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으로 소아과 의사 임금 2010년 보다 낮은데...그래도 먹고살 만하다?

김윤 교수 제시한 2019년 이후 통계 합치면 수입 더 감소…물가 상승 고려하면 소청과 경영난 더 심각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소득이 적지 않다는 의료관리학자의 주장에 의료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통계를 악의적으로 편집했다는 의견에 더해 소청과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오인하고 있다는 게 주장의 골자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최근 언론 기고를 통해 '소청과 의사들이 폐과를 선언했는데 이들이 생각보다 먹고살만 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해당 주장의 근거는 국내 소청과 개원의 소득이 2010년 약 1억3000만원에서 2019년 1억8000만원으로 1.4배 늘었고 이는 근로자 평균 임금의 4.2~5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사진=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그러나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까지 고려하면 소청과 의사들의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메디게이트뉴스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소청과 개원의 소득은 2010년 약 1억2900만원, 2015년엔 1억6300만원으로 늘고 2019년엔 1억8000만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시작된 첫해인 2020년엔 1억875만원으로 급감해 오히려 2010년 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2010년에 비해 2020년 임금이 감소한 진료과는 소청과가 유일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소비자물가 총지수가 약 14.8%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소청과 의사들의 실질 소득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구체적으로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이비인후과도 2020년 의사 임금은 약 1억7000만원으로 소청과에 비해 7000만원 가량 많았고 2010년에 비해선 약 3700만원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개원가 의사 평균 임금은 1억4300만원에서 2억5400만원으로 1억1100만원 늘었다. 개원가에서 가장 많은 인상 폭을 보인 과는 흉부외과로 1억6100만원에서 4억8800만원으로 연봉이 3억원 넘게 증가했다. 

심지어 소청과 의사 임금은 특정 전문과 없이 진료하는 일반의 진료과 의원의 평균 임금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 일반의 진료과 의원 연봉은 2010년 1억500만원 수준에서 2020년 1억95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오히려 소청과는 2010년 일반의 진료과 수준으로 임금이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청과를 전공하고도 소아과 진료를 하지 않는 의사 비율은 15%로 높아졌고 소청과를 전공 후 일반의진료과에 종사하는 소청과 의사 비율도 9.4%나 됐다. 

소청과 폐업 사례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수행한 ‘아동 건강전담의 건강보험 시범사업 모형개발’ 연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폐업한 소청과 의료기관은 연평균 14.1%가 증가했고 특히 전북(47.0%), 광주(41.4%), 전남(31.6%) 순으로 폐업률이 높았다. 지난 5년간 폐업한 소청과 의원은 662개에 달했다.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마상혁 과장은 "최근에 소청과학회가 있었는데, 소청과 의사들 사이에서 김윤 교수 발언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았다"며 "최근에 소청과 평균 소득이 감소했다고 나오는데 실질적으론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체감한다. 소청과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많이 실시해서 금액이 과다 집계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청과 임금은 줄어드는데 의료기관 운영 비용은 굉장히 많이 올랐다. 통계와 현실은 다르다. 아이들이 많이 없는 지방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며 "운영이 안 되다 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성인 진료까지 하고 있는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김윤 교수 주장은 굉장히 악의적이다. 자신의 주장에 유리한 부분만 통계를 고의로 편집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에서 개원 중인 소청과 원장 A씨는 "소아과 의사들의 임금을 일반 노동자들과 비교하면서 '그래도 많이 벌지 않느냐'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방식의 선동"이라며 "정말 소청과 현실이 걱정된다면 소청과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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