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대신 '지방의대에 공공의사 50명씩 특별전형 마련' 주장했지만…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복지부에 건의, 복지부는 공공의대 고수...의료계는 남원시 토지 매입으로 해석

사진=의사 총파업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사 총파업 등 큰 후폭풍을 남겼던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 주장 당시 의대 설립 대신 기존 지방의대를 활용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정부의 말대로 당장 지방 의료취약지 문제와 의사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공공의대 신설 대신 지방 의대를 활용하는 방향이 적절하다는 게 당시 의료계가 내놓은 대안이었다. 

그러나 해당 안은 공공의대 설립 의지가 강했던 보건복지부 측에 막혀 공식적인 논의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안을 논의했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관계자는 12일 본지를 통해 "백번 양보해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쳐도 무작정 공공의대를 신설하면 인력 양성 부분에서 문제가 많다는 게 의대 교수들의 공통적인 견해"라며 "이 때문에 해당 문제를 논의할 당시 공공의사 특별전형을 만들어 지방 의대에 배치하는 방향이 모색됐다"고 말했다. 

당시 논의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라권엔 전남대와 원광대, 경상권엔 경북대와 경상대, 강원권에선 강원대 등 권역별 지방의대에 공공의사 특별전형 인원을 50명씩 편성해 기존 의대 교육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지역의사를 양성하는 방안이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당시 비수도권 의대 관계자들과 의대 교수들은 공공의사 인력 수용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고 이 때문에 실제로 학교 차원에서 (해당 안을) 나름 추진을 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곳도 더러 있었다"며 "의사 파업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대놓고 논의가 이뤄지진 못했지만 정부 측과 물밑 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당시 지방의대 활용안을 거절하고 공공의대 설립을 강행하던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의료계는 이 같은 입장 고수의 이유가 이미 복지부가 2018년 공공의대 신설을 전제로 전북 남원에 공공의대 토지를 매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지부 비공개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문건에 따르면 관련 법안 통과 전에 복지부가 공공의대 토지 매입비로 200억을 책정하고 남원시 측에 부지 마련과 대학시설 기반 조성 등 설립지원 업무를 전담할 인력을 지정해 공공의대 설립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남원시는 공공의대 설립 준비를 위해 계획부지의 44%인 2만 8944㎡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의대 관계자는 "당시 의료계에선 (지방의대 활용안을) 수용하는 분위기로 흘러갔지만 복지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공식적인 문서화나 회의 주제로 조차 올라가지 못했다"며 "지금 상태로 별다른 교육 인프라 없이 다시 공공의대가 설립될 경우 폐교된 남원 의대처럼 부실 교육이 이뤄질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병원의사협의회 관계자는 "이미 남원시는 공공의대 부지에 대해 주변 시세의 7배에 달하는 보상을 해줬고 해당 부지의 상당수가 남원지역 유지와 정치인 소유의 땅"이라며 "공공의대 추진은 일부 정치인의 이권다툼과 땅투기의 결과물로 의료공공성과는 상관이 없다. 공공의대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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