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속도로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들, 우리나라 국민들에는 무엇이 보급될까

[칼럼] 조양래 생물학 박사

[메디게이트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COVID19)때문에 지난 7개월간 세계적으로 1350만명 감염자와 58만명 사망자들이 발생했다. 

좋은 치료제는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감염자들의 증상을 완화하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패턴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일상생활을 이전과 비슷하게 회복시키려면 백신을 폭넓게 사용해야 한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은 155개며 23개는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아직 개발의 초기과정이기 때문에 각 백신의 성패를 예견하기 어렵다. 

이 시점에서 가장 유망한 물질이라고 간주되는 몇 가지 백신 후보들에 대한 개발 정도와 성공 가능성을 점검해보고, 개발 과정에 드러나고 있는 정치사회 현상과 한국인들이 접종받게 될 백신에 대해 추측해봤다. 

백신생산에 사용되는 다섯가지 플랫폼 기술

감염병의 원인인 바이러스 자체를 백신으로 사용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바이스를 생산해 약화(attenuate)시키거나 불활성화(inactivate)시키는 과정을 거쳐 사람 몸에서 복제하지 못하도록 처리한다 (그림 1-1). 

천연두 백신과 같이 지난 100여년간 인류가 사용해 온 고전적인 백신들을 이런 방법으로 생산했다.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리한 다수의 중국회사들이 이 방법을 사용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우한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한 후에 충분한 양을 생산해 임상시험 1상을 실시했다(표 1). 



인도에서는 약화시킨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생산하는 과정이 포함되므로 생산도중에 바이러스가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효과는 좋으나 접종 부위에 염증과 통증이 수반될 수 있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을 독감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회사도 있다.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감기 바이러스 게놈을 조작하여 코로나19 유전자인 Cov2를 사람세포에 넣어주는 기계로 변형시켜 사용한다. 중국회사인 캔사이노(Cansino Biologics)와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Oxford/AstraZenca)에서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백신용 바이러스는 게놈의 대부분이 감기 바이러스다(그림 1-2). 사람들이 아데노바이러스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으므로 항원 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생산되기 이전에 백신이 신체에서 제거될 수 있으므로 효능이 낮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매년 독감바이러스 백신을 생산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므로 곧바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다년간의 경험으로 안전성이 증명됐으므로 허가를 받기 쉬울 것이다.

바이러스 전체를 사용하는 대신에 항체형성에 필요한 단백질만 사용할 수도 있다. 미국에 있는 노바백스(Novavax)라는 회사에서 코로나19의 Cov2 단백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개발하고 있다(그림 1-3). 

이 회사는 코로나19와 비슷한 바이러스인 사스와 메르스 감염병이 나타났을 때 동일한 방법으로 백신후보 물질을 만들었으나 조기에 감염병이 사라졌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시행하지 못했다.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코로나19에 대한 백신후보를 만들었다. 

단백질은 1회용 비닐 봉투안에서 곤충세포를 배양하면서 생산한다. 대량생산 경험이 풍부하며 쉽고 경제적으로 새로운 시설을 갖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숭이를 이용한 전임상시험에서 효능이 뛰어났으며 동일한 플랫폼으로 생산된 백신을 지난 10여년간 수 만명에게 접종해 안전성이 상당한 수준으로 입증됐다. 몇 달 전에 갑자기 나타나 판데믹을 야기시킨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좋은 플랫폼으로 간주되고 있다.

단백질을 백신으로 사용하는 대신 Cov2 유전자를 사람의 세포에 주입하는 방법이 새롭게 개발되기도 했다. 한국인 2세로 한국에 많이 소개된 과학자가 설립한 이노비오(Inovio)회사에서 DNA를 사용한다. DNA로 이루어진 단백질 유전자를 시험관에서 합성하여 백신을 만드는 데 DNA는 상대적으로 쉽게 합성할 수 있다.

DNA합성은 수십년간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며 효율과 신뢰도가 높게 유전자를 합성하는 회사들이 많이 있다. 합성은 쉽지만 수 억명에게 접종할 만큼 대량으로 생산하려면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합성된 DNA는 전기로 충격을 주면 사람의 세포에 들어가며 mRNA 단계를 거쳐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이 사람의 면역체계를 각성시킨다. 감염병을 일으키는 신규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수주내에 백신 후보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직 광범위하게 사람에게 사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유전자 DNA를 사람의 세포에 넣으면 mRNA 단계를 거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므로 DNA대신 바로 mRNA를 넣어주는 방법도 개발됐다(그림 1-4). mRNA도 DNA와 마찬가지로 시험관에서 합성한다. DNA보다 합성 후에 보관하는 방법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DNA보다 면역반응을 잘 일으킨다고 전문가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 임상시험의 결과를 보기전에 대량생산시설을 만들기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 

모더나, 미국보건국, 바이오엔텍, 화이자 등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Cov2를 먹인 감기바이러스보다 코로나19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의 타이터가 높아 효능이 우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DNA백신과 마찬가지로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사용된 기술은 달라도 모든 코로나19 백신은 Cov2 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도록 제작됐다. 

발표된 백신개발과 관련된 임상시험 결과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은 전임상시험 혹은 임상시험 중에 시험결과를 발표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모더나는 7월 15일에 mRNA를 이용한 임상시험 1상 결과를 발표했다(Jackson et al. 2020. NEJM). 임상시험에는 45명이 참여했으며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비슷하고 18-55세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참여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25, 100, 250마이크로그램(ug)을 2회에 거쳐 접종했다. 1차 접종 후 접종양이 높을수록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항체의 양이 증가됐다. 2차 접종후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면역반응을 보였으며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환자들의 혈장에 있는 항체보다 2~4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백신 접종후에 환자들이 보이는 부작용에 관해서는 크게 나타내지 않았지만 250ug을 접종 받은 환자들은 심한 부작용을 나타냈으며, 100ug을 받은 환자들도 상당한 부작용을 보인 것 같다. 논문에서는 임사시험을 중단해야 할 만큼 심한 부작용을 보인 경우는 없었다고 하면서 앞으로 1년간 계속 환자들의 건강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안전성과 연관된 세부적인 데이터와 앞으로 1년간 모을 안전성 데이터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엔텍과 화이자(BioNTech/Pfizer)도 7월 1일에 임상시험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시험을 미국과 독일에서 분리해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시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모더나와 같이 45명이 참가했으며 접종한지 28일째 10ug과 30ug mRNA를 접종받은 참여자들이 감염됐다가 회복된 환자들보다 2배 정도 높은 농도로 중화항체를 생산했다. 논문으로 발표되면 정확한 값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더나 데이터에 따르면 회복된 환자들이 100이하 정도로 보이는데, 화이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백신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168과 267의 항체 타이터를 보이고 있다.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 결과는 20일(현지시간)에 논문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와 캔사이노의 임상시험 결과를 보이는 중화항체의 타이터는 각각 40과 60이라고 한다. 노바백스의 임상시험 결과는 7월 마지막 주에 발표될 예정이며 원숭이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에서 보여준 중화항체는 1만 이상으로 나타났다. 

혈액에 포함된 중화항체의 농도는 아직 회사별로 비교할 수 있는 근거가 미약하다. 각 회사에서 발표한 숫자를 여과없이 비교하는 것은 사과와 오렌지를 정량적으로 비교하려는 의도와 비슷하므로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다. 굳이 비교한다면 변형시킨 바이러스, mRNA, 단백질 순서로 중화항체의 생산량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백신개발에 미치는 국제기구 및 정치의 영향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 치명적인 감염병을 겪은 다음에 에피데믹대비혁신연합(The 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이 2017년 1월에 출범됐다. 이 기구는 다른 전염병이 나타날 잠재적인 위험에 대비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빌게이츠 재단, 영국의 웰컴트러스트, 노르웨이, 일본, 독일 등이 중심이 돼 창설했으며 경제적 지원과 모금 활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경제적인 지원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일어나지도 않은 감염병에 대비한 치료제나 백신은 시장이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상업적인 가치가 없거나 기껏해야 모호하다. 그나마 시장이 형성돼 있는 독감백신도 마진율이 낮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백신프로그램을 제거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과 상업적 가치가 모호한 잠재적인 감염병연구를 하는 다국적 대기업은 전무했다. 

이에 비해 신생기업들이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고 독자적인 활동영역을 형성했다. 사스와 에볼라 등을 겪는 동안 혁신연합은 이런 작은 기업들의 연구성과에 익숙하게 됐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이들이 개발한 기술들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상당한 규모의 경제적인 지원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최대 수혜 기업은 노바백스이며 백신개발을 개발하도록 3억 8400만달러(약 4000억원)을 지원했다. 

에피데믹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과 같이 비정치단체에서 보여주고 있는 긍정적인 면과 반대로 부정적인 정치적 영향도 있었다. 

캔사이노 회사는 백신 후보물질을 이용해 임상시험 1상과 2상을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중국 군인들에게 사용하도록 7월초 세계 최초로 허가를 받았다. 이 회사에서는 연간 7000~8000만 도스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정부는 위기상황에서 이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에서 감염자수가 급감하자 임상시험 3상을 캐나다에서 시행하기 위해 5월에 캐나다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캐나다에서 공부한 중국인 과학자들이 캐나다의 기술을 이전 받아 중국에 설립한 회사이므로 캐나다에서 임상시험 3상을 실시하려고 했을 것이다. 약 4만명을 임상시험에 참가시키려고 하며 임상시험에 필요한 백신을 생산해 발송을 마쳤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화웨이사의 이사를 캐나다 당국에서 체포하고 캐나다인을 중국에서 스파이혐의로 체포하는 등 중국과 캐나다의 정치적인 관계가 악화됐다. 중국세관에서는 임상시험에 사용하려는 백신을 아직까지 발송하지 못하도록 허가를 지연하고 있다. 캔사이노 회사에서는 캐나다 외에 러시아, 브라질, 칠레,사우디아리비아 등 다른 나라에서 임상시험 3상을 실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소식은 없다. 

인류가 위험에 빠진 이 순간에도 국제 정치외교 관계는 미묘하게 인류 공존을 위한 과학적 성공을 저해하고 있다.

정치가들 중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과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외면해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영국, 브라질, 미국 등 다수 국가의 수장들이 코로나19의 위험을 과소평가해 초기 대응에 실패하도록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진실을 말하는 과학자들이 정치가들에 의해 권력의 틀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미국 행정부와 파우치 박사 관계는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한 발표를 한 직후에 박사는 “내가 마이크 앞으로 뛰어나가 대통령을 밀어 넘어뜨릴 수는 없잖아요?” 혹은 “대통령이 99% 무해한 감염이라고 한 말은 틀렸다”와 같은 부정적인 인터뷰를 주요 언론과 시행했다. 

미국 행정부에서는 정치인들답게 파우치를 해임시키기 보다는 그가 한 말이 잘못됐기 때문에 조언을 따를 수 없다는 인상을 파급하려고 박사가 했던 잘못된 말만 골라서 언론에 유포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접종 받을 백신은?

미국 행정부는 경제사회 활동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을 통해서 치료제 개발회사와 백신 개발회사에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에서 1차로 발표한 초고속 백신개발계획(Operation Warp Speed)때 모더나에 4억 8000만달러, 아스트라제네카 등에 12억달러를 지원했으며 최근에는 노바백스에 16억달러를 지원했다. 유럽 및 기타 선진국에서도 자국민들을 위한 백신을 선매수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10여개 회사들이 백신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니 한국에서 생산한 백신이 국민에게 보급될 수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백신을 올해 겨울에 사용하려면 곧 임상시험을 거쳐 식약처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하거나 아데노바이러스를 변형시킨 백신은 100여년 이상 사용해 안전성이 증명됐으므로 상대적으로 쉽게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외 신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백신들은 안전성에 대한 의문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승인될 때까지 한국에서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된다.
 
만약 식약처에서 승인한 백신에 사소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식약처는 언론과 정치적 압력을 견디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회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허가 유보다. 식약처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한국에서는 암묵적으로 제한되고 있다는 사실을 정책결정자들이 인지해야 한다.

한국에서 생산된 백신과 함께 외국에서 생산된 백신을 도입해 보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외국에서 개발된 백신을 도입하려 한다면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미리 조사하고 가장 좋은 백신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정형화돼 있지는 않지만, 7월까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형시킨 아데노바이러스, 코로나19 단백질, DNA, mRNA를 이용한 백신들에 대한 임상시험 1상결과를 교차-비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각 백신들의 장단점을 비교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을 구입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의 지원 혹은 기업 차원에서 정당한 노력을 경주하기 바란다.  

추가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은 어려울 것이라고 간주되고 있다. 감염됐다가 회복된 환자들의 혈액에 보존되는 항체들의 수명이 길지 않으며 2차 감염의 경우도 알려져 있다. 백신접종을 매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들을 보면 백신 보유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또한 면역이 기억되도록 T세포를 활성화하는 면역보조제(adjuvant)를 한국에서 개발하거나 개발한 외국회사로부터 도입할 방법도 찾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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