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협 "판매중지 고혈압약 115개 중 99개가 대체조제 가능, 피해환자 더 많을 듯"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제도 목록에 포함, 생동성 전면 개선하고 제네릭 전수조사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에 판매가 금지된 115개 의약품 중 99개가 저가약 대체조제가능 약제로 확인됐다. 실제 문제가 있는 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17만 8536명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9일 식약처는 발암물질 함유가 우려되는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의 중국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최종 판매중지 조치 115개 품목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체조제 가능성 때문에 문제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제도는 보험 약가 절감을 목표로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보다 낮은 값의 의약품으로 대체조제한 약사에게 약가 차액의 30%를 일정부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병의협은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 제도 대상 의약품은 식약처장이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들이다. 6월 현재 무려 9944개의 의약품이 대체조제가능 의약품으로 등재돼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현 식약처의 생동성 실험기준은 오리지널대비 80~125%의 효능만을 보이면 통과시켜 준다. 생동성의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고 했다.  

병의협은 “2008년 생동성 시험 조작으로 전직 식약처장 포함 20여명이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번에 판매중지된 115개의 의약품 대부분이 생동성을 통과해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 대상으로 등재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식약처의 약품 관리가 아직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병의협은 “식약처는 생동성 뿐만 아니라  원료의 안정성, 제조과정의 적합성, 의약품의 허가, 제조, 유통 등을 감시하고 인증해주는 유일한 기관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보험재정 절감만을 목적으로 의사의 처방권과 환자의 건강권을 무시하고, 약효의 안정성이나 동등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정부의 무책임한 행동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저가약 대체조제 제도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면서도 성분명 처방 등 무책임한 주장을 반복해온 일부 약사단체들이 리베이트 운운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국민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있는 식약처장과 그 관련자들은 문책하라”라며 “식약처는 국민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생동성 시험제도를 전면 개선하고, 현재 시판중인 모든 제네릭 의약품의 안정성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라”라고 했다. 

병의협은 “정부는 재정 절감을 목적으로 의사의 처방권을 무시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포기하는 잘못된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 제도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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