가능하다. 특허만료를 고려한다면 제약사에서 이런 투자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증상발현 2~3년전에 변하는 miRNA를 찾으면 유용한 알츠하이머 마커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전적 바이오마커들
차세대 시퀀싱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방법이나 새로운 변이들로 이뤄진 유전적 바이오마커들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자금력이 튼튼한 국가와 회사들은 수만 또는 십 수만명의 환자와 정상인들의 게놈시퀀스를 집단유전학적인 관점에서 비교하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알츠하이머증 위험성을 높이는 변이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증의 원인이 되는 변이들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처럼 수백명에 대한 정보밖에 없을 때는 유전자들의 상호작용을 조사하기 위해 변이들의 조합을 정상인과 환자사이에 비교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변이 두 가지나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날 때 알츠하이머가 나타날 위험성을 계산할 수 있다.
이런 분석은 개인용 PC로 계산하면 수십년 걸린다. 그에 비해 슈퍼컴퓨터를 이용하면 수일내에 분석이 가능하므로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컴퓨터 전문가들과 사심없이 협력하면 중요한 변이조합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성공한 선례가 없다.
알츠하이머 연구 축소하는 다국적사들…바이오마커 찾는 기초연구 중요
다국적 제약회사 암젠(Amgen)이 2019년 7월 BACE 억제제의 PII/III임상시험을 포기한데 이어 10월에는 알츠하이머증을 비롯한 신경계질환에 투자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지식수준으로는 신경계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극복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연구우선순위에서 제외했다. 신경계연구분야에 사용하던 연구비를 타 분야 기초연구로 전환할 예정이며 캠브리지 연구소에서 일하는180여명의 연구인원과 연구분야도 전면 재편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바이오젠(Biogen)을 제외한 큰 제약회사들은 알츠하이머증 연구를 완전히 접었거나 확연히 축소시켰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치료제 개발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을 때 기초과학 연구자들은 이 분야의 연구를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뇌신경조직이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로 변화되기 전 환자들을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들이 개발되면 임상시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성공시킬 영웅은 믿을 만한 바이오마커를 찾는 기초연구자로 판명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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