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증원 반대 총파업"...'의협 비상대책특별위원회' 구성되나

투쟁 주체 결정이 핵심 쟁점…새로운 비대위 체제는 절차·시간 고려해 이필수 회장 직접 나서서 위원회 이끌 듯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오후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를 통해 별도 투쟁위원회를 발족시킬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지난 21일 '의대정원 수요조사 발표'에 따른 의협 반박 기자회견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오늘(26일)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를 통해 의협 집행부 산하에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가동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총파업을 위한 첫걸음을 떼는 셈이다. 

물론 확정적인 위원회 발족 여부는 이날 오후 3시 연석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복수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로선 의협 이필수 회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의협 집행부 산하 위원회 구성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향후 의협은 정부의 의대정원 정책 대응 기조를 크게 변화시킬 예정이다. 일방적으로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먼서 더 이상 의료현안협의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의협이 강력하게 나서게 된 계기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의료계 반대를 무릅쓰고 전국 의대를 대상으로 증원 규모를 발표한 것과 연관이 깊다. 수요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의협은 앞으로 제대로 된 의료현안협의체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난 22일 제18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도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날 열리는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는 앞으로 달라지는 의협 대응 기조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의협은 의료계 총파업을 염두해 둔 강경 투쟁 노선을 공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필수 회장도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까지와 달리 수위 높은 강경 발언들을 준비 중이라는 후문이다. 

다만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위원장을 누가 맡을지, 즉 비대위 권한을 어디에 둘 지가 연석회의의 핵심 쟁점이다. 일각에선 집행부 산하가 아닌 별도의 비대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의협 집행부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별도 비대위 구성 주장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부가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하며 다시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 자체가 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이라는 취지다. 다만 이 경우엔 대의원들의 결의가 필요하다. 

반면 현재로선 이필수 회장이 직접 중책을 맡아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꾸리는 게 유력해 보인다. 사안이 촉박한데 비해 별도 비대위를 구성하기까지 절차상 시간이 오래걸릴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어져 온 실무감각 등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집행부 탄핵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을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였다는 점도 이필수 회장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당시 비대위 설치 관련 투표에서 찬성은 40표에 그친 반면 반대표는 127표에 달해 현 집행부 쪽으로 힘이 실렸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지금 별도 비대위가 구성된다고 해도 의대정원 대응에 대한 책임부담이 너무 커서 외부 인사 중 비대위원장을 하겠다는 사람조차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필수 회장이 이 사태를 끝까지 책임을 지고 투쟁하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도의사회장은 "이필수 집행부가 사퇴하는 모양이 정부에게 강력한 경고를 줄 수 있다. 반드시 집행부가 사퇴하고 대의원회가 직접 책임지는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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