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밝혀진 전북대병원 전공의 폭행사건부터 얼마 전 부산대병원 정형외과 K교수가 함께 일하는 전공의와 간호사에게 지속적으로 폭언과 성희롱, 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일 "병원 노동자들의 폭언·폭행·성희롱 노출이 해마다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7%가 폭언을 당한 적이 있고, 폭행과 성폭력을 경험한 빈도도 각각 8.5%와 8%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폭언의 가해자는 의사가 30.9%였으며,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은 각각 35%를 차지해 대학병원에서 더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폭언과 폭행 등을 당한 병원 노동자들은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참고 넘기는 것이 다반사"라면서 "폭언의 경우 82.3%, 폭행 67.3%, 성폭력 75.9%가 참고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노동조합이나 고충처리위원회에서 법적 대응이나 제도적 장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응답은 폭언 1.4%, 폭행 4.3%, 성폭력 3.2%에 불과했다.
또한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조사가 보건의료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이기 때문에 전공의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고충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수 눈 밖에 나지 않고 4년간의 전공의 과정을 잘 마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거나 문제 삼기보다는 대부분 참고 넘긴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개별 구성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되지 못하는 이유는 폐쇄적인 병원 조직문화 때문"이라면서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좌우하는 병원은 항상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엄격한 위계질서,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게 돼 소통과 협력의 문화를 형성하기 어려워 내부 개별 구성원들의 인권이 짓밟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는 병원 내 폭언·폭행·성폭력 근절을 위한 매뉴얼을 마련했으며, 폭언·폭행·성폭력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에서 내부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자가 누구더라도 철저히 진상 조사해 마땅한 징계조치를 취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최근 부산대병원도 이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가해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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