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체개발 면역항암제 연이어 미국 시장 진출…美FDA 승인 3번째 약물 추가될까

준시, 1월 키트루다보다 20% 저렴한 록토르지 출시…베이진, 올해 하반기 테빔브라 출시 계획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중국에서 개발된 PD-1 면역관문억제제가 지난해부터 연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관문을 통과하며 제약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NMPA)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중국 생산 의약품 중 11개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특히 면역관문억제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첫 허가를 시작으로 최근 하나 추가됐고, 또 다른 면역관문억제제가 FDA 승인 검토를 받고 있다.

중국 자체개발 면역관문억제제가 미국 시장에 입성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2021년 여러 중국 기업이 파트너사와 함께 면역관문억제제의 미국 시장 허가에 도전하며 저가 면역항암제 시장이 열릴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22년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의 신틸리맙(sintilimab)을 시작으로 허치메드(HUTCHMED)의 수루파티닙(surufatinib)과 상하이 준시 바이오사이언스(Shanghai Junshi Biosciences)의 토리팔리맙(toripalimab)이 임상 설계와 제조상의 문제를 이유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으며 먹구름이 끼었다. 베이진(BeiGene)의 티슬렐리주맙(tislelizumab) 역시 코로나19로 중국 실사가 어려워지며 계속해서 허가가 지연되자 파트너사인 노바티스(Novartis)가 2023년 9월 계약을 해지했다.

2023년 10월 준시가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FDA로부터 면역관문억제제 록토르지(Loqtorzi, 성분명 토리팔리맙)를 허가 받으며 미국 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록토르지는 미국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Coherus Biosciences)와 공동 개발한 PD-1 항체치료제다. 전이성 또는 국소 진행성 비인두암(NPC) 1차 치료제로 시스플라틴 및 젬시타빈과의 병용요법, 화학요법 중이나 이후 질병이 진행된 재발성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비인두암 단독요법 2가지 적응증으로 승인 받았다. 코헤러스는 올해 1월 미국 시장에 록토르지를 출시했다.

베이진은 노바티스와의 계약이 해지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단독으로 FDA 승인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원래 예정됐던 허가 일정보다 20개월 늦어졌지만, 올해 3월 항암화학요법 이후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ESCC) 치료제로 테빔브라(Tevimbra, 성분명 티슬렐리주맙)을 승인 받는데 성공했다. 

테빔브라는 같은 적응증으로 승인된 PD-1 억제제 키트루다, 옵디보와 경쟁하게 된다. 베이진은 테빔브라를 올해 하반기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블록버스터 제품인 MSD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BMS(Bristol Myers Squibb)의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를 비롯해 6개 면역관문억제제가 판매 중인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면역관문억제제의 미국 진출 추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2018년부터 자체 개발 PD-1, PD-L1 면역관문억제제가 다수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록토르지는 2018년, 테빔브라 2019년 처음 허가 받았으며, FDA 승인을 받지 못한 신틸리맙과 수루파티닙도 각각 2018년, 2020년 중국에서 허가 받았다. 2022년에는 5번째 면역관문억제제 펜풀리맙(penpulimab)이 중국 NMPA로부터 승인 받았다.

현재 FDA 승인 결정이 임박한 약물은 헝루이 파마슈티컬스(Hengrui Pharmaceuticals)와 엘레바 테라퓨틱스(Elevar Therapeutics)가 공동 개발한 후보물질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5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PD-1 억제제인 캄렐리주맙(camrelizumab)과 혈관내피성장인자 수용체 2(VEGFR-2) 억제제 리보세라닙(rivoceranib)의 병용요법에 대한 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처방약 사용자 수수료법(PDUFA)에 따른 목표일은 5월 16일이다.

간세포암 1차 치료제 시장도 기존 면역관문억제제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티쎈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VEGF 억제제 아바스틴(Avarstin, 성분명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을, 로슈(Roche)는 임핀지(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와 세포독성 T-림프구 항원-4(CTLA-4) 억제제 이뮤도(Imjudo, 성분명 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을 허가 받아 판매 중이다. 최근 BMS도 옵디보와 CTLA-4 억제제 여보이(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의 데이터가 긍정적이라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중국 기업들이 어떻게 경쟁에 맞설지도 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

이미 출시된 록토르지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보다 낮은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에 비인두암 치료제로 허가된 3주마다 투여되는 키트루다 약가는 1만1115.04달러지만 록토르지는 8892.03달러로 20% 저렴하다. 테빔브라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출시 시점이 다가오면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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