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윤 사회수석 발언에 의료계 분노…"왜 자리 지키고 있나"

의정 갈등 8개월째인데 "전공의∙의대생 의대증원 반대 이유 모르겠다"…尹-韓 독대서 해결 계기 어려워졌다 관측도

10일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열린 서울의대 비대위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비서관.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10일 서울의대 비대위와 토론회 종료 후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왜 나갔는지 모르겠다. 의대증원에 반대하는 구체적 이유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 데 대해 의료계에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공의·의대생은 물론이고 의료계 전체가 의대증원 등 의료개혁 반대 이유를 성명서나 언론을 통해 꾸준히 설명해 왔는데, 의정 갈등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유를 모르겠다는 장 수석의 발언은 황당하다는 것이다.
 
실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2월20일 7대 요구안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하며 전공의들이 병원에 사직서를 던질 수밖에 없던 이유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당시 대전협은 정부의 의료개혁에 담긴 지불 제도 개편, 비급여 항목 혼합 진료 금지, 진료 면허 및 개원 면허 도입, 인턴 수련 기간 연장, 미용 시장 개방 등이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대증원 2000명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저수가와 의료 소송 등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이루지 못한 채 의료비 증가로만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수차례 성명서를 통해 의대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장상윤 수석의 발언을 차용해 ”장상윤 씨가 왜 아직도 대통령실 사회수석 비서관을 하고 하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휴학 중인 한 의대생은 “대통령실이 귀를 막고 있는데 반대 이유가 들릴 리가 있겠나”라며 “이번 사태 이전부터 의료계는 의료소송 리스크를 덜어주고 수가를 현실화해서 필수과 의사들을 다시 자기 전공으로 돌아오게 하자고 했었다. 정치권이 계속 무시하다가 갑자기 엉뚱한 진단을 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상윤 수석이 의도적으로 해당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번 사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장 수석의 발언을 그대로 믿을 수도 있는 데 이를 노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병원 사직 전공의는 “장상윤 사회수석이 전공의·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를 떠난 이유를 모를 리가 없다”며 “(정부는) 의료계에서 반발할 걸 알고 있었다고 이미 청문회에서 다 말해놓고 이제 와서 뭘 모르겠다는 건지 어이가 없다. 잘 모르는 제3자가 보면 속을 수도 있을 텐데 그런 걸 노린 것 같다”고 했다.
 
장 수석의 발언 수위를 고려했을 때, 재보선 이후 이뤄질 전망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독대가 사태 해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정부가 2025년 정원도 의제로 포함하는 등 전향적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책 추진 책임자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도 모르니 현 사태가 끝날 수 없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수개월간 보여준 게 있는데 독대를 통해 뭐가 달라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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