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료원 위탁 의무화 추진에 '의사노조' 반발

성남시의회서 위탁의무화·민간병원 위탁 조례안 발의...의사노조 "위탁 아닌 경영진 퇴진으로 조직쇄신해야"

성남시의료원 전경.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성남시의회가 성남시의료원의 민간 위탁을 추진하고 나서자 성남시의료원 의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성남시 국민의힘 소속 정용한 시의원 등은 성남시의료원의 민간위탁을 강제하는 ‘성남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을 의무화하고, 대학병원 외 민간의료기관에게도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 의원은 성남시의료원의 적자가 계속되고, 의료진 채용이 원활치 않아 정상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조례안을 발의했다. 타 병원 위탁을 통해 현재 성남시의료원의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남시의료원 의사노조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민간위탁 강제, 민간의료기관까지 위탁 허용하는 조례개정은 소중한 시민의 재산을 민간에게 팔아먹는 행위일 뿐, 누구도 그럴 권한이 없다”며 반발했다.
 
이어 “조례안은 의료원 정상화에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오히려 시민들의 요구와도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성남시의료원이 코로나 팬데믹 과정에서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현재 지역주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단 사실엔 동의했다.
 
다만 이는 코로나 전담병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다보니 일반진료 이용 환자들의 불편이 컸고, 이중의 의료원장의 비위의혹과 독단 경영으로 의료인들의 이탈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현재 성남시의료원의 문제점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공공의료 역할을 모범적으로 수행했음에도 경영진의 무능과 독단으로 인한 의료진 이탈로 일반진료 활성화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경영진 퇴진과 조직쇄신, 성남시의 적극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지역 주민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의료원으로 정상화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이미 2000년대 초반 많은 지방의료원이 위탁했고, 대부분의 경우 위탁은 실패했다. 수익성은 올라갔지만 공공적 역할은 후퇴했고, 시민들 만족도가 올라갔단 근거도 없다”며 “위탁 의무화조항은 위탁에 실패했을 때 다른 선택을 원천 차단한다”고 위탁 의무화조항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노조는 의료원 위탁주체를 대학병원이 아닌 민간병원까지 확대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노조는“성남시의료원은 수천억 시민 세금을 투입해 설립한 시민의 병원이고 시민의 재산”이라며 “위탁을 의무화하고 민간병원에 경영권을 맡긴다는 것은 시민의 재산을 영구적으로 민간병원에 넘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더욱이 민간병원 위탁이 제대로 된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민간병원의 특성상 공공성이 아닌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진료를 할 것”며 “시민의 세금이 투입된 시민의 재산을 위탁병원에 공짜로 갖다 바칠 권한은 시의회도, 시장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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