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정부가 기초수액제를 비상 사태 비축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면 기초수액제가 턱없이 모자라 응급환자들을 살리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국민의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기초수액제는 인체에 꼭 필요한 전해질과 포도당을 공급한다. 또 환자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공한다. 농도가 높은 항생제, 항암제, 진통제 등을 희석해 몸 속에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입원환자의 90%는 수액을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필수의약품 목록(Model List of Essential Medicines)에 포도당주사액, 포도당생리식염주사액, 염화칼륨주사액, 생리식염주사액, 탄산수소나트륨, 하트만액, 주사용수 등 7가지 기초수액제를 포함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초수액제 비축 기준이 전혀 없다.
최 의원은 "식약처는 비축 기준 미비에 대해 JW중외제약(JW생명과학), CJ헬스케어, 대한약품공업 등 3사가 수액 공급의 90% 이상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들 3사의 공장 가동률이 100%를 넘는 만큼, 비상사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수액 공급이 불가능해 응급 환자들을 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정부는 기초수액제를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거나 비축의약품으로 따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당장 필수의약품 지정 등의 법 개정이 어렵다면 의료기관 자체에 일정 물량을 비축하게 하고, 이를 의료기관 인증평가 등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