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차출되는 공보의 100여명, 초과근로수당 인정 없이 업무장려비 하루 4만5000원 고정

인력만 뽑아가는 정부-보건소 진료기능 축소 않으려는 지자체…공보의만 ‘울상’

해당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사진=2018년 조선대병원 신종감염병 대응 모의훈련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 보건소 인력을 차출해가는 정부와 보건소 진료 기능을 유지하려는 지자체 사이에서 공보의들만 울상을 짓고 있다. 급작스럽게 인력 차출이 이뤄지다보니 현장에서는 인력 공백으로 인해 또 다른 진료 차질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보의들은 진료기능의 축소를 주장했지만 지자체는 이를 주저하고 있다. 또한 공보의들이 차출되더라도 초과근무수당이나 위험수당 없이 하루 4만5000원의 업무장려금으로 코로나19 대응 일을 떠안는 문제도 있다.  
 
20일 대한공보의협의회‧각 시·도 공보의협의회 등에 따르면 현장 역학조사관 등 검역인력 부족으로 차출된 공중보건의사(공보의)는 현재 100여명을 넘어섰다. 이 중 대구·경북 지역에 대구·경북 공보의 24명이 파견된데 이어 충남·충북 지역 공보의 30명까지 파견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추가 차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중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회장은 "차출 인원이 지속적으로 변경되고 앞으로도 차출자가 지속적으로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충남‧충북 차출이 이뤄지고 나면 파견 인력이 1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공보의 차출로 지역의료 공백, 만성질환자 민원 제기 
 
우선 공보의들의 대규모 파견 행보가 이어지면서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기존 보건소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선별진료소 업무와 검역인력 파견 등으로 공보의 인력에 공백이 생기다보니, 정기적으로 혈압‧당뇨약 등을 타러오는 만성질환 환자들의 불편 민원이 지자체를 통해 접수되고 있다.
  
지자체는 정부 당국과 공보의들 사이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납득하지만 쉽사리 어찌할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충남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당국에서 공보의 인력 파견을 요청받았지만 충남 사정상 차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장 충남, 충북에서 공보의 30명이 나가게 되면 농어촌지역 어르신들의 진료에 큰 차질이 생길 처지"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 기회에 진료 기능을 축소하자는 공보의들의 입장도 이해하고 인력이 부족한 당국의 입장도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도 지역 민원이 발생하는 만큼 의료취약지 의료 공백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보의들, 이번 기회로 보건소 진료 기능 축소해야 

반면 현장 공보의들은 입장이 다르다. 과감히 코로나19 사태 진압을 위해 보건소의 진료 기능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별진료소 업무로 진료인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파견으로 인한 인원 공백이 생기면 사실상 보건소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대공협 조중현 회장은 "대공협 차원에서 보건소 기능을 과감히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자체는 민원이 무서워 손을 놓고 있다. 감염 사태가 잠잠해 질 때까지 만이라도 업무 축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공보의 A씨는 "선별진료소 업무나 검역인력 파견으로 인원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만성질환관리 등 기존 보건소 기능을 이번 사태에 준해 축소해야 한다는 현장 여론이 많다"며 "그러나 보건소는 민심을 생각해 진료 유지를 원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공보의 B씨는 "현장 공보의들은 문제를 지적했지만 아직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보다 지역 민원이 중요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차출 공보의 지원 문제 아직도 미해결 상태
 
급작스러운 차출로 인한 문제는 또 있다. 차출 공보의 지원문제가 지난달부터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대응 업무지원에 참여한 공보의들의 업무활동장려금은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해 추가로 지급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초과근무 시간과 휴일 여부에 상관없이 1일 4만5000원을 지급하고 초과근무수당, 위험근무수당 등은 지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파견 자체가 긴박하게 이뤄지다보니 수당, 숙식 문제 등이 아직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는 곳이 많다는 게 공보의들의 주장이다.
 
조중현 회장은 "오늘도 지원문제와 관련해 공보의들의 민원이 들어온 상태다. 급작스럽게 결정되다보니 예산 지원 승인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공보의 차출만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견인력 수당이 깨끗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현장 업무 형태나 역할을 분담 과정에서 문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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