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면허취소법' 법사위 회의록 확인해보니…국민의힘 장제원·윤한홍·유상범 의원 '강력 반대'

민주당 박주민·김용민·김남국 의원, 권덕철 장관 법안 통과 주장..."과잉금지 원칙 위반 vs 엄격한 직업윤리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면허가 취소되는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지난 2월 26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류됐다. 오는 16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수정안을 다시 논의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당시 법사위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여야가 정면으로 대치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장제원, 윤한홍 의원, 유상범 의원이 강력히 반대 입장을 펼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김용민 의원, 김남국 의원은 찬성 입장을 보였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개정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치과의사 출신의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선고유예'를 빼고 처리하자는 제안을 했다.  

여야의 갑론을박 끝에 법사위 2소위로 보내자는 야당 의견이 나왔지만, 사실상 2소위로 보내면 폐기와 다름없다는 여당의 지적에 따라 계류했다가 차기 전체회의에서 수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박철호 법사위 전문위원은 “의료행위의 특수성, 의료인의 독점적 면허,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의료인에게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가 요구됨을 근거로 법 개정에 찬성하는 견해가 있다"라며 "반면에 직무관련성이 없는 범죄를 결격사유 및 면허취소사유로 규정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인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반대 견해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양당 간사들과 협의한 내용에서 수정 내용에 대한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 그냥 2소위로 보낼지, 아니면 지금 처리할 것인지를 가지고 논의했다”라며 "양당 간사와 협의했을 때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전체회의에 계류하고 수정 내용을 정리해 다음 위원회에서 처리하자라는 의견이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2소위로 가면 사실상 페기된다는 지적에 따라 일단 전체회의에 계류하면서 전문위원, 보건복지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조문을 수정하기로 했다. 다음 상임위 때 또 적당한 시기를 봐서 법안을 처리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상세한 찬반 논지를 살펴보기 위해 당시 법사위에서 여야 의원들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의 주요 발언을 발췌했다.  
 
(왼쪽부터) 의료인 면허취소법 저지에 나섰던 법사위 국민의힘 장제원, 윤한홍, 유상범 의원 
장제원 의원 "과잉금지 원칙 위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하는 법안" 

장제원(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의료법 개정안은 범죄를 저지른 의사에 대해서 면허를 취소하는 법안이다. 헌법에 보장된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다. 과잉금지 원칙은 목적의 정당성이 있어야 하고 방법의 적정성이 보장돼야 한다. 또 최소침해성이 보장돼야 하고 법익의 균형성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최소침해성을 충족하지 않은 것 아닌가.

예를 들면 살인이나 강도, 성범죄, 이런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범죄들에 대해서는 물론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 하지만 직무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범죄로 인해 의사 면허가 취소되는 것은 최소침해성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다. 
  
의사가 공직선거에 출마했다고 하자. 이때 공직선거법 위반은 돈 문제만 조금만 나오면 집행유예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는데 내가 의사면허를 취소당한다면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굉장히 위배된다. 
  
2017년에 ‘변호사나 변리사, 세무사와 달리 범죄의 종류를 해당 자격이나 영업과 관련된 범위로 한정해야 된다’는 법제처의 해석도 있었다. 법익의 균형성에서도 문제가 된다. 

2019년, 2016년, 2009년도에 변호사들이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않으면 변호사가 될 수 없도록 한 변호사법이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 유권해석을 받았다. ‘사회질서 유지 및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의 사명을 고려할 때 변호사의 결격사유인 형벌의 원인이 된 범죄가 그 직무와 관련된 범죄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각됐다. 
 
평등권 침해 문제에 있어서 헌법재판소의 조항이 분명하게 나온다. ‘의사, 약사, 관세사는 그 직무 범위가 전문 영역으로 제한돼 있고 법령에 따라 부담하는 의무도 그 직무 영역과 관련된 범위로 제한돼 있다. 반면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며, 그 독점적 지위가 법률사무 전반에 미친다’라고 해서 ‘변호사와 의사, 약사, 관세사 등은 변호사의 직무 영역과 다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변호사가 아니라 약사나 한의사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의사는 변호사 등 법을 부담하는 전문가와 직무 영역과 다르다고 헌재가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직무와 연관성이 없는 범죄를 가지고 우리가 명예훼손, 선거법, 교통사고 등의 문제를 가지고 의사의 면허를 취소한다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고 헌법가치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고, 2소위에 보내서 법리 판단을 자세하게 해야 한다. 

윤한홍 의원 "시간을 재촉할 정도로 시급한 법 아냐"

윤한홍(국민의힘,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 이 법은 1973년, 1994년에 시행되던 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2000년에 현재의 법으로 개정됐다. 당시 민주당이 여당 시절에 규제 완화를 위해 법을 개정했다. 그런데 개정안은 오히려 1973년, 1994년 법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들의 범죄가 갑자기 늘었나? 헌법에도 맞지 않고 법제처 해석도 맞지 않는 것을 갑자기 왜 바꾸나? 2000년에 민주당이 이 법을 개정할 때는 뭐가 잘못됐는가?

성폭력 의사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면 면허를 취소하면 된다. 이를 빙자해서 과거 체제로 돌아간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도 변호사, 세무사 등과 다르기 때문에 의료인에 대해서는 결격 사유를 광범위하게 하면 안 된다는 판례까지 있다.

정부는 그동안 K-방역을 한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솔직하게 우리가 백신을 꼴찌로 맞게 돼서 죄송하다고 사과할 필요가 있다. 매일 백신 접종 일정을 발표하는 게 4월, 7월이 아니라 2분기, 3분기라고 하는데 그러면 국민들이 3, 4월이라고 잘못 안다. 이런 진실을 밝혀 주는 사람이 바로 의료인이다. 의료인들이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진실을 밝혀 주고 있다. 그런데 그들에게 징벌적인 제한법을 만들었다. 
  
이 법은 당장 급한 게 아니라 시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봐도 시간을 재촉할 정도로 급한 법은 아니다. 조금 더 법 정신에 입각해서 논의돼야 하고, 2소위에서  논의하기를 주장한다. 

유상범 의원 "자격증과 면허증, 동일한 면허 취소는 법 체계에 맞지 않아"

유상범(국민의힘, 홍천·횡성·영월·평창) 헌재는 의사와 달리 변호사를 구별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 줄 아는가. 변호사, 법무사, 노무사 등은 자격증이다. 그러나 의사는 면허증이다. 면허행위가 뭔지 아는가. 일반적으로는 금지됐으나 특별한 경우에 권한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 면허가 있고 약사 면허가 있고 의료기사, 응급구조사와 같은 생명을 다루는 행위에는 면허를 주는 것이다. 그만큼 워낙 중요해서 그렇다. 헌재는 자격증과 면허와의 차이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건축허가를 취소할 때 어떻게 하는가. 허가 기준에 위반될 때 건축허가를 취소하듯이 면허행위를 취소할 때는 면허를 줬다가 주어진 주의의무를 위반할 때 면허를 취소한다. 즉, 일반적으로 금지된 행위를 허가해줌으로써 수익적 행위를 행정처분했다가 이에 대해 제한을 가할 때는 허가한 행위와 관련됐을 때 제한을 가한다. 그게 법논리적이고 법체계에 정합하다.

면허를 취소할 때는 과잉금지의 원칙, 평등의 원칙, 비례의 원칙에 맞아야 한다. 변호사나 다른 자격증을 가진 사람과 동일한 조건으로 면허를 취소하는 행태는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법 체계에는 맞지 않다. 
 
(왼쪽부터) 의료인 면허취소법 통과를 주장한 민주당 박주민 의원, 김용민 의원, 김남국 의원, 신동근 의원 
박주민 의원 "징역형 선고받아도 자격정지 1개월에 그쳐"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서울 은평갑) 의사들에 대한 국민이 기대하는 윤리 수준, 책임감의 수준은 대단히 높다. 예전 1973년에 입법된 의료법도 범죄 구분 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면허 취소 사유로 규정돼 있었다. 1994년도에 입법됐고 그래서 2000년까지 시행됐던 의료법 역시 범죄 구분 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면허 취소 사유로 규정했다. 지금 새롭게 개정되는 내용이 처음 시도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이런 입법례가 있었다. 

장제원 의원이 ‘의사와 다른 전문 자격사는 좀 다르다’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일부 타당한 측면도 있지만 이 부분은 감안됐다. 전문 자격사와 달리 이번 개정에서는 파산자를 의료인 결격 사유에서 제외했다. 

의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진료나 또는 치료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치상이나 치사가 일어났을 경우 형사처벌 받는 것을 넘어 의사면허까지 취소된다면 누가 과감히 진료 행위를 할 수 있겠냐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의료 행위에 수반된 업무상 과실치상이나 치사의 경우에는 면허 취소 사유에서 제외됐다. 국민들이 의료인들에게 기대를 가지는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을 확보하면서도 합리적으로 면허 취소 사유를 결정했다고 보여진다.

이런 개정이 왜 요구됐는지 봤더니 2015년도에는 카메라 등을 이용해서 불법적으로 촬영했던 의사가 징역 8년과 집행유예 2년을 받았는데 자격정지 1개월에 그친 사례가 있다. 2016년도에도 진료 중에 추행, 강제추행을 하고 벌금을 선고받았는데 자격정지 1개월에 그쳤다. 그리고 2017년에 진료 중 환자를 강제추행한 경우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는데 자격정지 1개월에 그쳤다. 2018년에 진료 중 유사강간행위를 했는데 징역 2년 6개월 받았지만 자격정지 1개월에 그쳤다. 2020년에는 한의사인데 치료 행위를 빙자해서 위계로 간음했는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격정지 1개월에 그쳤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이런 사람들은 진료행위를 더 해서는 안 된다’라고 생각한다. 사법적인 판단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아도 결과적으로 면허에 대해서는 자격정지 1개월 불과한 사례가 많았다. 이런 사람들 중에 또 많은 숫자가 치료 행위에 다시 복귀했기 때문에 개정안이 필요하다. 

김용민 의원 "의사들에 대한 고도의 준법정신, 도덕성, 윤리성 필요" 

김용민(더불어민주당, 경기 남양주시병) 여야 합의로 상임위원회에서 처리된 법이 법사위에서 마치 또 정쟁처럼 흘러가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 의료인이 한 해에 100명이 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현행법에 의하면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 의료인들이 여전히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사기죄를 저지른 의료인도 여전히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의사는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그래서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도 필요하지만 누구보다 고도의 윤리성과 도덕성도 갖춰야 한다. 법을 지키겠다라는 준법정신도 투철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다루는 현장에서 중요한 순간에 준법정신이나 도덕성이 가치를 발할 수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의사들에게 이런 규정들은 반드시 필요하다.  

변호사는 이미 얘기 나왔고 변리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등 모두 다 똑같은 규정이 있다. 공인중개사도 부동산 중개 이외에 다른 범죄로 인한 실형을 선고받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가 정지된다. 이런 직역들은 우리가 특별하게 어떤 전문지식을 활용해서 직업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반면 여기에 고도의 도덕성과 준법정신을 또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규정이 들어갔다. 

사기죄와 관련해 의사가 어떤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해 투자를 받고 그리고 의료기기를 자신의 병원에서 사용하면서 광고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해당 의료기기가 사기여서 사기죄로 처벌받고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이후에 이 사람이 제한 규정이 없다 보니 바로 의사로 개업했다. 이게 지금 정당한가. 이런 구멍들은 숭숭 생기기 마련이고 법을 악용한 사례들은 계속 나온다. 
 
의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굉장히 신뢰하는 직업군이다.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또 굉장히 신뢰하고 있다. 신뢰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에 걸맞는 책임, 준법정신, 책임의식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사회가 변하고 구조가 바뀌는 것에 따라 법은 얼마든지 개정될 수 있다. 과거의 법이 그 시대에 맞지 않는다면 어떤 반성적 고려 때문에 다시 바꿀 수도 있다. 2000년에 어떤 특수한 상황 때문에 법을 개정했다고 하더라도 2021년 현재 상황에서 법의 필요성이 있다면 개정할 수 있다.  

김남국 의원 "의사들에게는 더욱 엄격한 사회적 책임과 직업 윤리 필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시 단원구을) 일각에서는 왜 하필 방역을 하는 시점에 의료법 개정을 하는가하는 질문이 있다. 의사들을 규제하는 법안을 만든다고 지적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왜 하필'이 아니라 '왜 이제서야 이 법을 국회가 통과시키려고 하는지'에 대해 강도 높게 국회를 비판하고 있다. 
  
어떤 국민이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한테 진료를 받고 싶은가.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이 수술을 한다고 했을 때 환자가 과연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나. 심지어 지금 현행법에 따르면 살인을 저지른 의사도, 전과자도 버젓이 나와서 간판만 바꿔 달고 여전히 진료행위를 할 수 있다. 이런 법률은 당연히 바꿔야 하는 게 상식이 아닌가. 

실제 통계를 보면 면허정지나 여러 가지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인의 숫자가 4000~5000명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의사의 한 0.004~0.005%다. 이 중에서 금고 이상의 선고를 받는 경우를 상정한다면 사실상 통계적으로 40~50명이 될까.  

이 법은 결코 의사를 규제하기 위한 법률이 아니라 안전한 의료환경을 만들고 의사들, 의료인들의 위법한 행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법이다. 

많은 의원들이 과잉금지의 원칙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하고 직업선택의 자유나 직업활동의 자유도 굉장히 중요한 법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 법은 면허를 영구히 정지시키거나 취소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변호사의 경우는 영구제명이 있다. 그러나 지금 이 개정안은 결격기간을 둬서 실형의 경우에는 집행 종류 후 5년, 집행유예의 경우에는 유예기간 종료 후 2년 이렇게 절충하고 있다.

다른 전문 직역과의 형평도 중요하다. 변호사, 공인중개사, 세무사, 보육교사, 심지어 공인중개사까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자동으로 결격 사유가 된다. 자격과 면허를 구분해 의사가 다른 전문 직역과 다르다라고 하면서 오히려 의사들에게 예외를 둘 것이 아니라, 의사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더욱더 엄격한 사회적 책임과 직업윤리가 필요하다.

금고 이상의 형으로 모든 종류의 범죄에 대해서 규제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소수의 어떤 일부 의사들, 잘못된 의사들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높인다. 그러면서 대다수의 많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
  
지금 이 법을 2소위로 넘겨서 하자고 하는 것은 사실상 이 법이 언제 통과될 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거 2007년도에 이 법이 발의됐다. 2018년도 20대 국회에서도 손금주 의원,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했는데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통과되지 못했다. 20년만에 지금에서야 논의하는 것을 국회가 반성하고 이 자리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이 법을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

신동근 의원 “선고유예를 빼고 처리하면 어떤가”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을) 저도 보건의료인, 치과의사 출신이다. 의사들에게 규제가 가해지는 부분에서 기분이 좋을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또 백신과 관련해 긴급한 시기에 굳이 이 법을 왜 하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을 것이다.

국민들 10명 중에 7명이 개정해야 된다고 찬성하는 데는 그간에 보건의료인들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부분도 있지 않았나 싶다. 특히 의사가 진료 중에 성범죄를 하는 등 버젓하게 다시 진료행위를 하는 부분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본다. 특히 이들에 대해 면허가 영구히 취소되는 게 아니고 나중에 또 교부될 수 있다.

자격은 일정한 자격이 되면 다 주는 것이다. 면허는 생명이나 건강·안전에 위협을 주거나 위해를 줄 수 있는 행위, 금지된 행위에 대해 할 때마다 허가를 줘야 해서 일정하게 면허를 주고 있다. 운전도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온 국민이 운전면허증을 딴다. 어떤 허가를 면해 주는 것을 면허증이라고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2000년에 의료법이 개정됐다. 당시 김대중 정부 시절 민주당이 여당이었지만 굉장히 소수당이었고 의약분업이 진행됐다. 그러면서 야당 출신이 보건복지위원장을 하면서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의약분업도 있다 보니 일정하게 양해를 하고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선고유예까지 포함이 돼있다. 그런데 선고유예는 거의 무죄와 마찬가지다. 선고유예 부분은 지금 다른 변호사나 자격증에도 이를 빼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그래서 이런(선고유예를 뺀) 정도로 해서 처리하면 어떻겠는가.  

권덕철 장관 "법은 예방적 효과, 의료인 보호와 국민 생명·건강 보호"  

권덕철(보건복지부 장관)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특히 소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세 차례에 걸쳐서 논의했다.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도 특별한 이의 없이 통과됐다. 법제처에서 논의됐지만 직업윤리나 공정성 확보 등은 변호사뿐만 아니라 생명, 신체를 다루는 의사에게도 요구되는 굉장히 엄격한 기준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 법이 논의됐다. 참고로 사회 서비스, 즉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보육교사, 사회복지사 등도 지금 현재 같은 처벌 규정으로 규정돼있다.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하면 변호사 직무를 언급하면서 ‘의료법, 약사법 등에서 직무 관련 범죄를 제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렇게 표현돼 있다. 이는 의료인의 결격 사유를 현재 직무 관련으로 제한한다는 취지가 아니고 법에 규정이 그렇게 돼있다는 것이다. 
 
2000년에 현재 개정법이 통과됐지만 그간에 사회 환경, 특히 SNS 등에서 직무에 대한 고도의 윤리성, 책임성을 요구하는 것을 반영했다. 여야 위원들이 복지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특별한 이견 없이 협의해서 처리했다. 

의료인의 윤리성이나 준법정신에 대해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등 다른 전문 직역에 비해서 적다고 보기 어렵다. 법의 제재 수준은 그 당시 사회적인 환경, 국민의 의식 등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이런 차원에서 법안이 발의되고 복지위에서 논의됐다. 법은 국민의 입법에 대한 준수의무나 사회여건의 변화에 따라서 늘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법의 기능은 예방적 효과가 굉장히 크다. 그래서 이 법이 제정, 시행되면 법의 내용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도 있다. 다수의 이 법을 준수하고 있는 의료인들을 더 보호할 수 있는 차원이고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  

중범죄를 저질렀어도 충분히 반성하고 어떤 기간이 됐을 때 위원회 판단으로 면허가 재교부된다. 면허는 굉장히 오랫동안 훈련기간을 거쳐서 숙련된 기술이다. 한때의 잘못으로 인해 면허가 취소됐을 때 충분히 거기에 대해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고, 반성이 됐을 때는 또 그런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법안소위에서 논의했다. 

선고유예와 관련해서는 복지위 법안심사 과정에서도 논의됐다. 지금 현재 법상으로는 (다른 직역에서도) 이게 결격사유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다른 법이 개정되면 같은 차원에서 논의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 .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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