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수 OECD 최하위, 의사 연봉은 최고" 국감 지적에 복지부 "2025년 의대 정원 확대" 약속

[2023 국감] 여야 집중 '필수의료 의사인력 부족'에 초점…복지부 "의료 불균형 문제 해소 중요, 현 의사인력 활용법도 고민"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첫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가 여야로부터 의대 정원 확대 및 지방의대 신설 압박을 받은 가운데 2025년도 입시 정원에 확대된 의대 정원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필수의료 강화와 지방 의료 불균형 등의 문제 해소에 의사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현 의사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1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의 첫 의제는 '필수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의사 인력 확충 문제였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정춘숙 의원 "의사 수는 OECD 최하위, 급여는 최고 수준…공공의대, 지방의사제 도입"

가장 먼저 질의를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진료 공백' 등 필수의료 붕괴 문제와 지역 간 의료 불균형 등을 지적하며 그 원인이 지방의 의료자원 부족과 이로 인한 신뢰도 하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 인력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OECD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최하위 수준인데, 급여는 최고 수준이다. 그 원인으로 비급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이 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네 병의원 의사 수입은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의사의 1.6배 정도 된다. 지난 5년간 요양기관 종별 의사 수의 변화를 보면 의원급 의사 수는 7939명 증가했는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같은 경우는 각각 2406명 그리고 1764명이 증가했다. 반면에 의료 전달 체계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병원급은 오히려 64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정부도 필수의료지원 대책, 소아의료 대책과 병상 수급 대책 등을 발표했지만 부족하다는 평가가 굉장히 많다"며 "대한민국의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정 의사 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장관은 "의대 정원 규모와 관련해 의료계와 협의하고 있다. 2025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이 확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만 당장 의대 정원을 늘리더라도 해당 인력이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약 10년의 기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해 의대 정원은 정원대로 확충하면서 현행 의료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구체적으로 의사인력이 OECD 회원국 평균의 80%는 도달할 수 있도록 장기적 계획을 요청하며, 공공의대 설립 추진, 지방의사제 도입과 필수의료 적정 보상, 비급여 관리와 포괄수가 등 지불제도 개편을 함께 주문했다.
 


김원이 의원 "의대 정원 확대, 구체적 추진 일정 내놔야…지방의대 신설도 함께 추진"

같은 당 김원이 의원은 의대 증원 발표 계획을 물으며 조규홍 장관에게 의사인력 확대 정책 추진을 강도 높게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2024년도는 끝났고, 2025년도 입시에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준비 절차가 있다. 학교별로 조사도 하고 신청도 받아야 해 그 절차에 늦지 않도록 발표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구체적 일정은 없다는 것 아니냐. 다음 주에 긴급하게 한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며 "의사 증원은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 아닌가? 국민적 소통, 국민적 합의, 집단 지성이 모이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구체적 일정이 없다는 것은 복지부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이 의료 전문가와의 소통을 위한 전문위원회와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답변했으나 김 의원은 "구체적 일정은 어떻게 되느냐, 언제부터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리겠다는 구체적 추진 일정을 밝힐 것이냐"며 끈질기게 압박했다.

이와 더불어 김 의원은 "9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4명 중 1명은 1000명 이상 의사를 증원해야 한다고 했다. 또 목포대, 안동대, 창원대 등 지방국립대에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에 국민 79.7%가 찬성했다"며 "의료취약지 지방의료 붕괴에 대해 정부가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된다. 윤석열 정부가 지방의료 붕괴에 눈 감고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의대 신설을 촉구했다.

조 장관은 "복지부는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의대 신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여러 정책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의대 확충은 연초부터 추진했던 것이며 지역 간 의료 불균형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어 조만간 정책을 발표할 것이며 2025년 의대 정원 확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왼쪽)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른쪽)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

김영주 의원 "지방의료취약지, 빅5병원 원정 위해 100만명 환자촌 집결…의사 절대적 부족"

민주당 김영주 의원 역시 의대 정원 확대를 촉구하며 조 장관을 향해 "복지부가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 국민과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사 단체 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일부 언론에서 의대 정원을 1000명 늘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1000명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재 의사 부족으로 인한 필수의료 붕괴가 심각하다. 전국 50개 병원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전공의 숫자가 2018년 128명에서 2022년 62명으로 감소했다. 전공의 0명인 곳은 13곳이나 된다"며 "미숙아로 퇴원하거나 선천성 신생아들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른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인력이 필수적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김 의원은 "지역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서울로 원정 진료를 받는 국민이 5년간 100만명에 달한다"며 "빅5 병원 진료를 위해 지방 중증 환자들이 병원 인근 고시원과 고시텔에서 거주하는 '환자촌'이 생기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지역에서 빅5 병원에서 암 진료를 위해 약 100만명이 인근 환자촌에 모여있다. 이는 빅5 병원 선호 현상보다 지방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지방에서 중증 암 치료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렇게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김 의원은 10년간 공보의 500명이 줄어든 것을 지적하며 이것 역시 의사 수의 절대적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의대 증원 및 지방의대 신설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국립대학교 병원이 지역 공공의료 거점이자 필수의료 핵심 역할을 할 수 있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립의대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국립대병원이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강기윤 의원 "복지부 의지에 의대 증원 기대감…의료취약지 해소 위해 지역 의대도 신설"

여당인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도 의대 증원을 촉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공감을 표하며 "복지부 장관의 의지를 보면 조만간 구체적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여야뿐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의대 정원을 바라고 있는 만큼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해야 할 일은 하는 정부이기 때문에 각고의 노력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의대 정원도 중요하지만 공공성을 확보한 의료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지역 의대 신설도 필요하다고 본다. 목포는 의대가 한 곳도 없다. 창원도 비슷하다. 의료 취약지에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의대 정원과 더불어 의대 신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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