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건강한 일반인도 마스크 착용..재사용·면마스크는 권고하지 않는다"

여러 진료과 전문위원회에서 마련...질본·식약처의 마스크 착용 권고와 상반되는 내용

 사진 = 정부에서 마련한 마스크 사용 지침.

 
사진= 대한의사협회 마스크 사용 지침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정부가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며 면마스크나 재사용도 가능하다는 '지침'을 내놓은 가운데, 해당 내용을 완전히 뒤집는 전문가 지침이 등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 산하 전문위원회는 12일 마스크 사용 권고안을 발표했다. 일반인도 착용하고 면마스크나 재사용은 권고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나타나자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착용 지침'을 내놨다.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스크 착용 지침에 따르면, KF94 마스크는 코로나 19 의심자를 돌보는 경우로 한정했고 KF80 이상 마스크는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기침·콧물 등 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 감염·전파위험이 높은 직업군 종사자, 환기가 안 되는 공간에서 2미터 이내 다른 사람과 접촉해야 하는 건강취약계층이나 기저질환자로 한정했다.

또한 해당 지침에는 오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할 경우 동일인에 한해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재사용시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건조할 것을 제안했으며, 헤어드라이기나 전자레인지, 알코올 소독, 세탁은 권고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비말 감염이기 때문에 면마스크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했으며 건강한 사람은 착용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의협 전문위원회가 발표한 마스크 권고안은 면마스크와 재사용에 대해 상반되는 주장을 제시했다.

의협은 마스크 권고안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이 유행하는 시기에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감염 전파 차단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을 공식 권고했다.

특히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질병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에서도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보건용 마스크는 방어력과 효율성을 고려해 선택하되, 일반인의 경우 KF80 사용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KF94의 경우 방어력은 더 높지만 장시간 착용이 어려워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외과용(치과용) 마스크 역시 필터 기능이 있어 감염 예방과 전파 차단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면 마스크의 사용은 권고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마스크 재사용에 대해서도 권고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의협은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과 진료 도중에도 의사의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지속 착용할 것을 강조했다.

권고안에는 실내나 대중교통 등 밀폐된 공간의 환기의 필요성도 권고했고, 손 위생 및 개인위생 관리와 기침 예절 준수, 사회적 거리 유지하기 등 기본적인 개인위생 원칙을 함께 준수하도록 했다.
 
대책본부 전문위원회 염호기 위원장(인제의대 호흡기내과)은 "구로 콜센터에서의 집단 확진 사례에서 보듯 인구가 밀집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비록 외국에서는 건강한 일반인에게 마스크가 불필요하다는 지침이 있지만 국내의 상황을 고려해 지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마스크 재사용을 권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염 위원장은 "재사용에 대해서 많은 기대가 있지만 기능을 유지하면서 살균, 건조할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이 없다"면서 "마스크 착용은 나의 감염을 예방하는 동시에, 남에게 감염을 전파하지 않기 위한 배려인만큼 적절한 마스크 사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마스크 권고안을 마련한 의협 코로나19 대책본부 산하 전문위원회에는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예방의학과, 중환자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소아감염내과, 영상의학과, 역학, 가정의학, 응급의학과 등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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