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 "신생아 사망 사건, 필수 진료과 외면한 정부 책임"

신생아 중환자실 연간 20억 적자…의료진 과부하 심각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피켓시위를 진행했다.사진=대한전공의협의회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신생아 사망 사건이 언제든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의 왜곡된 의료체계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 정부는 의료진 과실로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을 중단하고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해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이 사망사건과 관련해 15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전협은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지난 10년간 생명을 다루는 필수과들은 정부의 외면 속에 몰락하고 있고, 그 피해는 오롯이 환자들에게 돌아갔다”라며 “정부는 모든 책임을 일선 의료진에게 전가하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자 안전문제를 외면했다”고 했다. 

대전협은 “환자 생명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전공의와 교수, 간호사는 현재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의료진이 환자 안전을 위해 불합리한 의료제도의 개선을 외칠 때마다 정부는 선심성 의료정책과 무차별적인 삭감으로 대응하면서 환자들의 생명을 외면했다”고 했다. 대전협은 "이번 사건에서도 수사당국은 관련 의료진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환자들에 대한 의료진의 노력과 헌신을 짓밟았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전국 신생아중환자실에 대한 정부지원은 2011년 이후 6년간 동결됐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대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연간 20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영한다”라며 “미숙아는 늘어나는데 신생아중환자실은 턱없이 부족하고, 모든 신생아중환자실이 과부하에 걸려있다”고 했다. 

대전협은 “이는 신생아중환자실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수많은 의료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슬픈 현실”이라며 “이번 사고는 의료 인력 부족, 정부의 안일한 감염관리 방식 등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사건의 원인을 직시하고 의료진 스스로 충실히 일하는 의료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라며 "의료진 처벌로 사고를 무마한다면 젊은 의사들이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곳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협은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사건 조사의 방향이 개인에게 전가되는 악순환을 중단해야 한다"라며 "정부는 왜곡된 의료 환경까지 면밀하게 조사해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협은 “감염사고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근본적인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제2의 이대목동병원 사태를 절대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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