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케어' 이후 소득계층 간 의료 격차 줄었지만 불필요한 MRI 이용 45% 증가

서울대 산학협력단 연구결과, 의료이용 의향 증가 소득 수준별로도 차이…소득 1분위서 53.1% 늘어나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전후에 따른 적정하지 않은 MRI 이용 의향 차이. 사진=건강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 예측모형 개발 연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재인 케어) 정책 이후 의료의 소득계층 간 차이는 줄었지만 동시에 불필요한 의료이용이 상당수 늘어났다는 공식적인 통계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보장성강화 정책이 계층 간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가치가 낮은 의료이용이 대폭 증가된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수립 시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용역으로 '건강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 예측모형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인한 의료이용 의향을 조사했다. 이번 연구의 총 책임자는 서울대 의과대학 도영경 의료관리학교실 교수가 맡았다.

연구진이 보장성강화 정책에 따른 소득계층 간 요통 및 두통에 있어 적정하지 않은 MRI 이용 의사를 살펴본 결과, 보장성 강화정책 이전에는 소득이 높을수록 이용 의사가 높았으나 보장성 강화정책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감소한 이후에는 소득계층 간 이용 의사의 차이가 감소함이 관찰됐다. 

우선 허리 통증과 관련해 본인부담금 감소 후 적정하지 않은 MRI를 이용할 의향은 의사 유인이 없는 경우 92.1%로 보장성강화 정책 이전에 비해 44.8% 증가했다. 의사 유인이 있는 경우에도 적정하지 않은 MRI 이용 의향이 94.32%로 32.7%로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두통 관련 본인부담금 감소 후 적정하지 않은 MRI를 이용할 의향은 의사 유인이 없는 경우 81.2%로 보장성강화 정책 이전에 비해 43.6% 늘었고 의사유인이 있는 경우엔 34.4% 증가했다. 
 
사진=건강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 예측모형 개발 연구

의료이용 의향 증가는 소득 수준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장성강화 정책 이후 소득수준 별로 적정하지 않은 MRI를 이용할 의향이 증가한 절대 인원의 수와 상대적인 인원의 비율을 살펴보면 소득 1분위에서 그 변화가 가장 뚜렷했다. 

소득 1분위에선 의사의 유인이 없는 경우라도 허리 통증과 두통 관련 MRI 모두 각각 53.1%, 47.7%씩 이용이 이용 의향이 증가했다. 

소득수준 별로 가장 적은 변화 폭을 보인 곳은 소득 4분위로 의사 유인이 없는 경우 허리 통증 MRI가 37.5%, 두통 MRI가 39.4%씩 이용 의향이 늘어나는 정도에 그쳤다. 의사 유인이 있는 경우는 26.1%, 29.1%로 각각 증가 폭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결과 본인부담금 감소로 인해 소득수준 간 잠재적으로 적정하지 않은 의료 이용의 차이가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다만 본인부담금 감소 이후에는 모든 소득계층에서 적정하지 않은 MRI 를 이용하겠다는 비율이 매우 높았는데, 이는 본인부담금 감소가 언제든 가치가 낮은 의료이용을 과도하게 촉발할 위험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따라서 보장성강화 정책은 계층 간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가치가 낮은 의료이용을 증가시킬 위험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수립 시 매우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함을 나타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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