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가 허가한 신약 건수가 급격하게 줄었으나 2023년 다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게이트뉴스 집계에 따르면 12월 22일 기준 CDER는 1년간 총 54개 신약을 허가했다. 2022년 37개 신약을 허가하면서 2016년 22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 다시 승인 건수가 늘면서 2017~2021년 평균치(51개)를 소폭 넘어섰다.
기업 별로는 화이자(Pfizer)가 ▲편두통 치료제 자브즈프렛(Zavzpret, 성분명 자베게판트)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 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원형탈모증 치료제 리트풀로(Litfulo, 성분명 리틀레시티닙)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 엔젤라(Ngenla, 성분명 소마트로곤) ▲다발골수종 치료제 엘렉스피오(Elrexfio, 성분명 엘라나타맙)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벨시피티(Velsipity, 성분명 에트라시모드) 등 6개 신약을 허가 받으며 선전했다.
유럽계 제약회사들은 희귀질환 치료제로 FDA 관문을 대거 통과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탈리아 제약사 키에시(Chiesi Farmaceutici)는 ▲알파-만노시드 축적증 치료제 람제데(Lamzede, 성분명 벨마나제 알파) ▲파브리병 치료제 엘파브리오(Elfabrio, 성분명 페구니갈시다제 알파)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제 필수베즈(Filsuvez, 성분명 트리테르펜) 등 희귀질환 치료제 3개를 승인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광동제약은 7월 키에시와 계약을 맺고 이번에 허가 받은 람제데와 엘파브리오를 포함해 희귀의약품 3개 품목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유통권을 확보했다.
네덜란드 파밍 그룹(Pharming Group)은 희귀 진행성 원발성 면역결핍증인 포스포이노시타이드 3-키나제 델타(PI3Kδ) 증후군(APDS) 치료제 조엔자(Joenja, 성분명 레니올리십)을 허가 받았다. APDS는 450여 가지가 넘는 원발성 면역결핍증 중 하나로, 이 병에 대한 치료제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승인받았다.
비만 치료제로 유명한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희귀 유전병인 1형 원발성 고옥살산뇨증(PH1) 치료제 리브플로자(Rivfloza, 성분명 네도시란) 치료제를 허가 받았다. 이 약은 노보 노디스크의 첫 번째 리보핵산 간섭(RNAi) 치료제로, 2021년 33억 달러에 인수한 다이서나(Dicerna Pharmaceuticals, Inc.)가 개발했다.
벨기에 제약회사 UCB는 전신 중증 근무력증(gMG) 치료제 신약 2개를 승인 받으며 선택 옵션을 늘렸다. 6월 피하주사제(병원에서 투여가능) 리스티고(Rystiggo, 성분명 로자놀리시주맙)를 허가 받은데 이어 10월에는 처음으로 자가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제인 질브리스크(Zilbrysq, 성분명 질루코플란)를 허가 받았다. 리스티고는 인간화 IgG4 단클론항체로 신생아 Fc 수용체(FcRN)와 결합해 순환하는 IgG를 감소시킨다면, 질브리스크는 보체 C5 억제제로 표적 작용 메커니즘을 통해 신경근 접합부에 대한 보체 매개 손상을 억제한다.
이 외에도 향후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건선 치료제 빔젤스(Bimzelx, 성분명 비메키주맙)도 허가 받았다. 빔젤스는 인터루킨 17A와 17F(IL-17A/17F)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건선 치료제다. 유럽에서는 건선성 관절염과 축형 척추관절염 치료제로도 승인받았으며, 미국에서도 신속하게 적응증 추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일본 아스텔라스제약(Astellas Pharma)은 중등도~중증 안면홍조 치료제로 베오자(Veozah, 성분명 페졸리네탄)를 승인 받았다. 베오자는 뉴로키닌3(NK3) 수용체 길항제로 비호르몬제제로는 미국에서 처음 허가 받은 약물이다.
또한 4월 말 59억 달러에 인수한 안과전문 바이오텍 아이베릭(Iveric Bio) 역시 지리모양위축(GA) 치료제 아이저베이(Izervay, 성분명 아바신캅타드 페골)를 승인 받는데 성공했다. 아이저베이는 2월 먼저 승인 받은 아펠리스(Apellis Pharmaceuticals)의 시보프레(Syfovre)와 함께 블록버스터급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 성과도 관심을 모았다. 준시 바이오사이언스(Junshi Biosciences) 는 중국 기업 최초로 면역관문억제제 미국 허가 관문을 통과했다.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Coherus Biosciences)와 공동 개발한 PD-1 억제제 록토르지(Loqtorzi, 성분명 토리팔리맙)가 그 주인공으로, 비인두암에 대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2021년 코헤러스가 선급금 1억5000만 달러를 포함, 총 11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권을 확보했다.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의 신틸리맙(sintilimab)과 베이진(BeiGene)의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 허치메드(HUTCHMED)의 수루파티닙(surufatinib) 등 여러 중국 면역관문억제제가 미국 진출을 노렸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미뤄지며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준시가 처음으로 허가 받으며 다른 중국 기업들 역시 미국 진출에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허치메드는 대장암 치료제 프루자클라(Fruzaqla, 성분명 프루퀸티닙) 미국 승인에 성공했다. 프루자클라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VEGFR) -1, 2, 3 억제제로 바이오마커 상태와 관계없이 난치성 전이성 대장암 여러 아형에 사용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 2018년 처음 승인, 엘루네이트(Elunate)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1월 다케다가 11억3000만 달러 규모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중화권을 제외한 전세계 독점권을 확보했다.
중국 이판 파마(Yifan Pharmaceutical)의 자회사 이바이브 바이오텍(Evive Biotech)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라이즈뉴타(Ryzneuta, 성분명 에프베말레노그라스팀 알파) 승인을 받았다. 라이즈뉴타는 5월 중국에서 먼저 허가를 받아 출시됐으며, 미국을 시작으로 더 많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작권자© 메디게이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