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보훈병원, ‘의료원’ 체제로 전환 될까

병원 안팎서 "의료원 체제 전환" 주장 이어져...보훈처는 신중한 입장

중앙보훈병원 전경.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보훈병원이 소속 의사들의 잇딴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국 6개의 보훈병원을 ‘의료원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병원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아니라 의료 분야의 전문가인 의료원장이 의료 사업을 책임있게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게 보훈병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27일 중앙보훈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보훈병원 공공보건의료 컨퍼런스’에서 연자로 나선 국립중앙의료원 주영수 의료원장은 “의료 사업 중심의 보훈의료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병원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의료 인력이다. 의료 사업은 대단히 전문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의료인을 중심으로 문제를 기획·집행·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보훈의료원장은 의료인으로 임명하고, 의료지원실과 복지지원실은 의료원장 관할 직속 부서로 둬야한다”고 덧붙였다.

주 원장은 “미국의 경우는 1996년 이후에 VISN(Veterans Intergrated Services Network)을 설치해 행정과 의료를 분리하고 조직·인사·예산·평가와 각종 정책결정 등 의료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 완전히 의료사업의 주체가 전적으로 결정 권한을 행사해왔다”고 했다.

이어 “대만 역시 보훈대상자들을 위한 영민의료체계에 대해 영민총의원이 중심이 돼 전적으로 독립된 의사 결정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실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던 미국 보훈의료체계는 VISN이 설치된 이후에 크게 변화하며 지금은 대통령까지 찾는 우수한 수준을 갖추게 됐다.

이 같은 목소리는 병원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앞서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보훈병원 의사노조 주인숙 분회장(중앙보훈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역시 의료원 체제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주 분회장은 의료와 병원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들로 구성된 공단 이사회가 중앙보훈병원장조차 제외한 채로 병원 운영 방향을 결정하며 보훈병원이 엉망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료원 체제로 전환해 중앙보훈병원장이 의료원장을 맡도록 하고 6개 병원들이 각 병원장의 책임경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주 분회장의 주장이었다.

이와 관련, 국가보훈처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보훈처 관계자는 “현재 보훈의료 혁신위원회에서 혁신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모든 방안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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