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평원 사전 심의'·'개원자 진료경력으로 의대 교수 채용'·'의대생 유급 방지 대책' 등 대책이 의학교육 망친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학계 단체들이 최근 잇따라 발표된 정부 정책에 대한 공동 대응 방향을 논의한다.
11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대한의학교육학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 단체들은 조만간 정부의 의학교육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 회의 자리에서 이들 단체는 정부 정책에 대한 대응 방향과 더불어 정부에 요청하고자 하는 대안들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개별단체 수준에서 성명서를 내는 등 대응이 이뤄져 왔지만 의학교육이 현저히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라 의학교육 관련 단체들이 연합해 대응책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합동 회의는 최근 정부가 연이어 발표한 ▲의평원 사전 심의 ▲개원가 진료경력으로 의대 교수 채용 ▲의대생 유급 방지 대책, 총 세 가지에 대한 대응이 주된 논의 대상이다. 이들 단체는 해당 정책들이 모두 의학교육의 근간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의학한림원 관계자는 "우선 의평원 관련 사전 심의 발표는 기존 의학교육 평가 규정 자체를 흔들겠다는 것"이라며 "개원가 경력을 100% 인정해서 교수를 채용하겠다는 정책도 의대 교수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대 교수는 진료 이외에도 연구를 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 교육에 전념해야 한다. 그런데 개원가에서 환자만 보던 이들이 교수로 대거 채용된다면 의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설명했다.
의학계는 특히 지난 10일 발표된 교육부의 의대생 유급 방지 대책이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의학교육학회 관계자는 "의학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의대 수업을 강의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화상 수업으로 대체하고 주말에도, 야간에도 수업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급 여부는 정부나 학장이 별도로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의학교육은 다른 교육과 달리 한 과목이라도 이해를 못했다면 졸업하지 못한다. 모든 과목이 환자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교육 받은 부분에 대해 교수들이 매번 학생의 이해도를 평가해 유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의학 교육은 지식 전달 뿐만 아니라 학생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까지 확인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이 과정이 모두 실습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다 생략하고 학생들을 그냥 다 올려보내라는 것은 의학교육의 심각한 훼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대정부 대응에 대해서 한림원 관계자는 "공동성명서를 내는 방식이 될지, 대국민 호소의 방식이 될지 구체적인 대응 방향은 아직 모르겠지만 일단 함께 논의해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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