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혁신신약의 글로벌 진출이 잇따라 이어지고 있으나 기술수출 대비 그 규모가 현저히 작은 실정이다. 임상부터 상용화까지 성공시켜 'K-블록버스터'를 탄생시키려면 메가펀드 조성과 제약사·바이오텍의 협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허경화 대표는 지난 26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프레스웨비나에서 'K-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가능한가'를 주제로 이 같이 제언했다.
최근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뇌전증치료제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데 이어 한미약품이 스펙트럼과 함께 개발한 롤론티스(에플라페그라스팀)도 허가를 앞두고 있는 등 혁신신약의 글로벌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술수출이 지난해에만 88억 달러, 약 10조원에 이르는 것에 비해서는 규모가 매우 협소한 편이다.
허 대표는 "후속임상까지 성공해 혁신신약 개발을 완주해야 K-블록버스터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면서 "실제 국내 제약사들이 높은 연구역량을 지녔으며 정부에서도 바이오헬스를 3대 중점산업으로 선정해 1조원이 넘는 지원을 하고 있으나, 생산성은 18위에 그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 대부분이 기술수출을 목표로 초기 임상까지만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후보물질 발굴, 전임상, 초기임상 등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일랜드, 미국 등은 초기 연구부터 상업화를 목표로 하며 환자 적용이 큰 맥락으로 작용해 높은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블록버스터를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들도 사업화를 기반에 두고 신약개발 효율성 제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국내 신약개발 자본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후기 임상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펀드, 제약바이오기업이 참여하는 메가펀드를 구축하고, ▲사업성과 혁신성만을 기반으로 후보를 선정해 ▲제약기업과 바이오텍이 협업하는 컨소시엄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 대표는 "정부와 민간이 협업한 메가펀드는 선택 아닌 필수다. 정부는 후기 임상에 집중 투자하는 1조원대 메가펀드를 조성하고, 다양한 공공재원 투자로 대규모 자본을 조달해야 한다"면서 "민간의 제약바이오회사와 바이오텍들도 현물출자, 현금투자를 하는 한편 투자자(VC)도 후기임상에 대해 적극 동참해 확장된 자본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싱가포르는 지난해 기준 230조원의 국부펀드를 조성해 유전자가위, 바이오의약품, 항체치료제 개발과 바이오시밀러 생산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미국 민간펀드인 블랙스톤 라이프사이언스(Blackstone Life Science)도 5조원대 규모로 후기 임상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운영방식은 회사가 아닌 제품에만 투자하는 방식으로 임상3상 성공률이 86%에 달한다.
허 대표는 "이미 KIMCo에서 메가펀드 조성과 후기 임상개발 집중 지원 등에 대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했으며, 현재 정부와 민간기업들간에 펀드 조성을 논의 중에 있다"면서 "모든 제약바이오업계와 정부, 투자기관들이 공동 투자·개발·사업화 등 협업해 전주기 임상을 완주해야만 국가대표급 게임체인저인 K-블록버스터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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